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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役 제안에 ‘제가 장군감입니까’ 되물었죠”

영화 ‘한산:용의 출현’ 박해일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2-07-27 18:21:07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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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량’때 최민식 선배와 결 달라
- 김한민 감독의 부탁 부담 컸죠
- 최 선배 “고생 좀 해봐라” 말만
- 40대 지장의 모습 담는데 집중
- 연극무대 같은 세트장 중압감

지난달 29일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형사 해준 역을 맡아 호평을 받고 있는 박해일이 이번에는 27일 첫 선을 보인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이하 ‘한산’)에서 이순신 장군 역으로 다시 관객과 만났다. 한 달 사이에 전혀 다른 인물을 연기한 박해일을 두 번 만날 수 있기에 즐겁기만 하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에서 40대 후반의 이순신 장군 역을 맡은 박해일. 그는 선비의 모습과 용맹한 무인의 모습을 겸비한 이순신 장군을 그리려 노력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 중 ‘명량’(2014)에 이어 두 번째 영화인 ‘한산’은 명량해전 5년 전인 1592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영화다. 박해일은 국난 속에 오직 백성을 지키기 위해 전장으로 나선 이순신 장군 역을 맡았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해일은 “처음 ‘한산’의 제안을 받았을 때 김한민 감독에게 ‘내가 장군감입니까?’라고 몇 번이나 물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미지가 이순신 장군과는 거리가 있었고, 특히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 역을 맡은 최민식과는 결이 달라 부담감이 더했다는 것이다. 그는 “실은 최민식 선배와 함께 출연한 영화 ‘행복의 나라로’를 촬영할 때 ‘한산’의 출연이 결정됐다. 당시 최민식 선배가 ‘고생 좀 해봐라’라고 딱 한 마디 하셨다”며 “김 감독이 ‘네가 최민식 같은 그런 장군감은 아니다. ‘한산’에서 보여줄 이순신 장군은 ‘명량’의 용장이 아닌 지혜로운, 주도면밀한 지장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감독이 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믿고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해일과 김 감독은 ‘극락도 살인사건’(2007) ‘최종병기 활’(2011)에서 함께 작업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신뢰와 이해가 강했을 터다.

출연 결정 후 박해일은 여러 서적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순신 장군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는 “그래서 제가 얻은 공통점은 수양을 많이 쌓은 선비 같은 기질이 있었다는 점이었다. 이것은 김 감독이 말한 지장의 모습과도 맞아떨어졌다”며 “‘최종병기 활’ 때 활을 연습했었는데, 국궁이 무인 이순신을 표현하는데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혼자 있을 때는 붓이 잘 어울리는 군자의 모습을, 전장에서는 무인의 모습을 균형감 있게 보여주고자 했다”고 ‘한산’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이순신 장군의 이미지를 설명했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스틸 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산’에서 후반부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한산해전은 학익진을 펼친 총 56척의 조선 수군이 73척의 왜선과 싸워 47척을 격파하고, 왜군 1만여 명을 전사시킨 임진왜란 전투 중 가장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전투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박해일은 물 위에서 배를 타지 않았다. 수상에서 촬영했던 ‘명량’과는 달리 ‘한산’은 컴퓨터그래픽으로 해전을 그렸기 때문이다.

“이전에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촬영할 때는 괴물 하나만 상상하고 촬영하면 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스케일이 달랐다. 수백 명의 출연진과 스태프가 저를 쳐다보고 있었고, 보이지 않는 물결이나 수십 척의 선박을 상상하며 촬영해야 했다. 마치 연극무대 위에 있는 느낌이었다”며 쉽지 않았던 해전 장면 촬영을 떠올렸다. ‘한산’ 제작진은 커다란 강릉의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에 실제 비율의 판옥선, 안택선 두세 척이 들어갈 초대형 규모의 실내 세트를 지어 전체를 그린스크린으로 두른 후 촬영했다.

전작 ‘명량’이 1761만 관객을 모으며 한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만큼 박해일은 ‘한산’의 주연 배우로서 흥행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한산’은 누구나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과 인물을 바탕으로 만든 그냥 할리우드 영화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여름 대작으로, 할리우드 영화처럼 즐기셨으면 좋겠다. 그게 다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의 말대로 영화를 따라 430년 전 한산해전 속으로 빠져들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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