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시대상과 삶을 반영한 영화들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3-08-23 18:50:14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모든 영화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시대상을 반영한다고 한다. 물론 그중 개인마다 다른 지점에서 특별하게 다가오는 영화가 있다. 나에게는 요즘 개봉한 영화 중 ‘오펜하이머’ ‘콘크리트 유토피아’, 그리고 정우성의 감독 데뷔작 ‘보호자’가 그렇다. 이들 영화는 현재 우리 사회와 삶에 대해 곱씹게 되는 여운의 순간을 맞게 했다.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세상에서 희망과 절망의 메시지를 동시에 던져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먼저 ‘오펜하이머’는 처음에는 단순히 영화에서도 표현됐듯 인류에게 핵무기를 건네준 프로메테우스의 전기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찬찬히 영화로 들어가 보니 냉전시대 매카시즘이 횡행하던 시절, 공산주의자로 몰린 한 과학자가 자신이 만든 핵무기에 대해 최소한의 인류애를 가지려고 한 삶이 다가왔다. 그리고 현실로 돌아오니 과거에 정말 숱하게 들었던 공산주의가,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생각했던 반공 이데올로기가 신냉전의 그림자 속에서 기지개를 켜는 듯하다. 이러다 우리 사회에 신매카시즘까지 부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도 그렇게 일본 뜻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다. 아마 18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복잡한 교차 편집을 따라가야 하고, 내밀한 인물 간의 관계를 계속 파악해야 하는 ‘오펜하이머’에 관객이 몰리는 이유 중 하나가 현재 우리 사회를 반추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가운데 집단이기주의와 권력욕에 사로잡힌 인간 군상의 파멸을 다룬다. 그리고 새로운 생존 구역에 홀로 온 박보영이 “저 (여기서) 살아도 돼요?”라고 하자 한 생존자가 “살아있으니까 그냥 사는 거죠”라고 말한다. 이 장면은 과연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아니면 디스토피아를 뜻하는 것일까? 극장을 나서면서 떠오르는 것은 대내적으로는 집단이기주의와 권력만 좇으며 책임지지 않는 우리 사회가, 대외적으로는 팬데믹 지구온난화 전쟁 등 인류 공동 위기 속에서도 자국 이익 보호주의가 팽배한 국제 사회가 떠오른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류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유토피아는 없더라도 그냥 사는 것이 아닌 이유 있는 삶을 영위할 수는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다소 심오한 상념에 빠졌다.

그리고 ‘오펜하이머’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거쳐 종착역은 ‘보호자’였다. ‘보호자’를 통해 극 중 10년 만에 출소한 정우성이 그렇게 살고 싶어 했던 ‘평범한 삶’에 대해 생각해 봤다. 어렸을 때는 어른들이 말하는 ‘평범한 삶’이 진짜 평범한 줄 알았다. 그런데 어른이 되면서 그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살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쥐어지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평범해 보였던 사람들의 삶이 각자에겐 특별한 삶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평범하게 살기 힘든 지금 우리에겐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필요하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나 조폭인데…” 2명이 집단 폭행…경찰은 귀가조치(종합)
  2. 2“55보급창 신선대 이전, 주민 동의 받아야” 부산 남구·의회 반발
  3. 3상승세 탄 롯데, 어수선한 한화 상대 중위권 도약 3연전
  4. 4부산 총선후보 1인당 선거비용 1억6578만 원…野최형욱 2억5240만 원 최고액
  5. 5명지·정관 늘봄스쿨 96억…23개교 교통안전에 20억 편성
  6. 6“항만 넘어 해양과학기술 투자 절실”
  7. 7부산시 ‘바이오필릭시티’ 우뚝…생태친화적 낙동강 가꾼다
  8. 8[윤화정의 한방 이야기] 눈앞 날파리 아른아른 ‘비문증’, 진액 보충하는 한약 복용 도움
  9. 9근육 줄면 골다공증 위험 증가…꾸준한 운동·영양관리를
  10. 10구청 직원의 웹소설 연재 방치…감사원, 강서·수영구 13건 적발
  1. 1부산 총선후보 1인당 선거비용 1억6578만 원…野최형욱 2억5240만 원 최고액
  2. 2野 특검·연금개혁 압박 총공세…벼랑끝 與 막판 결속 독려
  3. 33국 협력체제 복원 공감대…안보 현안은 韓日 vs 中 온도차
  4. 4교역·투자 활성화…실무협의체 추진
  5. 5부산 총선 당선인 1호 법안 ‘재건축 완화’ 최다
  6. 6법조인 출신 곽규택 해사법원, 기장 정동만 고준위법 재발의
  7. 7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관위원장에 부산 5선 서병수 임명
  8. 8고준위·산은·글로벌허브법 다시 가시밭길
  9. 9부산 당선인들, 의원회관 ‘기피층’ 6층 피했다
  10. 10한·일·중 공동선언문 채택…3국 정상회의 정례화 선언
  1. 1“항만 넘어 해양과학기술 투자 절실”
  2. 2“영도 중심 해양신산업…R&D·창업·수출 원스톱체제 가능”
  3. 3기장 신소재산단에 에너지 저장시스템…분산에너지 허브로
  4. 4“어촌 부족한 소득원 해양관광객으로 보완을”
  5. 5집구경하고, 노래도 듣고…행복을 주는 모델하우스 음악회
  6. 6고준위 방폐물 안전처분 논의, 부산서 27~31일 국제회의
  7. 7“100년 이상 이어질 K-음식점 브랜드가 목표”
  8. 8경남 항공국가산업단지, ‘스마트 그린산단’ 됐다
  9. 9[뭐라노]외식이 겁난다?…올라도 너무 오른 물가
  10. 10주금공, 민간 장기모기지 활성화 추진
  1. 1“나 조폭인데…” 2명이 집단 폭행…경찰은 귀가조치(종합)
  2. 2“55보급창 신선대 이전, 주민 동의 받아야” 부산 남구·의회 반발
  3. 3명지·정관 늘봄스쿨 96억…23개교 교통안전에 20억 편성
  4. 4부산시 ‘바이오필릭시티’ 우뚝…생태친화적 낙동강 가꾼다
  5. 5구청 직원의 웹소설 연재 방치…감사원, 강서·수영구 13건 적발
  6. 6사상구 공개공지 금연구역 지정 길 열어(종합)
  7. 7천도재로 싸우다?…가덕도 저수지서 남녀 2명 익사
  8. 8부산 아파트 경관 작업 하던 50대 추락해 숨져
  9. 9해외여행서 대마 한번? 귀국하면 처벌 받아요
  10. 10수능 난도 가늠하는 첫 리허설…졸업생 접수자 14년 만에 최다
  1. 1상승세 탄 롯데, 어수선한 한화 상대 중위권 도약 3연전
  2. 2한화 성적 부진에 ‘리빌딩’ 다시 원점으로
  3. 3살아있는 전설 최상호, KPGA 선수권 출전
  4. 4임성재 시즌 3번째 톱10…올림픽 출전권 경쟁 불 붙였다
  5. 5축구대표팀 배준호·최준 등 7명 새얼굴
  6. 6전웅태·성승민 근대5종 혼성계주 동메달
  7. 7울산현대 프로축구단 자체 브랜드 맥주 ‘울산 라거’ 출시
  8. 83명 부상 악조건에도…거인, 삼성에 위닝시리즈
  9. 9부산고 황금사자기 2연패 불발
  10. 10통산 상금 57억9778만 원…박민지, KLPGA 1위 등극
우리은행
부산 스포츠 유망주
체격·실력 겸비한 차세대 국대…세계를 찌르겠다는 검객
부산 스포츠 유망주
타고 난 꿀벅지 힘으로 AG·올림픽 향해 물살 갈라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