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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한 방 없는 진부한 서사…1000만 감독들도 못 피한 부진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4-01-31 18:22:50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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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흥행을 논할 때 늘 하는 말이 ‘영화를 까보기까진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아무리 영화를 잘 만들어도, 아무리 티켓 파워가 있는 배우들이 출연해도 흥행에는 많은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개봉하기까지는 너무 자신하면 안 된다. 골프와 선거는 자신이 있더라도 고개를 들면 망한다고 하는데, 영화도 관객 앞에서는 늘 겸손해야 한다.
‘외계+인’ 2부 스틸컷. CJ ENM 제공
최근 몇 년간 기대를 모았던 영화들이 기대보다 너무 저조한 성적을 내는 것을 보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다시 느끼게 한다. 특히 흥행력을 인정받은 1000만 감독들, 최동훈 감독(‘도둑들’ ‘암살’), 강제규 감독(‘태극기 휘날리며’), 김용화 감독(‘신과함께’ 시리즈), 이병헌 감독(‘극한직업’), 윤제균 감독(‘해운대’ ‘국제시장’)이 자신 있게 내놓은 ‘외계+인’ 1, 2부, ‘1947 보스톤’, ‘더 문’, ‘드림’, ‘영웅’이 관객들에게 외면받을 때는 더욱 그렇다. 140억 원이 들어간 ‘드림’을 제외하면 모두 200억 원 이상의 제작비를 들인 이들 영화 중 327만 관객을 기록한 ‘영웅’을 제외한 네 편은 모두 200만 명 이하의 관객 수를 기록해 손익분기점에서 한참 모자랐다. 또 이들 중 최동훈 김용화 윤제균 감독은 두 편의 1000만 영화를 연출한 쌍천만 감독일뿐더러 다른 연출 영화들도 흥행했던 연출자이기에 아쉬움이 크다.

그런데 냉정하게 이들 영화를 보면 흥행 부진의 이유를 알 것 같다. 한국 관객은 영화를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서사다. 새로운 이야기를 좋아하고, 개연성과 진정성이 있는 영화를 선호한다. 또 웃음이 가미된 영화라면 더욱 좋다. 그런데 천만 감독들이 내놓은 최근 영화를 보면 사실을 진부하게 다루거나(‘1947 보스톤’ ‘드림’ ‘영웅’), 따라가기 힘들고(‘외계+인’ 1부), 어디선가 봤던 것 같은(‘더 문’) 영화였다. 감독이나 제작진 입장에서는 이 정도면 관객들에게 충분히 소구할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결과는 미흡했다는 것이었다.

또 한 가지는 관객들이 원하는 한 방이 없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새로운 비주얼을 기대했던 ‘외계+인’과 ‘더 문’, 스포츠 영화의 감동을 원했던 ‘1947 보스톤’과 ‘드림’, 뮤지컬과 항일운동의 극적인 만남을 보고 싶었던 ‘영웅’이었지만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았다. 다만 이종 장르의 교합과 변주(‘외계+인’)과 한국 VFX의 정점(‘더 문’), 제대로 된 뮤지컬(‘영웅’)이라는 영화적 의미가 남았다.

영상 콘텐츠의 과잉과 계속해서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 그리고 팬데믹이라는 예상치 못했던 위기 속에서 적어도 1년에서 2년 뒤를 내다보고 매번 새로운 영화를 기획하고 연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려는 관객을 위해 창작의 고통을 이겨내며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는 모든 감독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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