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풀 웹툰 원작 한국형 히어로물
- 가족 지키려는 초능력자 삶 그려
- 초호화 캐스팅 제작비만 500억
- “류승범 섭외해 준 강 작가님 생큐
- 곧 등장할 北 능력자 캐릭터 애정
- 하수도 액션신 고생한 만큼 만족”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 K-드라마 위상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형 히어로물을 표방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이 또 한 번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세계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서 ‘무빙’은 디즈니플러스 TV쇼 월드와이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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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을 연출한 박인제 감독. 박 감독은 ‘무빙’을 휴머니즘이 담긴 한국형 액션 히어로 드라마로 연출해 호평받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무빙’을 연출한 박인제 감독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시즌2에 이어 연속으로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박 감독은 “사실 작업이 끝나면 부족한 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고, 부끄러워서 제 작품을 다시 안 본다. 단편영화 시절부터 그랬고, ‘킹덤’ 시즌2도 아직 안 봤다”며 “그래서 최대한 관심을 안 가지려고 하는데, 잘 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너무 좋다”고 ‘무빙’의 성공에 대해 흐뭇해했다.
지난달 9일부터 디즈니플러스에서 매주 수요일에 공개되는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액션 시리즈다. 동명 원작 웹툰을 창작한 강풀 작가가 직접 대본을 썼으며, 한국적이면서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가족애를 바탕으로 소중한 이들을 지키려는 초능력자의 모습을 그려 기존 히어로물과 차별화했다.
박 감독은 “‘무빙’ 제작사인 스튜디오앤뉴와 함께 영화를 하려고 시나리오를 드렸는데, 며칠 후 ‘무빙’ 대본을 주시더라”며 “당시 늦둥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을 때다. 그런데 대본을 보니 자식에 대한 이야기고, 부모가 되고 보니 마음을 울리는 게 있더라. 그래서 하기로 결정했다”고 연출을 맡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아무래도 강 작가가 대본을 처음 써봤기 때문에 기존 대본과는 다른 점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박 감독은 다른 인터뷰에서 ‘보통의 시나리오는 일종의 사용설명서라면, ‘무빙’은 거의 설계도에 가까운 느낌이었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해 “강 작가님이 이번에 처음 대본을 썼다고 하더라. 말로 설명하긴 어려운데 ‘무빙’ 대본집이 나오면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마 대사 위주의 대본이었기에 연출자로서 메꿔야 할 부분이 많았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전체 20회로 구성된 ‘무빙’은 제작비만 500억 원, CG를 비롯한 후반작업비 150억 원이 들어간 대작이다. 그에 걸맞게 류승룡 조인성 한효주 김성균 차태현 고윤정 이정하 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이들은 모두 각기 다른 능력을 지닌 초능력자와 그 능력을 이어받은 자식들로 출연한다. 그리고 초능력자를 제거하는 의문의 클리너 프랭크 역을 류승범이 맡았다. 이런 화려한 캐스팅에는 강 작가의 노력이 한몫했다. 친분 있는 배우들을 직접 섭외한 것이다. 박 감독은 “너무 대단한 배우들이 나왔는데, 강 작가님이 직접 전화해 줘서 저야 생큐였다. 구상한 이미지와 잘 맞았다”며 웃었다.
그중 류승범의 캐스팅은 특별했다. 원래 프랭크 역은 백인이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백인 배우가 무술도 하고, 한국말도 어설프게 해야 되는데 자신이 없더라. 할리우드에서도 잘하는 배우를 캐스팅한다는 건 어렵지 않나. 스케줄, 예산이 불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강 작가님이 (류승범 배우의 형인) 류승완 감독님과 친분이 있어서 캐스팅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또 ‘무빙’에는 대사가 있는 배우만 150명에 달할 정도로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중에서도 박 감독의 마음에 남는 캐릭터를 꼽았다. 그는 “아직 안 나와서 구체적으로 말하기 그렇고, 아주 작은 역할인데 북한 초능력자 중 한 명이다. 예고편에 1초 정도 나왔을 것이다. 웹툰에는 없는 드라마의 오리지널 캐릭터이기 때문에 애정이 간다”며 앞으로 새롭게 나올 인물들에 대해 기대감을 갖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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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무빙’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무빙’은 다양한 능력을 지닌 초능력자들이 등장하는 드라마답게 화려한 액션이 자주 나온다. 김봉석(이정하)이 처음 하늘을 나는 장면이나 장주원(류승룡)과 이재만(김성균)이 지하수로에서 싸우는 장면은 K-드라마에서 볼 수 없던 장면이다. 박 감독은 “김봉석이 하늘 처음 나는 장면은 100m에 달하는 거리를 와이어를 맨 이정하와 와이어를 당기는 무술팀 20~30명이 함께 달리며 촬영했다. 지하수로의 경우도 실제와 같은 수로 세트를 지어 촬영했다. 담수가 되는 세트를 지어야 해서 돈이 많이 들었다”며 힘들었지만 그만큼 멋지게 나온 두 장면을 떠올렸다.
설레면서도 안타까운 멜로도 담겼다. 그중 김두식(조인성)과 이미현(한효주)이 펼치는 공중 키스 신은 많은 화제를 낳았다. 박 감독은 “키스 신을 (연출) 해본 적 없는데,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할 것 같아 크리스마스이브에 찍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중요한 키스 신이었는데, 조인성 한효주가 잘 해줘서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다”며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작품을 연출할 때마다 공부한다는 박 감독은 ‘무빙’을 통해 “긴 호흡의 드라마를 연출하는 법을 배웠고, CG나 와이어 액션 연출도 많이 해봤다. 무엇보다 좋은 배우들과 작업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며 이런 경험이 다음 작품에서 좋게 발현되길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