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북한군으로 변신한 이제훈 “탈북한 동생에게 사투리도 배웠죠”

영화 ‘탈주’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4-07-03 18:15:48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남으로 탈주하는 병사 역 맡아
- 물도 참을 만큼 극한 신체관리
- “미친듯 달리다 무릎인대 손상
- 지금도 계단 내려오면 아파요”

- “원했던 구교환과 촬영 신났다
- 선악 모호한 인물 연기하고파”

최근 드라마 ‘수사반장 1958’, ‘모범택시’ 시리즈로 안방 시청자들과 즐거운 만남을 가졌던 이제훈이 ‘도굴’ 이후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컴백하기에 그만큼 신중하게 선택한 영화는 바로 ‘탈주’(개봉 3일)로, 새로운 꿈을 꾸기 위해 남한으로 넘어오려는 북한 병사 역을 맡았다.

영화 ‘탈주’에서 북한 최전방 부대 말년 중사 규남을 연기한 이제훈. 그는 마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극단의 식단관리를 했고, 지뢰밭을 가로지르며 쏟아지는 총알도, 죽음의 위협도 뚫고 직진하는 규남의 질주를 몸 사리지 않고 연기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이제훈은 “결과물을 큰 스크린으로 좋은 사운드와 함께 보니까 역시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된다고 느꼈다”며 “개봉 후에 무대인사를 많이 다니며 관객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설렘을 표현했다.

‘탈주’는 휴전선 인근 북한 최전방 부대에서 10년 만기 제대를 앞둔 말년 중사 규남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남으로 탈주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그 과정에서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과 목숨 건 추격전이 펼쳐진다. 이제훈은 자기 미래를 위해 지뢰밭을 가로지르며 쏟아지는 총알을 뚫고 질주하는 규남 역을 맡아 말 그대로 몸 사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준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으며 이 작품이 영화화된다면 관객이 ‘굉장히 영화 잘 봤다’ 하고 웃으면서 극장을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한번 잘 만들어 보자는 목표 의식이 분명하게 생겼다”고 시나리오를 보고 느낀 점을 밝혔다. 이어 이종필 감독과 사전에 나눈 이야기도 곁들였다. 그는 “규남이 고통과 절망 속에서 장애물을 하나하나 극복하며 질주하는 것을 관객이 응원하면서 볼 수 있도록 만들자고 이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 목표를 위해 감독, 스태프, 배우들이 정말 정성 들여 만들었다”고 했다.

‘탈주’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이제훈은 엄청나게 노력했다. 북한 사투리를 최근 탈북한 20대 동생이 가르쳐줬는데, 함흥에서 태어나서 황해도에서 군 생활을 하고 DMZ를 통해 탈북한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진짜 북한 병사 규남이 되기로 했다. 이제훈은 “목숨을 걸었던 그 친구에게 공감을 주고 싶었다. 먼저 규남이 처한 상황이 너무나 힘들고,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저 또한 극단적인 식단 조절을 했다. 그런 상황에서 액션을 하다 보니 머리가 핑핑 돌기도 했다”고 극한으로 자신을 몰아붙인 상황을 떠올렸다.

관객이 배우 이제훈이 아니라 점점 말라가는 북한 병사 규남을 보길 바랐던 것이다. 그래서 탄수화물은 하루에 쓸 수 있는 에너지를 위한 소량만 섭취했다. 물을 마실 때조차 실제 규남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를 생각하며 절제했다.

힘들게 신체 관리를 하는 가운데 어려운 액션 장면도 해야 했다. 추격을 피해 살아남기 위해 포복하고 총알 사이를 질주했다. 이제훈은 “제가 뛰는 장면을 앞에 차량에 카메라를 매달고 촬영했다. 그 차를 안 따라가면 여기서 죽는다고 생각하고 미친 듯 뛰었다. 나름 체력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탈주’를 촬영하며 진짜 지쳐 쓰러지게 되더라. 촬영을 마친 후 무릎 인대에 문제가 생겨 지금도 계단을 오래 내려오면 아프다”는 안타까운 후일담을 전했다.

“스스로를 그렇게 갈아 넣지 않으면 규남이라는 인물을 진실되게 표현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극한으로 몰아붙였다”고 말할 때는 비장감마저 들었다.

액션 중 가장 힘들었던 장면으로 도망치다 늪에 빠지는 상황을 꼽았다. 이제훈은 “늪에 점점 가라앉는 것을 실감 나게 표현해야 했다. ‘이 물을 다 마시면 여기서 죽겠구나’라는 상상을 하며 잠겨 있었는데, 머리가 다 잠겨 있을 때는 공포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엄청나게 많은 미숫가루를 써서 만든 늪이었는데, 고소한 맛이었지만 그 안에 잠겨 있을 때는 극심한 공포를 느꼈다.

탈주한 북한 병사 규남과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영화 ‘탈주’.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탈주’는 이제훈이 함께 하고 싶었던 구교환과 호흡을 맞춘 작품이기도 하다. 과거 한 시상식에서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이제훈은 남우조연상 후보 구교환에게 손하트를 보내며 “함께 작품 하고 싶다”고 공개 러브콜을 보냈고, 구교환 역시 손하트로 화답했는데 두 사람의 만남이 ‘탈주’를 통해서 이뤄진 것이다.

자신을 끈질기게 추격하는 보위부 소좌 현상 역을 맡아 기존에 볼 수 없던 북한 군인 캐릭터를 연기한 구교환에 대해 “매력이 너무나 큰 사람이라 ‘작품을 하고 싶다’고 했고, 진짜로 같이 하게 돼 신났다”며 “저보다 형인데 아기같이 순수하고, 상상력이 풍부해 유니크한 표현을 할 수 있는 대단한 배우다”라며 존경의 마음을 표했다.

이제훈은 최근에는 정의감이 있거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을 주로 연기하고 있다. 그는 “좋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런 역할이 또 오더라도 주저 없이 선택할 것이다”며 “그런데 선도 악도 아닌 어떤 모호한 지점에 있는 미스터리한 인물에도 굉장한 매력을 느낀다. 그런 캐릭터를 연기할 기회가 있으면 무척 좋겠다.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또 다른 이제훈을 발견하는 재미를 관객분들께 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제 가치관을 바꾸기도 했다. 자아 형성이나 삶의 지침이 된 작품들도 있다. 관객분들도 좋은 작품을 통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순간을 맞이한다면 좋겠다”고 ‘탈주’를 포함해서 더 많은 영화를 극장에서 봐주길 기대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올해 초과세수 '최소 50조원'…내년 미래대응기금 200조원대
  2. 2부산·울산·경남 흐리고 일부 지역은 비
  3. 3제주 천지연폭포서 사진 촬영 중 추락…50대 관광객 숨져
  4. 4충남 부여 남서쪽서 규모 2.6 지진 발생
  5. 5[속보] 박홍근 “호남 반도체, 기업 팔 비틀기 아냐…성과 내야 해”
  6. 6만남 거부했다고 차에 감금 후 고속도로서 여자친구 때린 60대
  7. 7진주, 3대 가을축제로 물든다
  8. 8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9. 9“죽여버리겠다” 음주운전 출소 나흘만에 신고자 협박한 60대
  10. 10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1. 1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2. 2장동혁 “국민 분노 폭발 직전…재산 약탈중지하라”
  3. 3오세훈 “李대통령 실거주 이어 실경작 집착…국민 싸울 대상 아냐”
  4. 4울산 북구·구의회, 노동자 권익 보호 위해 맞손 잡았다
  5. 5연휴 강타한 우크라 포로 송환· DMZ 지뢰사고 늑장조사 논란
  6. 6민주 “국힘, 장병 부상 앞에서 정쟁 멈추라”
  7. 7“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의심 신고 3년 새 46배 증가”
  8. 8[속보] 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에 “원칙 따라 대응”
  9. 9군·유엔사 ‘DMZ 지뢰 추정 폭발’ 현장 조사 절차 시작
  10. 10조희대 대법원장 '재제청 거부' 여진…여야 공방 계속
  1. 1올해 초과세수 '최소 50조원'…내년 미래대응기금 200조원대
  2. 2[속보] 박홍근 “호남 반도체, 기업 팔 비틀기 아냐…성과 내야 해”
  3. 3"미래기금 사업 131건 중 95%는 부처 요구대로…감액 6건 불과"
  4. 4미국의 몽니?… 공식 발표 계속 미뤄지는 ‘대미(對美) 투자 1호’
  5. 5“문제 없을까?”… 공정위 퇴직자들, 대형 로펌에 대거 취업
  6. 6‘말로만 자율주행 기술 육성’… 관련 부처 예산 오히려 삭감돼
  7. 7숙박업 세금체납 4년간 3.4배↑…주요 업종 중 최대폭 증가
  8. 8한화에어로, ‘경력직 채용 지침’ 사과…재발방지책 마련키로
  9. 94분기 제조업 경기전망 86, 전분기 대비 6P 상승
  10. 10제주항공 부산~중국 구이린 주 4회 신규 취항
  1. 1부산·울산·경남 흐리고 일부 지역은 비
  2. 2제주 천지연폭포서 사진 촬영 중 추락…50대 관광객 숨져
  3. 3충남 부여 남서쪽서 규모 2.6 지진 발생
  4. 4만남 거부했다고 차에 감금 후 고속도로서 여자친구 때린 60대
  5. 5진주, 3대 가을축제로 물든다
  6. 6“죽여버리겠다” 음주운전 출소 나흘만에 신고자 협박한 60대
  7. 7추석 연휴 마지막날 정체 시작…부산→서울 5시간
  8. 8‘서해피격 공무원 월북’ 수사 발표 해경총경, 직위해제 취소소송 승소
  9. 9중국 최고지도자 상호 중식당 테러…용의자 모두 중국인
  10. 10소주 탄 분유 먹이고 딸 강제추행…자녀 3명 학대한 40대 징역 7년
  1. 1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2. 2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3. 3남동헌,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금메달
  4. 4[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5. 5[속보] 한국,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전격투 첫 금메달
  6. 6남자 사브르, 일본에 45-44 역전승…아시안게임 단체전 4연패
  7. 7한국 야구, 중국 꺾고 결승 진출…27일 일본과 금메달 결정전
  8. 8한국 남자핸드볼, 중국 꺾고 8년 만에 아시안게임 4강
  9. 9[속보] 여자농구, 일본 꺾고 12년 만에 금메달…남녀 동반 우승
  10. 10[속보] ‘평균대 유망주’ 황서현,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금메달
부산 야구장 미래는
사직 역사성 있지만 대체구장 부담…북항 돔은 재원 관건
부산 야구장 미래는
비오면 그라운드·관중석 물난리…구단 시설 보강도 한계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