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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홍대 부럽지 않네요…부산 인디음악 성지

라이브클럽 오방가르드

  • 정인덕 기자 iself@kookje.co.kr
  •  |   입력 : 2024-01-10 19:07:53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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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인디신의 공연 대부분이 ‘오방가르드’에서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 주가를 높이는 부산 밴드 ‘보수동쿨러’가 지난해 한 매체에서 밝힌 오방가르드에 대한 설명이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며 주춤했던 부산의 라이브클럽 업계가 최근 다시 되살아날 기미를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오방가르드는 높은 업계 이해도와 꾸준한 공연 기획으로 부산에서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공간 중 첫 손에 꼽힌다. 10일 국제신문은 경성대 인근 지하에 자리한 공간 오방가르드를 찾아 6년째 이 곳을 운영 중인 이승철(37) 공동대표에게 설립 배경과 앞으로의 목표 등을 들었다.
한 아티스트가 관객과 뒤섞여 공연을 펼치고 있다. 경성대 인근 라이브클럽 오방가르드에서는 부산에서 만나기 어려운 다양한 장르의 음악 공연을 라이브로 만나볼 수 있다. 오방가르드 제공
# 지역 밴드들은 다 거쳐가는 곳

- 경성대 인근 자리한 복합문화공간
- 새롭고 다양한 공연 만날 수 있어
- 관객-아티스트 간 매개 역할 톡톡
- 주목 받는 ‘보수동쿨러’도 선 무대

# 6년째 운영 중인 이승철 대표

- “개성있는 부산뮤지션 전국이 주목
- 초심 잃지않고 꾸준히 운영하고파”

■‘라이브 클럽’ 오방가르드

이승철 오방가르드 공동대표가 헤드폰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오방가르드에 방문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큼지막하게 가게 로고가 그려진 공연 무대다. 그 옆으론 공연자 대기 공간이 자리한다. 반대편 벽에는 각종 잔이 가득찬 주류 제조 공간이 있다. 중앙은 비어 있었는데, 평일 일반 영업 시에는 테이블이 놓이고 주말에 공연이 있을 때는 의자를 놓아 객석으로 사용된다. 오방가르드는 어떤 공간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이 대표는 “공간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난감하다”고 했다. 그는 “통상 평일에는 일반 펍과 같은 형태로 운영하고 주말에는 공연이 많다. 음악 공연뿐만 아니라 시 낭송이나 스탠드업 코메디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만날 수 있다. 부산의 외국인 예술 커뮤니티가 정기적인 행사를 하기도 한다”며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기 때문에 ‘복합문화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서브컬쳐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교류의 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라이브 클럽’이라는 표현도 취지에 부합하는 말인 것 같다. 이 곳에선 다양한 공연을 ‘라이브’로 만날 수 있다. 자유도가 높은 환경에서 관객과 아티스트를 잇는 매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방가르드는 무슨 뜻일까. 큰 즐거움을 느낀다는 뜻의 은어 ‘오방 간다’에서 ‘오방’을 착안했고, 집단을 뜻하는 ‘가르드’를 더해 두루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 곳에서는 부산에서 만나기 힘든 실험음악이나 모듈러 신스를 활용한 연주 시리즈 등 다양한 기획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이 대표는 “‘새로운 것’을 많이 볼 수 있다는 게 오방가르드의 자랑거리다. 부산에서 볼 수 없던 것을 새롭게 시도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오방가르드는 2018년 5월 경성대 인근에 문을 열었다.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가 익숙하게 여기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공간 형태나 분위기 등 굵직한 것은 이 대표가 디자인했고 인테리어 등 세세한 부분에 공동대표들이 힘을 보탰다. 이 대표는 “오방가르드는 라이브와 인디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나 만들어진 공간이다. 2016년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밴드 활동을 했다. 그곳에서 드럼을 담당했는데 베이스를 치던 공동대표와 처음 만났다”고 했다.

그는 “‘바이널언더그라운드’와 ‘ol`55’ 등 부산 라이브클럽에서 9년 간 일했다. 이후 해외로 잠시 떠났다. 귀국해 보니 좋아하던 부산의 라이브클럽이 한 두 곳씩 사라지는 걸 보게 됐다. 안타까웠다. 좋아하는 공간을 직접 운영해보고 싶어 이 곳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 인디신에 관심을”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부산 밴드 ‘보수동쿨러’가 오방가르드에서 공연하고 있다. 오방가르드 제공
올해 6년 째를 맞이한 그는 지난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 대표는 “개업한 후 5년의 절반인 2년 가량을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아쉬움을 해소한 뒤 지난해 맞이한 5주년은 의미가 컸다”며 “서울이나 대구 등 다른 공간 관계자나 무대를 함께 꾸민 아티스트, 관객분들이 ‘너무 고생 많았다’고 해주셨다. ‘잘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이런 보람이 없으면 운영할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 인디신의 장단점으로 각각 ‘개성 있는 다양한 아티스트’와 ‘부족한 리스너’를 꼽았다. 이 대표는 “최근 부산 지역 음악이 괄목할 성과를 냈다. 서울에서 오히려 부산 밴드를 주목한다”며 “부산 시민도 이 부분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5년 동안 관객이 많이 줄었다. 기존 향유층은 나이가 들고, 가정을 꾸리고 생업에 매진하며 멀어진다. 새로운 대중이 절실한데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다. 인디신도 자생하려 많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시민의 든든한 애정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서브컬쳐 문화와 이 공간에 접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기 취향에 관심을 두고 조금 더 들여다보면 된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부산 인디신에 대한 지원의 다각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잘하고 있는 부산 밴드를 지원하는 방법이 현실을 반영해 발전해야 한다. 한 아티스트가 음악생활을 하면 음원 녹음부터 공연기획, 유통 등 다양한 사람과 기능이 필요하다”며 “지역의 생산자와 기획자, 지원부서의 소통이 원활히 돼야 한다. 향후 사업에 소통의 결과가 반영됐다는 체감이 돼야 한다. 기존 지원 방식을 더 세세하게 다듬으면 부산 음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오방가르드의 모토는 ‘미래로 세계로’다. 아티스트와 오방가르드 모두 멀리 나아가자는 뜻을 담았다. 이 대표는 “오방가르드는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희망적인 의미를 담았다”며 “목표를 설정하면 운영하는데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 먼 일이지만 조금 더 큰 공간으로 옮기는 것도 목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선은 지금 내실을 다지는 것이다. 아티스트나 관객의 피드백을 계속 들으며 무대를 개선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 지금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운영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 부산 음악무대 있는 공간들

- 경성대 앞 또다른 인디신 전설 '바이널 언더그라운드'
- 부산대 옆 외국인펍 '베이스먼트'
- 서면 전포동 뮤직바 '유기체'

오방가르드 이외에도 부산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은 곳곳에 자리한다.

우선 2004년부터 경성대 앞에서 자리를 지켜 온 ‘바이널 언더그라운드(Vinyl Underground)’가 있다. 이 곳은 부산 인디신의 ‘전설’로 통한다. 비정기적으로 펑크·모던·팝앤롤·블루스 등 다양한 공연이 이뤄진다. 하퍼스, 스카웨이커스, 세이수미 등 부산 뮤지션들은 물론 3호선버터플라이, 로맨틱펀치 등 서울 인디 뮤지션들과 아소비섹수, 라라라이엇 등 해외뮤지션이 무대에 올랐다.

바이널 언더그라운드 관계자는 “이전엔 주류 판매와 함께 공연이 이뤄지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주류 판매 없는 전문 공연장으로 틀을 바꿨다”며 “통상 대학생·직장인 밴드의 공연이 주로 이뤄진다. 기획 공연 때에는 지역 인디밴드의 무대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대 인근에는 외국인 펍으로 유명한 ‘베이스먼트’가 있다. 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화요일엔 오픈 마이크데이, 토요일엔 해외 뮤지션 등이 참여하는 정기 음악 공연이 열린다. 오픈 마이크데이에는 재능이나 기량과 관계없이 누구나 무대에 오를 수 있다. 평소에는 DJ 음악을 듣거나 힙합 댄스팀의 공연이 있다. 정기 공연 외에 성 패트릭 데이, 배틀 오브 밴드 등 이벤트 공연도 열린다. 공연 정보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지하며 입장료는 대부분 무료다.

부산의 대표 ‘핫 플레이스’인 서면 전포동 일대에서는 뮤직바 ‘유기체’에서 서브컬쳐 음악을 만날 수 있다. 유기체는 국내 인디·어쿠스틱 등의 장르 음악을 소규모로 무대에 올린다.

유기체 관계자는 “항상 공연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평소엔 음악을 신청하고 주류를 판매하는 일반적인 음악바 형태로 운영된다”며 “다만 꾸준히 기획 공연을 준비해 무대에 올린다.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다. 인디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공간을 찾아 아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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