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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 모드로 놀멍 쉬멍 걸으멍…이게 진짜 제주지

한 마을만 콕 집어 즐기는 ‘제주 로컬여행’

  • 정인덕 기자 iself@kookje.co.kr
  •  |   입력 : 2022-11-02 19:05:39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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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화마을 바다·오름 즐기고 책방 모임까지
- 게스트하우스는 ‘아부오름 별빛투어’ 열고
- 수시로 동네주민·관광객 함께 하는 파티도

제주도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여행지가 있다. 제주의 풍경을 느낄 수 있는 올레길, 억새를 만끽할 수 있는 금오름, 핑크 뮬리가 만발한 카멜리아 힐 등지다. 하지만 유명 관광지가 제주의 진짜 모습이라 할 수 있을까. 전형적인 여행에서 벗어나 나만의 템포로 제주의 속살을 느끼고 싶은 이가 많다. 제주의 한 마을에서 생활하는 ‘로컬 여행’을 통해 진짜 제주를 느껴보자.
세화해수욕장에서 동쪽으로 약 5㎞를 달리니 한국에서 유일한 문주란 서식지 토끼섬이 나왔다. 토끼섬 인근 한 카페에서 바다를 바라본 모습. 정인덕 기자
■현지인이 된 듯한 여행

로컬 여행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마을을 선택하는 것이다.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따르면 현재 제주에는 600여 개의 자연 마을이 있다.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마을마다 저마다 특별한 매력이 존재한다. 기자는 제주도 북동쪽에 자리한 제주시 구좌읍 세화마을을 선택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바다와 오름이 가까워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 마을 공동체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세화리에 숙소를 잡고, 인근으로만 한정해 대중교통으로 2박 3일을 여행했다.

세화마을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감정은 여유로움이다. 숙소에 짐을 풀고, 편한 옷을 입고 나와 마을을 거닐면 마치 현지인이 된 것만 같은 평안함이 찾아들었다. 세화마을의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마을 앞에 있는 소박한 크기의 세화해수욕장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커피를 들고 백사장에 앉아 파도소리에 집중하니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았다. 관광객이 붐비지 않아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여유로움뿐만 아니라 해방감도 느낄 수 있다. 세화해수욕장을 따라 조성된 ‘환상자전거길’은 일상 탈출의 해방구다. 오전 7시 운동복을 차려 입고 제주 동쪽으로 5㎞가량 달려 보니 뻥 뚫린 하늘과 탁 트인 바다를 독차지 하는 느낌이다. 달리는 도중 해녀들이 몸을 녹이던 ‘불턱’흔적을 볼 수 있는 건 덤이다.

주민의 일상에 스며들 기회를 갖는 것도 로컬여행의 장점이다. 세화의 유일한 책방 ‘제주풀무질’ 에선 10여 개의 독서모임이 진행 중이다. 여행객이라도 세화에 체류 중이라면 모임에 참여할 수 있다. 낯선 제주의 주민과 같은 책을 읽고 두 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은 가슴 벅찬 충만함을 던져준다. 모임은 제주의 20대가 모여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20대 독서모임’부터 지적 능력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연령이 함께하는 ‘그림책 읽기모임’ 등 종류도 다양하다. 독서모임에 참여하기 위해선 ‘제주풀무질’ SNS 계정을 통해 모임 정보를 확인 후 문의하면 된다.

■밤에도 즐길거리가 다양한 마을

‘별빛투어’에 참여해 단체 사진을 찍은 참가자들(위)과 세화마을 책방 ‘제주풀무질’에서 독서 중인 방문자. 와락게스트하우스·독자제공
로컬 여행이라고 하면 낯선 곳에 던져진 느낌을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세화마을은 저녁에도 함께 즐기는 체험거리가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쏟아질 듯 많은 별을 관찰하러 떠나는 ‘별빛투어’다. 세화마을에 있는 벼리·와락 게스트하우스는 기상 상황이 가능한 날이면 별을 보러 떠나는 별빛 투어를 진행한다. 별빛 투어는 오후 9시께 마을 근처 아부오름 중턱에서 별을 관찰하고 기념 촬영까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신청자 모두 함께 게스트하우스의 차를 타고 아부오름 중턱까지 이동한다. 이후 돗자리와 담요를 깔고 밤하늘을 바라보고 눕는다. 찹찹한 바람과 시골의 풀내음을 느끼며 게스트하우스 대표에게 별을 관찰하는 법을 들을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별이 수놓인 밤하늘을 촬영하는 법을 배우고, 개인의 심야 컷까지 촬영한다. 별과 사진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세화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정도로 매력적인 투어였다. 최근에는 별빛 투어의 사진 때문에 세화마을을 방문하는 이가 생길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게스트 하우스 이용객은 모두 1만 원에 참여할 수 있다.

세화마을에는 주민과 함께 할 수 있는 파티도 저녁에 열린다. 기자가 방문한 지난달 29일 세화의 유일한 주류 판매가게 ‘제주한잔’의 1주년 기념파티가 열렸다. 주민이 다 함께 모여 1주년을 축하하는 파티인데 여행자까지 참여가 가능했다. 모두 함께 준비된 안주와 제주 전역에서 제조된 막걸리를 함께 마시며 스탠딩 파티를 했다. 세화에서는 일반적인 날에도 각종 파티 게스트하우스를 찾으면 여행객뿐만 아니라 주민까지도 참여해 함께 파티를 즐기기도 한다.

■로컬여행도 자연에서

마을 안에서 쉼을 느끼다 보면 마을 옆 자연으로 눈이 간다. 세화에서는 오름 해설 전문가와 함께 근처 자연을 느끼면서도 더욱 풍부한 힐링을 얻을 수 있다.

다랑쉬 오름은 제주에서 두 번째로 높은 오름이다. 오름의 여왕이라 불릴 정도로 이야기가 많은 장소인데, ‘다랑쉬오름 도슨트체험’을 통해 2시간 동안 해설사와 함께 다랑쉬 오름을 오르며 설화 역사 경제 문화 등 특별한 스토리를 들을 수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의 국내유일 공공 여행 플랫폼 ‘탐나오’를 통해 티켓을 원가 2만5000원보다 저렴한 1만9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탐나오’는 숙박 교통 항공 등을 더욱 싼 값에 예매할 수 있어 제주 여행의 유용한 가이드다.


# 국내 첫 ‘어린왕자 전시관’ 곧 개관…佛 공식 인증

- 항일운동 업적 기린 ‘해녀박물관’도 가볼만

국내 대표 관광지로 이름난 제주에는 그 명성처럼 다양한 볼거리의 박물관이 있다. 로컬 마을 여행이 잠시 지겨워졌다면 인근 이색 박물관에 방문해 여행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리틀프린스뮤지엄 2층에 위치한 ‘어린왕자 다크 컬렉션’ 전시 모습. 리틀프린스뮤지엄 제공
■리틀프린스뮤지엄

리틀프린스뮤지엄은 서귀포시 중문관광로 110번길 15에 있는 국내 유일의 어린왕자 전시관이다. 프랑스 생텍쥐페리재단으로부터 공식 승인을 받고 한국에 설립된 것은 최초다. 현재 개관 마무리 작업 중이며 이달 말 개관 예정이다.

박물관은 3층 규모로 전시가 이뤄진다. 1층에는 기프트샵과 웰컴존, 포토부스, 어린왕자 조형물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야외공간으로 구성된다. 2층은 어린왕자를 어둠 속에서 직접 만지고 느껴보는 ‘어린왕자 다크 컬렉션’ 생텍쥐페리의 삶과 작품을 알아가는 ‘생텍쥐페리 작가존’ 등 5개 섹션이 마련된다. 3층에는 360도의 몰입감 있는 영상으로 어린왕자를 경험하는 ‘커넥트 플래닛’과 어린왕자의 제주 여행스토리를 담은 ‘라인 파사드’ 등 5개 섹션이 준비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제주해녀박물관

제주해녀박물관은 제주시 구좌읍 해녀박물관길 26에 자리한 박물관이다. 1932년 전국 최대규모의 항일운동을 전개한 제주 해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06년 건립됐다. 총 3층 규모다. 1층에는 해녀의 생활, 해녀의 생애를 전시했다. 2층에는 해녀의 일터를 담았다. 박물관은 ‘제주해녀항일운동’의 중심점이다. 박물관 앞 공원을 지나면 1998년 해녀의 항일운동 전신을 기리고자 건립된 제주해녀항일운동기념탑과 제주해녀항일운동의 주역 부춘화 김옥련 부덕량 해녀의 흉상을 만나볼 수 있다. 다음달 18일까지 박물관 3층에서 제주해녀항일운동 9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빗창들고 호미들고, 불꽃바다로’ 전시를 진행한다. 제주해녀항일운동의 개요부터 진행사안까지 상세히 전시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매주 월요일, 설날 추석 휴무.


# 아침엔 갈치구이 정식, 저녁엔 흑돼지 스튜…주민이 알려준 두 맛집

일상을 떠나 즐거움을 찾는 여행에 음식은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세화마을 주민이 직접 찾는 로컬 맛집을 소개한다.

■만물식당

제주시 구좌읍 세평항로 46-6에 있는 ‘만물식당’은 세화의 정겨움을 느껴볼 수 있는 한식당이다. 세화 해수욕장과 가까워 접근성도 좋다. 식당 ‘이모’가 자연스레 식탁 앞에 앉아 말동무가 되어주는 때가 있다. 세화의 주민과 접촉하며 식사하고 싶은 여행객에게 추천한다. 메뉴는 동태찌개와 성개미역국 등 찌개류부터 갈치구이 옥돔구이 고등어구이 등 구이류, 갈치조림 고등어조림 등 조림류까지 총 13가지로 다양하다. 조림류는 2인분부터 주문할 수 있다. 일찍 문을 닫는 세화마을에서 오후 9시 전후까지 영업하는 점도 장점이다.

■그릉그릉 파스타

제주 구좌읍 구좌로 31에 있는 그릉그릉은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파스타 가게다. 고양이가 기분 좋을 때 내는 의성어 ‘그릉그릉’을 상호로 한 만큼 고양이를 콘셉트로 가게를 꾸몄다. 가게 밖 입간판부터 가게 내 인테리어까지 고양이 캐리커처가 가득하다.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들에게 특히나 인기다.

제주산 재료를 활용해 모든 음식을 조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제주산 흑돼지스튜 크림스파게티부터 제주산고사리오일파스타까지 총 10가지 파스타와 리조또 메뉴가 있다. 식후에는 서비스로 고양이티라미수가 제공된다. 오후 7시 30분 오더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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