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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파묘’ 올해 첫 1000만 영화…비주류 한계 넘은 K-오컬트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4-03-27 18:39:34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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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개봉해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승승장구하던 영화 ‘파묘’가 지난 24일 올해 개봉작 중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32일 만의 기록으로, 이로써 ‘파묘’는 역대 개봉작 중 32번째 1000만 영화, 한국 영화로는 23번째 1000만 영화로 기록됐다.

개봉 32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파묘’의 한반도 형상화 포스터. ‘K-오컬트’를 표방한 ‘파묘’는 전 세대 관객의 호응을 받았으며, 광복과 관련한 등장인물들의 이름이나 자동차 번호 등을 확인하려는 N차 관람도 이어졌다. 쇼박스 제공
‘파묘’의 1000만 관객 기록에는 다양한 흥행 이유와 의미를 내포한다. 영화 내적으로는 오컬트라는 다소 비주류 장르 영화가 1000만 고지를 밟은 점이다. 주로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악마, 악령을 소재로 하는 오컬트 장르는 마니아 관객의 지지를 받긴 했지만 대중적이라는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파묘’를 연출한 장재현 감독은 오컬트 장르에 집중하며 서서히 수면으로 끌어올렸다.

그는 데뷔작 ‘검은 사제들’(2015)로 544만 명, 두 번째 영화 ‘사바하’(2019)로 239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오컬트 영화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장르적인 한계 때문에 흥행성이 있는 오컬트 영화라도 1000만 관객은 무리라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파묘’의 천만 관객을 예상한 영화인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파묘’는 그 한계를 뛰어넘었다.

‘파묘’가 장르적 한계를 돌파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K-오컬트’를 표방했다는 데 있다. ‘파묘’의 얼개를 보면 전반부는 전형적 오컬트 영화라도 후반부는 일제강점기 역사를 결합해 한국적 정서를 강조했다. 그래서 ‘파묘’ 초반 흥행은 10대와 20대, 30대가 이끌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영화가 단순한 오컬트 영화가 아니라는 입소문이 퍼져 오컬트와 거리가 멀었던 40대 이후 중장년층 관객까지 흡수하며 전 연령층으로 확대됐다.

배우 캐스팅도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 등 티켓파워가 있으면서도 나이대가 다양한 배우를 결합해 세대 통합을 이뤘다.

여기에 영화 속에 숨겨놓은 다양한 항일 메시지가 관객들의 N차 관람을 유도했다. 주인공인 김상덕(최민식) 고영근(유해진) 이화림(김고은) 윤봉길(이도현)은 물론, 무당으로 등장하는 오광심(김선영) 박자혜(김지안)의 캐릭터 이름까지 모두 독립운동가의 이름에서 따왔다.

또한 나라를 지킨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보국사가 등장하고, 고영근의 장의사업소 이름은 의열 장의사다. 여기에 김상덕의 자동차 번호는 0815, 고영근의 운구차 번호는 1945, 이화림의 자동차 번호는 0301로 모두 광복과 연관성이 있다.

메인 포스터는 묫자리를, 500만 돌파 기념 포스터는 한반도를 형상화한 포스터를 공개하는 센스도 보였다.

영화 외적으로는 절묘했던 개봉일 선정이다. 성수기인 설 연휴 개봉을 염두에 둘 수 있었으나 그보다는 3·1절과 가까운 2월 22일 선택하면서 영화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그래서 ‘듄: 파트 2’ 외에는 기대작이 없었던 3월 내내 ‘파묘’는 1위를 차지하면서 흥행몰이를 할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을 연출한 김덕영 감독이 개인 SNS에 ‘반일주의를 부추기는 ‘파묘’에 좌파들이 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파묘’ 측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도 오히려 흥행에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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