2
부산메디클럽

[조재휘의 시네필] ‘쥬라기월드:도미니언’ 추억팔이·억지설정…흥행공식 매몰된 블록버스터

  • 조재휘 영화평론가
  •  |   입력 : 2022-06-08 18:53:18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쥬라기 월드 : 폴른 킹덤’(2018)’에서 우리는 갇혀있던 공룡들이 야생으로 뛰쳐나오는 결말을 보았다. ‘쥬라기 공원’(1993) 이래 지속되고 반복되어 왔던, 시리즈의 틀을 부수는 대담한 아이디어였을 것이다. 기업의 탐욕으로 통제불능의 사태가 터지고 공원 시설이나 공룡의 서식지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 처한 인물들이 살아남기 위해 숨바꼭질을 거듭한다는 공식에서 벗어나, 아마도 다음 영화에서는 세상으로 풀려난 공룡들의 위협과 그로 인한 인간 사회의 혼란상이라는 훨씬 거대한 스케일을 보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만드는 마무리였다.
영화 ‘쥬라기월드:도미니언’ 스틸컷.
콜린 트레보로우의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2022)은 이러한 가능성을 발현하지 못한 채 봉합한다. 결국 영화는 일종의 도돌이표이다. 바이오신이라는 악덕기업이 파국을 불러올 음모를 꾸미고 주인공 일행은 아수라장을 뚫고 탈출에 성공한다. 동일한 플롯의 영겁회귀. ‘쥬라기 공원 - 잃어버린 세계’(1997)부터 각본 수준이 좋았던 적은 없었던 이 시리즈가 지속될 수 있었던 건 어떤 식으로든 공룡이라는 어트랙션(attraction)을 붙잡고 그로부터 이야기의 출발점을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사건의 동인(動因)을 엉뚱한 유전자 조작 메뚜기로 바꾸면서 스스로 길을 잃고 만다.

제한구역을 벗어난 공룡들로 촉발된 세상의 변화, 그 안에서 벌어지는 주인공 일행의 활약상, 유사가족 관계에서 오는 균열과 긴장, 복제인간이라는 기원에서 오는 메이지의 정체성 혼란과 사춘기의 위기, 블루와의 관계 등 ‘쥬라기 월드 : 도미니언’은 전작으로부터 물려받은 이야기 흐름과 설정에 적절히 매듭을 지어줄 필요가 있는 영화였다. 그러나 모든 인물의 동기와 감정선, 갈등의 진행이 얄팍하고 피상적으로만 다루어져 이야기는 몰입감을 갖지 못한 채 겉돌고, 공룡이 사건의 원인이 아니니 관객의 눈길을 끌어야 할 공룡의 출현 비중마저 줄어들고 만다.

무엇보다 ‘쥬라기 월드 : 도미니언’이 재난인 건, 마케팅이 중시되는 상업영화라도 존중되어야 할 창작의 재량권이 완전히 실종되어 버렸다는 데 있다.

‘쥬라기 월드’(2015)에는 있었던 공룡이라는 소재에 대한 애정, 과거 시리즈에 대한 존중과 경의, 창작 주체인 감독과 작가 등의 역할이 이 영화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단지 추억팔이가 필요하니 과거 주인공들을 불러오고, 끌어들일 명분이 필요하니 억지스러운 설정을 넣고, 구경거리를 만들어야 하니 필요 없는 배역과 액션을 덧대어 짜깁기할 따름이다. 충분한 밀도를 두고 다뤄야 할 플롯들을 날려버리거나 대충 훑고 소모한 뒤에 남는 건 흥행공식에 따라야 한다는 안일한 발상으로 마구 재단해버린, 어처구니가 없으리만치 유기성과 핍진성이 박살난 껍데기일 뿐이다.

이 영화의 진정한 의의는 차후 영화계가 경계로 삼아야 할 반면교사라는데 있을 것이다. 경영진의 상업적 판단이 작품의 품위에 우선하면 창작자는 의욕을 잃고, 결과물은 망가지며, 아울러 의도하던 흥행도 덩달아 망한다는 영화 산업의 아이러니. 창작자의 가슴과 손길이 아닌, 회계사의 계산이 영화의 주도권을 쥐고 흔든 결과는 아이러니하게도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2019)에 이은 블록버스터의 또 다른 몰락이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중동 바퀴벌레 부산에 터 잡았다…감만항에 바글바글
  2. 2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흐려져…가끔 비 내리는 곳도
  3. 3[속보]트럼프 노벨평화상 불발에 격앙 “8개 받았어야”
  4. 4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9.5원… 전주보다 1.3원 ↓
  5. 5한화 김경문 감독·손혁 단장 동반 퇴진…후임 인선 착수
  6. 65t건설기계로 용접 작업자 들이받아 숨지게 한 무면허 운전자 징역 1년
  7. 71245회 로또 복권 1등 10명…당첨금 각 30억 651만 원씩
  8. 8‘갑자기 와르르’ 대구 마트 천장 붕괴에 36명 다쳐
  9. 9푸틴과 손잡은 트럼프, 러시아 경유 공급키로…대러 제재 완화
  10. 10[속보] 서울서 지인 여성 찌르고 도주한 영국인, 9일 만에 영국서 검거
  1. 1與 “한동훈 딸 수사 덮었나”…법무장관 당시 수사개입 의혹 공세
  2. 2국힘 “李 대통령, 北 저자세 정동영 즉각 경질하라”
  3. 3나경원 ‘젤렌스키 감사 서한’에 與 “매국”…나 “친북 정권”
  4. 4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5. 5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6. 6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7. 7李대통령 “능력 안되면서 큰자리 요구하다 안 되니 내부 공격”
  8. 8‘정청래 비자 보류’에 민주당은 유감…국힘 “한미동맹 균열”
  9. 9李대통령 “우리 말과 글의 힘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
  10. 10이 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37%…민주당 35%, 국민의힘 26%
  1. 1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9.5원… 전주보다 1.3원 ↓
  2. 21245회 로또 복권 1등 10명…당첨금 각 30억 651만 원씩
  3. 3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4. 4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5. 5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6. 6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7. 7[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8. 8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9. 9‘극지해양 독후감’ 공모전 대상 고등부 김세형, 대학·일반부 하웅 씨
  10. 10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1. 1중동 바퀴벌레 부산에 터 잡았다…감만항에 바글바글
  2. 2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흐려져…가끔 비 내리는 곳도
  3. 35t건설기계로 용접 작업자 들이받아 숨지게 한 무면허 운전자 징역 1년
  4. 4‘갑자기 와르르’ 대구 마트 천장 붕괴에 36명 다쳐
  5. 5[속보] 서울서 지인 여성 찌르고 도주한 영국인, 9일 만에 영국서 검거
  6. 6천장 마감재 와르르…주방용품 판매 중 날벼락에 38명 부상(종합)
  7. 7[속보]법원 선처 받아 출소한 날 택시기사 얼굴에 주먹 휘두른 50대
  8. 8경찰, 대구 상가 천장 붕괴 사고 수사전담팀 구성…33명 투입
  9. 9[속보] 청주공항 이륙 전 승객 보조배터리에서 화재…인명피해 없어
  10. 10광양서 2천300L 등유 탱크에 작업자 깔려…1명 사망·1명 중상
  1. 1한화 김경문 감독·손혁 단장 동반 퇴진…후임 인선 착수
  2. 2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3. 3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4. 4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5. 5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6. 6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7. 7“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8. 8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9. 9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10. 10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부산 야구장 미래는
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