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수 9만5842명. 수치만 보면 영화 한 편의 1일 관객 수처럼 보이지만 놀랍게도 지난달 31일 한국 영화관 전체 관객 수다. 비수기이고, 월요일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스크린 수 2000개가 넘는 한국 영화관의 하루 관객 수가 10만 명도 안 된다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런 분위기는 11월까지 이어지며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으로 되돌아간 것 같다는 이야기마저 들린다.
영화계에서는 10월부터 우려가 나왔다. 여름 시즌과 추석 시즌 때까지만 해도 북적이던 극장가가 10월 들어서면서 현저히 한산해졌기 때문이다. 소지섭 김윤진 주연의 ‘자백’이나 이성민 남주혁 주연의 ‘리멤버’는 100만 명은커녕 지난 15일까지 각각 70만 명, 40만 명의 관객을 모아 기대 이하 성적을 내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 기대를 모은 ‘블랙 아담’도 77만 명으로 실망스럽다.
무엇보다 극장가의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으며 지난주 개봉한 마블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가 이전 마블 영화들보다 고전하고 있다는 점을 영화계는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올해 개봉한 다른 마블 영화의 개봉 첫 주 성적을 보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349만 명, ‘토르: 러브 앤 썬더’가 176만 명이었다. 그런데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는 108만 명에 그쳤다.
영화계에서는 기대작조차 관객으로부터 외면받는 이유에 대해 관람료 인상, 코로나19 재유행 조짐, 영화에 대한 무관심 등으로 분석한다. 관람료 인상으로 관객의 관람 영화 선택 기준이 더욱 신중해졌고, ‘공조2: 인터내셔날’ 이후 한국 영화 화제작 개봉이 이어지지 않아 TV와 OTT에 매체 주도권을 뺏겼다는 것이다. 이번 주에 폭탄 테러를 소재로 한 김래원 이종석 주연의 ‘데시벨’, 23년 만에 리메이크된 여진구 조이현 주연의 ‘동감’ 등 기대작이 개봉하지만 현재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더욱이 카타르 월드컵이 기다리고 있어 12월 중순까지 극장가의 보릿고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극장가의 게임 체인저는 누가 될까? 역시 12월 중순에 개봉하는 ‘아바타: 물의 길’을 첫손에 꼽는다.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바타’ 이후 13년 만에 내놓는 속편이라는 점과 또 한 번 영상 혁명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관객을 다시 극장으로 부르는 시발점이 될 영화”라고 자신했다. 한국 영화로는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한 윤제균 감독의 신작 ‘영웅’이 꼽힌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이 스크린을 통해 어떻게 구현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