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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감천문화마을엔 어둠 대신 별빛이 내린다

감천문화마을 내달 25일까지 ‘집등전시’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2-11-23 19:37:12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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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6시부턴 관광객에 문 걸어잠그는 마을
- 이맘때부턴 8000개 등불 밝히고 탐방객 맞이
- ‘마을의 변신’ 볼 수 있는 초저녁이 베스트 타임

해가 지면 관광지에서 주거지가 되는 곳. 감천문화마을이 수천 개의 등불로 캄캄한 밤에도 관광객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일몰시간을 넘겨 어둑해진 지난 18일 오후 개와 늑대의 시간, 감천문화마을을 수놓은 ‘별빛’ 사이를 걸었다.
감천문화마을 입구에서 내려다 본 ‘감천집등 전시’ 풍경. 다음 달 25일까지 마을은 8000개의 등불로 해가 저문 밤에도 별빛이 쏟아지듯 몽환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마을버스를 타고 산복도로를 올라 감천문화마을에 내리자 동화 속 세상으로 공간 이동한 듯한 몽환적인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감천문화마을 일대에 내걸린 환한 등불이 관광객을 반겼기 때문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푼젤’의 명장면을 재현한 듯 신비로운 분위기가 어둡고 고요한 감천문화마을에 넘실댔다.

본래 감천문화마을은 오후 6시가 되면 10여 개의 전시장과 하늘전망대 등 관광객을 위한 공간은 모두 문을 닫고 거주민을 위한 주거 공간으로 돌아갔다. 이 때문에 해가 진 뒤 캄캄한 밤에 감천문화마을을 찾는 관광객은 없었다.

하지만 다음 달 25일까지 진행하는 ‘감천집등 전시’ 덕분에 감천문화마을은 겨울밤 찾기 좋은 관광지로 입소문 나고 있다. 감천집등 전시는 마을 주 탐방로부터 아랫마을까지 건물을 사이에 두고 8000개의 등불이 두 달여간 마을을 환하게 밝히는 행사다. 이번 행사는 ‘2022 빛의 바다, 감천’이라는 주제로 지난달 28·29일 열린 감천문화마을골목축제에 이어 열린다.

8000개의 등불에 저마다 다른 그림이 그려져 볼거리를 더한다. 지난달 골목축제에 참여한 부산예술고 등 지역 27개 기관과 방문객, 주민 등이 직접 등 만들기 체험 행사를 통해 만든 등을 전시에 활용한 것이다. 감천문화마을주민협의회 김경열 회장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감천문화마을을 찾은 관광객이 집등 만들기 체험행사에 참여해 직접 그린 그림이라 더 뜻깊다”고 설명했다.

감천집등은 오후 5시에 점등해 밤 9시가 되면 불이 꺼진다. 다만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하늘전망대는 기존 운영시간대로 오후 6시면 입장이 금지되고, 전시장 역시 같은 시간 문을 닫는 게 원칙이다. 행사 기간에는 일부 전시장과 기념품숍, 식료품 가게들이 그날그날 관광객 방문 상황에 따라 운영 시간을 유연 조절한다.

이 때문에 별빛이 내린 감천문화마을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오후 5시께 찾는 게 가장 좋다. 겨울철 평균 일몰시간은 5시10분 전후. 이때 감천문화마을에선 개와 늑대의 시간, 별빛이 내리는 감천문화마을의 신비로운 변신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감천문화마을에서 밤마실을 즐기는 고양이.
이날 기온은 바람마저 포근한 19도. 산책하기 좋은 가을밤이었다. 그래서인지 가족단위 관광객과 마을주민들이 여유롭게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자주 마주쳤다. 김 회장은 “낮의 감천문화마을도 외국인이 많이 찾지만 감천집등 전시도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고 말했는데, 그의 말처럼 이날도 마을 곳곳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종종 만났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특히 BTS(방탄소년단) 멤버이자 부산 출신인 정국과 지민의 벽화가 그려진 곳 앞에서 사진 찍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대낮처럼 마을의 좁은 골목길까지 모두 탐험할 수는 없었지만 주 탐방로를 따라 걷기만 해도 다양한 풍경과 마주했다. 머리 위로는 환한 등불이 별처럼 쏟아져서 눈앞은 대낮 같이 밝았고, 뒤를 돌면 빛과 어둠이 양면의 그림자처럼 뒤따라왔다. 환한 등불 덕인지 관광객의 사진 세례를 아랑곳하지 않는 고양이들도 밤마실에 여념이 없었다. 이들은 마을 ‘핫플’ 어린왕자와 사막여우 조형물 근처에서 많이 출몰했다. 고양이들은 근처 소품숍인 감천집을 아지트 삼아 별빛을 쬐듯 사뿐히 걸으며 관광객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고양이들과 함께 ‘별빛’ 사이를 걷다 보니 어느새 근심도 사라지고 하늘 아래 별과 나만 존재하는 듯한 고요함에 빠져들었다.
감천문화마을 포토 존인 어린왕자와 사막 여우 조형물. 별빛이 수놓은 마을을 내려다보는 듯하다.
한낮 감천문화마을의 포토존이 어린왕자 조형물이라면, 저녁 포토존은 감천문화마을 입구다. 탐방로 중앙 갈림길이 나오기까지 직선거리에서 가장 많은 등불을 사진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와 늑대의 시간에는 하늘전망대에서 ‘꽃길’보다 찬란한 ‘별길’도 담을 수 있다.


# 또 다른 빛축제… 해운대에 넘실대는 ‘별 파도’

- 해수욕장 일대, 내년 1월24일까지

부산 바다에 ‘별빛’이 파도처럼 넘실대는 풍경을 보고 싶다면 해운대 빛축제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빛축제를 관람하는 시민들. 연합뉴스
내년 1월 24일까지 개최되는 ‘제9회 해운대 빛축제’를 찾으면 해운대해수욕장, 구남로 해운대광장, 해운대시장, 온천길 일대를 밝히는 빛 조형물과 만난다. 불빛은 오후 5시30분부터 밤 12시까지 이어진다. 다만 해운대해수욕장은 안전 문제로 밤 11시에 불이 꺼진다.

가장 주목을 받는 해수욕장 ‘빛 파도’ 구간은 지난해 200m에서 400m로 확대됐다. 7명의 미디어아트 작가가 백사장을 배경으로 펼치는 다양한 영상은 14분가량 이어진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시민 참여 행사가 3년 만에 정상 운영된다. 구남로에서는 행사 기간 내내 소원 엽서 달기 행사가 진행되며, 다음 달 25일 크리스마스에는 해운대해수욕장 이벤트 광장에서 캐럴 경연대회, 유니세프와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콘서트, 200명의 산타 출정식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해운대구는 축제 기간 연인·가족·친구가 테마별로 즐길 수 있는 세 가지 산책코스를 제안했다. ▷사진찍기 좋은 메인코스(해운대역→구남로→해운대해수욕장→시장길→온천길) ▷맛·문화 즐기는 오감만족 힐링코스(온천길→시장길→구남로→해운대해수욕장) ▷포인트만 즐기는 감성코스(해운대역→구남로→해운대해수욕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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