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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캉스 대신 #촌캉스, 오션뷰 보다 #논밭뷰…올 여름 ‘촌’스러운 휴가 어때

사람 붐비는 관광지 대신 한적한 시골서 휴가 인기

  • 정인덕 기자 iself@kookje.co.kr
  •  |   입력 : 2022-07-27 19:30:13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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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빼’ 입고 산들 누비고, 아궁이에 고기 구워 먹고
- 시골집서 하룻밤… 마루에 앉아 수박만 먹어도 힐링
- ‘힙’한 SNS 인증 놀이문화로 MZ세대 사로잡기도

평상과 불을 떼 구워먹는 고기는 촌캉스의 백미다. 경남 남해로 촌캉스를 떠난 MZ 세대가 마당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독자 제공
2018년 개봉한 임순례 감독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유례 없는 인기를 끌었다. 화려한 액션 장면, 탄탄한 플롯, 매력적인 OST 등 성공하는 상업영화의 특징에는 부합하진 않았지만 대중은 영화가 선물하는 느슨함과 여유로움에 매료돼 큰 사랑을 보냈다.

대중이 이 영화에 보낸 사랑 때문일까. 최근 ‘리틀 포레스트’의 주인공 혜원처럼 직접 시골에 내려가 휴가를 즐기는 ‘촌(村)캉스’가 인기다.

촌캉스에 다녀온 이들은 시골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어떤 시기보다도 무덥고 팍팍한 이번 여름 휴가에 가까운 부산 근교로 촌캉스를 떠나 나만의 ‘리틀 포레스트’를 한편 찍고 오는 건 어떨까.


#촌(村)+바캉스(Vacance)=촌(村)캉스

‘몸빼바지’와 모자를 맞춰 쓰고 바람을 즐기는 모습. 독자 제공
촌캉스는 마을을 뜻하는 촌(村)과 휴양을 뜻하는 프랑스어 바캉스(Vacance)의 합성어다. 최근 번잡한 휴양지 대신 인적이 드문 시골에서 휴양을 즐기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다.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된 2020년 여름 처음 등장하기 시작했다. 팬데믹으로 사람이 붐비는 곳을 피하자는 심리와 맞닿아 확산됐다. 작년부터 조금씩 확장해 최근엔 MZ세대의 주된 휴가 문화로 자리잡았다.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과 수 많은 사람을 피해 여유롭고 고즈넉한 시골에서 힐링을 하고 오는 형태다. 대청마루에 누워 온전히 바람을 느끼며 책을 읽거나, 시원한 수박을 맛본다. 근처 논과 밭에서 상추를 뽑아 아궁이에 불을 떼 음식을 준비해 식사를 하기도 한다. 특별히 어떤 일을 하지 않아도, 시골에 방문해 시간을 보내 휴식을 즐기면 ‘촌캉스’라 할 수 있다.


#날 것 그대로의 ‘쉼’

촌캉스를 떠난 커플이 대청마루에서 시원한 수박을 맛보고 있다. 독자 제공
MZ세대가 촌캉스에 빠진 매력은 무엇일까. 촌캉스에 다녀온 이들이 하나같이 꼽는 가장 큰 매력은 ‘힐링’이다.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한적한 공간에서 ‘쉼’을 느끼고 온다는 것이다.

부산에 거주하는 배지혜(22)씨는 최근 경남 하동으로 촌캉스를 다녀왔다. 배 씨는 “힐링을 하기 위해 하동에 갔다. 일상에선 일에 치이고 신경 쓸 것도 많다”면서 “마주칠 사람도 없고 불안함 없이 멍하니 마루에 앉아있는 게 마음이 편안해서 좋았다. 함께 간 친구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매력이다”고 말했다.

창원으로 촌캉스를 다녀온 오수민(26) 씨도 “촌캉스를 다녀온 가장 큰 이유는 현실에서 벗어나 힐링하고 싶었다”면서 “사방이 초록으로 뒤덮인 산과 새 등 자연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아무 의미가 없는 논밭마저도 예뻤다. 수 많은 별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적다는 점과 저렴한 비용도 촌캉스의 매력 중 하나다. 김지원(25)씨는 “여행은 가고 싶은데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돼서 사람이 적은 지역을 찾게 됐다. 처음에는 재미있을까 걱정 했는데 막상 가보니 고요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면서 “비용도 기본 30만~40만 원가량 드는 호캉스(호텔+바캉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10만원 대 가격으로 다녀왔다”고 말했다.


#촌(村)스러움이 ‘힙’한 유행으로

‘복고풍’ 시골 콘셉트로 옷을 맞춰 입고 SNS 업로드를 위해 촬영 포즈를 취하는 모습. 독자 제공
최근엔 기존 형태에서 SNS에 ‘인증’하는 MZ세대의 특성이 더해져 촌캉스가 새로운 놀이문화로도 자리잡고 있다. SNS에 업로드된 촌캉스 관련 게시물을 보면, 단순히 ‘쉼’을 위한 촌캉스가 아니라 ‘몸빼바지’를 입고 포즈를 취해 사진을 찍거나, 가발을 쓰거나 고스톱 장면 등을 촬영한 후 업로드 하는 등 ‘촌캉스’를 즐기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직장동료와 촌캉스를 다녀왔다는 문설희(27) 씨는 “TV프로그램에도 촌캉스가 많이 나오고 유행이다 보니 해보고 싶었다. SNS상에 촌캉스를 가서 몸빼바지를 입고, 가발 등을 쓰며 재밌게 촬영하는 게 인기다”면서 “복고풍 시골 콘셉트로 옷을 맞춰 입고 촬영했고, 촌스러움을 살리기 위해 고스톱도 치고 왔다. 즐거웠다”고 말했다.

가마솥 뚜껑 위에서 구워지는 삼겹살과 김치. 독자 제공
촌캉스가 새로운 놀이문화로 자리잡으며 인기를 끌자, 숙소도 고급화 하며 손님을 유치하고 있다. 불편한 민박이 아닌 안마의자를 배치하고 인테리어에 신경을 쓰는 등 시골의 정취도 느끼고 쾌적한 실내환경도 즐길 수 있게 발전하고 있다.

최경은 한국문화관광원 관광정책연구실장은 “코로나19로 ‘3밀 기피’현상이 생겼다. 대중이 밀집 밀접 밀폐 세가지를 피한다는 의미”라면서 “자연스레 MZ세대가 한적한 시골이나 아웃도어 활동을 선호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시골을 ‘힙하게’ 여기는 유행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MZ세대는 개인 경험을 중시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반응이 좋았던 촌캉스와 시골 생활을 뜻하는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 열풍은 계속될 것”이라 덧붙였다.


◇부산 근교 촌캉스 핫플레이스

‘쉼’을 느끼는 촌캉스에서 중요한 것은 오랜 시간 머무르며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숙소다. 부산 근교의 촌캉스 핫플레이스를 소개한다.

■마산 소나무 흙집 민박

- 숙소 가까이에 수목원·온천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위치한 ‘소나무 흙집 민박’은 자연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숙소다. 손으로 직접 지은 흙집이라 흙 내음과 주변 나무향을 느껴볼 수 있다. 특히 숙소 근처에는 소나무 숲과 적석산, 경남 수목원과 온천 등이 있어 여러 자연환경을 느껴보기에 제격이다. 부산과 물리적으로 가깝다는 점도 장점이다. 부산에서 출발하면 자차로 1시간 30분 내외로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숙소 근처 편의시설은 전무해 꼭 자동차를 이용해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숙소는 어플리케이션 ‘에어비앤비’로만 예약 할 수 있다. 체크인은 오후 4시, 체크 아웃은 오전 11시다. 투숙료는 약 15만 원.

■하동 와로롯 스테이

- 리클라이너에서 영화 감상

하동 악양면에 위치한 ‘와로롯 스테이’는 현대식으로 촌캉스를 즐겨볼 수 있는 숙소다. 우선 와로롯 스테이의 가장 큰 장점은 한눈에 펼쳐지는 지리산 전망이다.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지리산을 파노라마로 한눈에 볼 수 있다. 자연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리모델링 설계에도 노력을 들였다. 옛날식 숙소는 불편하다는 편견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와로롯 스테이는 외관은 시골집이지만 내부는 현대식으로 깔끔하게 마감했다. 마룻바닥이 아닌 침대를 놓고 리클라이너가 있는 영화관도 숙소에 배치했다.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체크인은 오후 3시, 체크아웃은 오전 11시. 투숙료는 약 20만 원.

■남해 할무니댁

- 200평 숙소… 실내 수영장 갖춰

남해군 이동면에 위치한 ‘할무니댁’은 넓은 공간에서 다양한 시설을 즐길 수 있는 시골 숙소다. 할무니댁은 200여 평의 숙소를 단 한팀이 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할무니댁은 건물 3채로 이뤄져 있는데 침실 3개, 주방 거실 사랑채로 구성된다. 할무니댁은 겉은 영락없는 시골집이지만 실내 수영장까지 구비돼 시설면에서 강점이 있다. 마당과 평상 화덕까지 준비돼있어 다양한 시골의 맛을 느낄 수있다. 단점은 화장실이 숙소 밖에 있다는 점이다.

예약은 카카오톡 오픈채팅으로 할 수 있다. 체크인은 오후 3시, 체크아웃은 오전 11시. 투숙료는 약 25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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