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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찰나의 붉은 계절 붙잡고 싶다면 이 곳으로 와요

부산 도심 가을단풍 명소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2-11-09 19:32:34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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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어사 돌담계단 인생사진 스폿
- 단풍산에 안긴 듯 장안사도 황홀
- 충렬사 느티나무 등 곳곳 노란빛
- UN공원선 메타세쿼이아길 산책
- 회동수원지 갈맷길 트레킹 추천

어느 날, 고개 들어 사방을 둘러보니 산에도 도심 가로수에도 온통 짙게 물든 가을 잎이 지천이다. 한 달 전 발목을 다쳐 목발을 이용했는데, 딱 한 발짝 앞만 보면서 다녔더니 어느새 깊어진 가을빛을 느끼지 못했다. 가을이 점점 짧아지면서 요즘엔 빨리 읽을 때 나는 소리인 ‘갈’이라고도 부른다는데, 지나가는 계절에 조바심이 일기 시작했다. 가을 끝자락,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처럼 잡념을 밀어내고 화사한 가을 정취에 흠뻑 취할 만한 도심 속 단풍 명소들을 찾아봤다.
부산 금정구 범어사는 고즈넉한 사찰과 주변을 감싼 단풍이 조화를 이루면서 가을 명소로 꼽힌다. 특히 예스러운 돌담과 붉은 단풍이 어우러진 돌담계단은 가을 정취를 한껏 끌어올린다.
■ ‘고즈넉’ 사찰에서 느끼는 가을 정취

부산 대표 단풍명소는 단연 범어사이다. 금정산 자락에 위치한 범어사는 고즈넉한 사찰과 주변을 감싼 단풍이 조화를 이루면서 가을이면 많은 이들이 찾는다. 입구부터 가을옷을 뽐내는 나뭇잎이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 범어사 내 주차장으로 들어가면 수령 약 580년 된 은행나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임진왜란 뒤 노승 묘전 스님이 옮겨 심은 것으로, 높은 가을 하늘을 찌를 듯 뻗은 가지마다 달린 노란 은행잎이 풍성하다. 나무 기둥엔 크게 훼손된 자국이 보이는데, 땅벌을 쫓기 위해 연기를 피웠다가 그만 나무에 불이 붙어 탄 자국이라고 한다.

대웅전으로 올라가는 돌담 계단은 익히 유명한 포토 스팟이다. 예스러운 돌담 계단에 붉은 단풍이 더해 가을 정취를 한껏 끌어올린다. 평일에도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 어느 방향이든 셔터만 누르면 인생샷이다. 대웅전으로 가보자. 대웅전 앞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시야와 멀리 보이는 가을빛 금정산은 번잡한 도심을 잊고 풍경에만 고요히 집중하게 만든다.

범어사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부산도시철도 1호선 범어사역에서 내려 90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입장료는 없다. 차량을 이용할 경우 시간제한 없이 주차요금 3000원이 부과된다.

단풍산에 안긴 듯한 기장군 장안사도 가을이면 찾게 되는 명소. 곱게 물든 불광산 단풍과 장안사가 어우러져 산책하는 내내 감탄사가 나온다. 대웅전 앞에는 수령 200년 된 보호수 단풍나무가 화려한 붉은 빛으로 시선을 잡아당긴다. 이곳은 대웅전 앞에서 바라보는 사찰 전경과 단풍산이 압권. 오는 13일까지 기장국화분재전시도 함께 열린다.

장안사는 자차로 가는 편이 편하다. 대중교통은 기장군 마을버스인 기장 9번 버스가 유일해서다. 장안사 입구 마을인 상장안에서 하차해 1.2㎞를 더 걸어야 하는데, 가을 풍경이 한껏 내려앉은 길을 따라 느긋하게 걷는 것도 좋다.
부산 동래구 충렬사는 도심 한복판에서 가을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단풍 명소다.
■ 회색 도로서 담 하나 넘으면 색색 가을

동래구 안락교차로와 인접한 충렬사는 임진왜란 때 왜적과 싸우다 순절한 순국선열의 영령을 모신 곳으로, 도심 한복판에서 한적한 가을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입구로 들어서면 본전으로 향하는 가운데 길 양편으로 여름에 붉은 잎을 풍성하게 피워냈던 배롱나무가 제법 잎을 떨궈내고 있다. 고개를 돌리면 오른쪽으로는 수령이 오래된 느티나무가 화사하게 노란 빛을 뽐내고, 왼쪽으로는 연못을 감싸는 붉고 노란 단풍과 수양버들이 시민 휴식처가 돼주고 있다.
열매가 노랗게 무르익은 모과나무.
충렬사 곳곳에는 모과 나무가 서 있는데 바람이 불 때면 노랗게 잘 익은 모과에서 향긋한 모과 향이 퍼진다. 연못을 끼고 왼쪽으로 난 산책길을 올라가면 또 다른 충렬사의 가을 풍경을 볼 수 있다. 대추나무 아그네나무 산수유 사이로 걷다 보면 파란 하늘과 울긋불긋 물든 충렬사 전경이 한눈에 담기며, 벤치가 길을 따라 설치돼 가을볕을 쬐고 앉아있기 좋다. 충렬사는 부산도시철도 4호선 충렬사역에서 내리면 바로 찾을 수 있다. 차량을 몰고 갈 경우 무료 주차가 가능하지만, 주차면이 많지는 않다.

부산 남구 UN기념공원의 메타세콰이어 숲길.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UN기념공원도 ‘단풍 맛집’이다. UN기념공원은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유엔군 전몰장병의 유해가 안장된 곳으로, 세계 유일의 유엔기념묘지이자 유엔기념공원국제관리위원회에서 관리하는 곳이다. 추모를 위한 공간인 만큼 시끄럽게 떠들거나 음식이나 음료수 반입이 금지된다. 공원에는 80여 종류 1만여 그루의 수목과 각종 일년초를 해마다 심으면서 관리하고 있다.

UN기념공원 길을 따라 걷는 모든 길이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하지만 백미는 메타세쿼이아 숲길이다. 가을볕을 받아 점차 갈색으로 변하는 메타세쿼이어 숲길이 길게 조성돼 낭만을 더한다. 사진을 찍으면 버릴 게 없는 최고의 포토존이다. 메타세쿼이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가운데 나무섬을 놓은 연못이 나온다. 섬은 다리로 연결돼 있는데 최초 1975년 태국 정부가 한·태 우정의 다리로 기증했다. 2008년 재건했으며, 다리를 통해 섬을 관람할 수 있다. 도시철도 2호선 대연역에서 내리면 도보 15분 거리에 있다. 주차는 참배 방문에 한해 1시간30분 무료다.

■ 저수지 따라 단풍 트레킹

가을을 느끼며 걷고 싶다면 금정구 회동수원지를 추천한다. 회동수원지는 부산 수영강 상류에 만들어진 인공저수지로 상수도 보호구역이다. 출입이 통제되다가 2010년 개방됐으며, 갈맷길 8코스 1구간(상현마을~동천교)에 포함됐다. 상현마을은 봄엔 하얀 벚꽃이, 여름엔 싱그러운 초록 풀잎이, 가을엔 단풍이 아름다워 사계절 내내 절경을 선사한다. 가을엔 탁 트인 저수지를 끼고 곱게 물든 나무를 눈에 담을 수 있어 또 다른 걷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상현마을에서 출발해 부엉산 오륜대 전망대, 오륜동본동마을, 땅뫼산황토길로 이어지는 코스나 반대 방향 코스로 걸으면 1시간30분가량 소요된다. 오륜대 전망대가 있는 부엉산은 높이 176m의 낮은 산이지만, 다소 가팔라 평소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버거울 수 있다. 식당은 상현마을과 오륜본동마을에 집중돼 있어 이를 고려해 출발지를 정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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