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원작 고쳐가며 정우성 캐스팅…절친인데도 몇 번을 거절하더라”

‘헌트’로 감독 데뷔한 이정재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2-08-10 19:35:33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스파이 색출하는 첩보액션영화
- 정우성과 23년 만에 투톱 출연
- “감독 못 구해서 직접 나서게 돼
- 4년간 원고 16번 이상 고치기도
- 주연 작품 개봉할 때만큼 떨려”

요즘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배우는 이정재다.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스타의 자리에 올랐다. 또 지난 5월에는 자신의 첫 감독 데뷔작 ‘헌트’가 제75회 칸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돼 3000여 관객의 기립 박수 속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가졌으며, 10일 개봉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영화 ‘헌트’로 감독 데뷔한 이정재. 75회 칸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된 ‘헌트’는 ‘태양은 없다’ 이후 절친 정우성과 23년 만에 함께 출연해 더욱 의미가 있다. 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정재는 “좋은 시기에 태어났다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의 모든 산업과 문화를 세계 시장에서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시대에 태어난 것이 행운이다. 또 이 일을 30년 하다 보니까 혜택을 받는 느낌도 있다”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30년간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경험했던 모든 것을 담아 연출한 ‘헌트’는 1983년을 배경으로 정보조직 내에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와 김정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이정재는 “아무래도 연출을 겸한 건 처음이어서 더 떨릴 줄 알았는데 주연 영화 개봉할 때와 비슷하다. 왜 비슷한지 생각해 보니 작업을 다 끝내고 내 손을 떠났다는 생각이 들어서인 것 같다. 이제 판단은 관객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첫 연출작을 내놓는 소감을 담담하게 말했다.

이정재가 원래부터 연출의 꿈을 갖고 있던 것은 아니다. 과거에 여러 번 만났을 때도 연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고개를 젓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연출을 한다는 것은 시나리오를 써야 한다는 것으로 연결되는데, 시나리오는 창작의 영역이어서 엄두가 안 났다”고 했다.

1983년을 배경으로 조직 내 스파이로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와 김정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벌어지는 스파이 액션 영화 ‘헌트’. 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그랬던 그가 메가폰을 쥐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영화 ‘태양은 없다’ 때부터 연출에 대한 관심을 보여온 정우성과 제작사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시나리오를 구하다가 ‘남산’이라는 시나리오를 만나게 됐다. 감독을 구하다가 실패해 자신이 직접 나서게 됐다는 것이다. 이정재는 “잘 풀면 멋진 스파이 액션 영화가 나올 것 같아서 4년 동안 ‘남산’ 시나리오를 16번 이상 고쳐 썼다. 처음에는 원톱 주연이었는데 투톱 주연으로 바뀌고, 액션과 주변 인물도 많이 늘어났다”며 원작을 각색할 때 바뀐 부분을 설명했다.

시나리오 각색과 함께 가장 큰 공을 들인 것은 바로 정우성의 캐스팅이었다. ‘헌트’는 절친이자 함께 매니지먼트 회사와 제작사를 운영하는 정우성과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에 함께 출연한 영화다. 절친이라고 해서 정우성이 무조건 출연한 것은 아니고, 몇 번 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정재는 “‘친하니까 같이 하는 거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거절을 셀 수 없을 만큼 당했다. 다섯 번인가.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친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었다. 일을 하는 데 있어서는 참여 결정부터 완성까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처음 투톱 액션을 생각했을 때부터 상대는 정우성 씨였고, 그만큼 그의 캐스팅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헌트’는 액션 스파이물을 표방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서로 다른 신념을 갖고 있는 안기부의 국내외 파트 팀장 두 명이 서로 다른 상황 속에서 대통령 암살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이정재는 “사실은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인데 ‘잘못된 신념에 대한 이야기’라는 주제를 잡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며 두 인물에 보다 집중해주길 바랐다.

또 1983년을 배경으로 한 ‘헌트’는 그 해 일어난 이웅평 귀순과 아웅산 테러 사건을 사실과 조금씩 다르게 다룬다.

이에 대해 이정재는 “테러가 일어난 장소를 다른 나라로 바꾸고 좀 더 많은 상상력을 넣어서 훨씬 더 영화적으로 풀어내면 좋지 않을까 했다. 그런데 그러면 개봉했을 때 역사 왜곡이나 너무 재현했다는 시선이 많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좀 주저하기도 하고 겁이 많이 났다”며 속내를 밝혔다. 이어 “박평호와 김정도, 두 인물이 어떤 남자이기를 바란다는 마음이 딱 생기면서부터 좀 더 과감하게 진행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지금의 시나리오가 영화로 이제 나왔다”며 “그러다 보니까 특히 아웅산 테러 사건은 당연히 다른 나라로 바꿔야 했다. 또 당시 행사장 내 내빈들이 폭탄 테러 직전에 버스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가는 장면을 명확하게 그렸다”고 다시 한번 영화적 허구 장면임을 강조했다.

감독의 첫 발걸음을 ‘헌트’로 멋지게 내디딘 이정재의 차기 연출작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그는 “‘헌트’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 4년간 ‘대립군’ ‘신과 함께’ 1·2 ‘보좌관’ ‘사바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오징어 게임’ 등 7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다. 제 연기를 좋아해 주시는 관객분이 계시니까 연기를 계속 보여드려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열심히 해야 하는데, 과연 그런 상황에서 시나리오 쓰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연출은 못할 것 같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정말 좋은 시나리오가 온다면…. 그런데 좋은 시나리오를 저한테 (연출하라고) 주겠나”며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헌트’를 본 관객이라면 이정재 감독의 차기작을 기대하게 될 것 같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울산 경남 흐리고 밤부터 가끔 비
  2. 2[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3. 3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4. 4[속보] 靑, DMZ 지뢰 사고 조사 “철저히 규명할 것”
  5. 5[속보] 이 대통령, 임기 관련 "2030년 6월 2일 넘기는 일 절대 없어"
  6. 6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7. 7[속보] 靑 “우크라, ‘북한 포로 송환’ 발표 전 한국에 알렸다”
  8. 8귀성·귀경 행렬로 고속도로 정체…서울→부산 8시간 40분
  9. 9조국 "조희대, 이 대통령 인정 안해" 장동혁 "조희대 탄핵하면 李 탄핵"
  10. 10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1. 1[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2. 2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3. 3[속보] 靑, DMZ 지뢰 사고 조사 “철저히 규명할 것”
  4. 4[속보] 이 대통령, 임기 관련 "2030년 6월 2일 넘기는 일 절대 없어"
  5. 5조국 "조희대, 이 대통령 인정 안해" 장동혁 "조희대 탄핵하면 李 탄핵"
  6. 6장동혁 “한동훈 ‘당원게시판’ 사건 수사 중…복당 언급 부적절”
  7. 7합참의장, DMZ 지뢰 폭발 부대 방문해 현장조사 준비 점검
  8. 8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발표 전 한국에 알려와" (종합)
  9. 9국힘, 지뢰 사고 조사 지연 비판... "보고 체계 공개" 촉구
  10. 10청와대 ‘검찰개혁 국민 속였다’ 유시민에 법적 대응 검토
  1. 1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2. 2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3. 3[차호중의 재테크 칼럼] 통화량과 물가
  4. 4다대소각장 개발 다시 원점…부산시, 부지매각 해지 결정
  5. 5HJ重 올해 8척 ‘릴레이 수주’…대형선 경쟁력 입증
  6. 6북항 핫플만든 인싸 상어 '부캉이', "인기 덕 좀 봅시다" 마케팅 열풍
  7. 7가덕신공항 부지공사 기본설계 정부심의 통과
  8. 8[한 손 뉴스] 국산 전투기로 영공 수호…KF-21 공군 1호기 배치
  9. 9바리스타 심사위원이 만든 스페셜티
  10. 10홍지선호 국토부 출범 “公기관 2차이전 속도”(종합)
  1. 1부산 울산 경남 흐리고 밤부터 가끔 비
  2. 2귀성·귀경 행렬로 고속도로 정체…서울→부산 8시간 40분
  3. 3귀성·귀경길 정체 지속…부산→서울 8시간10분
  4. 4호주 시드니 총격 사건 세 번째 용의자 체포…한국계 20대 남성
  5. 5민형배 전남광주시장 “제주항공 유족 위해 특별팀 다시 꾸릴 것”
  6. 6추석 저녁 귀성길 정체 해소, 귀경길은 다소 혼잡
  7. 7'부캉이' 북항 놀러 왔다가 덜컥 정착?…부산 명예홍보대사 도전
  8. 8대구도 ‘돔 유치’ 참전…부산 부지·재원 서둘러야 국비 선점
  9. 9장기체류 ‘부캉이’ 연휴 뒤 외해로 유도할 듯(종합)
  10. 10수해 상처 여전한 거제, 전국서 ‘한가위 온정’
  1. 1[속보] ‘평균대 유망주’ 황서현,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금메달
  2. 2한국 여자 축구, 우즈벡에 6-3 승리로 준결승행
  3. 3류지현호, 일본에 0-5 영봉패
  4. 4[속보] 한국 3대3 남자 농구,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
  5. 5이민성호, 베트남 4-0 완파하고 준결승 진출
  6. 63경기 1실점 철벽 마운드 韓, 조1위 슈퍼라운드행
  7. 7父 여홍철과 어깨 나란히…여서정, 8년 만에 도마 금메달
  8. 8여서정·안세영·우상혁…‘금빛낭보’ 기대
  9. 92전 전승 한국축구, 조 선두로 8강 진출
  10. 10송세라, 항저우 한 풀었다…AG 첫 ‘금빛찌르기’
부산 야구장 미래는
사직 역사성 있지만 대체구장 부담…북항 돔은 재원 관건
부산 야구장 미래는
비오면 그라운드·관중석 물난리…구단 시설 보강도 한계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