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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건강한 모습으로 연기하는 안성기를 기다리며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2-09-21 19:40:57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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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열린 배창호 감독의 데뷔 40주년 기념 ‘배창호 감독 특별전’ 개막식 장면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먼저 배 감독과 그의 영화 동반자라 할 수 있는 배우 안성기의 모습을 오랜만에 함께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반가웠다.

지난 15일 열린 배창호 감독의 데뷔 40주년 기념 ‘배창호 감독 특별전’ 개막식에 참여한 안성기(왼쪽). 스튜디오보난자 제공
두 거장은 1982년 배 감독의 데뷔작인 ‘꼬방동네 사람들’을 시작으로 ‘철인들’ ‘적도의 꽃’ ‘고래사냥’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 ‘깊고 푸른 밤’ ‘고래사냥2’ ‘기쁜 우리 젊은 날’ ‘개그맨’ ‘꿈’ ‘천국의 계단’ ‘흑수선’ 등의 영화에서 연출자와 배우로 호흡하며 40년 넘는 우정을 다져왔다. 배 감독이 이장호 감독의 연출부였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 시간은 더욱 길어진다.

두 사람의 우정을 알 수 있었던 일화가 하나 있는데, 2001년 ‘흑수선’ 촬영 현장을 취재진에 공개했을 때다. 당시 거제도에서 촬영을 마친 후 술자리를 가졌는데 안성기는 “배 감독이 ‘흑수선’을 연출하게 돼 너무 좋다”며 정말 거나하게 취했었다. ‘천국의 계단’ 이후 10년 만에 ‘흑수선’으로 다시 만난 것도 있지만, 배 감독이 오랜만에 주류 영화로 돌아와 상업영화를 촬영한다는 것이 더욱 기뻐서 술을 마셨던 것이다. 평소 술을 많이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없었기에 기억에 남았다. 이후 ‘흑수선’ 관련 인터뷰에서도 거듭거듭 그 기쁨을 표현해 얼마나 배 감독을 마음에 두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배창호 감독 특별전’ 개막식에서 등장한 안성기는 너무 안타까운 모습이었다. “40년 만에 이 영화를 또 본다는 건 가슴을 설레게 한다”며 축하의 말을 전하는 안성기는 예전과 너무 달라져 있었다. 이전부터 건강이 좋지 않다는 말은 듣고 있었지만 부은 얼굴과 가발은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지난해 친형처럼 여기던 씨네2000의 이춘연 대표가, 올해 5월 사랑하는 후배 강수연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을 때도 충격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져 걱정을 하는 영화인들이 많았다. 지난 7월 ‘한산: 용의 출현’ 개봉 때도 모습을 볼 수 없어 병이 더 깊어진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현재 혈액암을 치료 중이고, 다행히 최근 항암 치료를 잘 받아서 호전 중이라고 한다. 지난 17일에는 ‘깊고 푸른 밤’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해 “안성기에게 영화란 어떤 의미인가”라는 한 관객의 질문에 “저의 모든 것이다. 영화를 떠나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영화를 많이 사랑하고, 좋아한다. 영화를 통해 이야기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성기가 출연한 모든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으로서 그의 건강이 하루빨리 낫길 바라며, 그가 이야기하는 영화를 계속해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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