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각장애 수영선수 동생 돌보며
- 풋풋한 첫사랑 가꾸는 여름 역
- 배우 홍경·김민주와 좋은 호흡
겉모습은 청순하고 여리지만 연기에서는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 노윤서가 올가을 첫사랑의 설렘을 건넨다. 대만의 동명 청춘 영화를 리메이크한 ‘청설’(개봉 6일)에서 손으로 사랑의 설렘을 전하며 첫사랑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 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에 공식 초청된 ‘청설’은 노윤서의 첫 스크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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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청설’에서 여름 역을 맡은 노윤서. MAA 제공 |
밝은 웃음과 함께 인터뷰 자리에 앉은 노윤서는 “처음 스크린 영화를 개봉하는 것이어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고 있다. (영화 홍보를 위해)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는 것을 비롯해 재밌게 즐기면서 하고 있고, 신기한 것이 많다”며 상기된 모습을 보였다. 이어 “BIFF에서 첫 상영 반응이 좋아 기분 좋긴 하지만 너무 들뜨지 않고 차분하려고 노력한다”고 첫 개봉을 맞는 소감을 전했다.
‘청설’은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홍경)과 진심을 알아가는 여름(노윤서), 두 사람을 응원하는 동생 가을(김민주)의 진심을 담았다. 노윤서는 청각장애인 수영선수인 동생 가을의 뒷바라지를 도맡아 하며 동생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 유일한 꿈인 여름 역을 맡았다. 첫사랑의 설렘을 주는 용준 역의 홍경,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동생 가을 역의 김민주와 호흡을 맞추며 20대 청춘의 청량한 설렘을 준다.
지난해 초반 시나리오를 읽은 노윤서는 “예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용준의 순수하고 진심 어린 모습, 그런 용준을 조심스럽게 받아들이는 여름이와 둘을 응원하는 가을이, 그리고 여름이와 가을이의 자매지간 관계성이 깊은 울림을 주었다”고 ‘청설’의 첫 느낌을 전했다. 또한 “이런 예쁜 로맨스를 영화로 만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고, 여름이를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고 로맨스 연기에 욕심을 보였다. 노윤서는 2000년대를 대표하는 청춘 로맨스 영화 ‘클래식’과 ‘엽기적인 그녀’를 좋아한다고 했다.
동안인 노윤서는 데뷔작인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와 ‘일타스캔들’,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에서 고등학생 역할을 맡았다. 그래서 ‘교복이 퍼스널 컬러’로 지칭되기도 했다. ‘청설’에서는 자신의 나이와 비슷한 20대 중반 또래 인물을 연기했다. 그녀는 “여름이의 나이가 저하고 두 살밖에 차이가 안 나서 귀하다고 생각했다”며 이전 작품들과 달리 어려 보이게 노력할 필요 없었던 또래 인물 연기의 소중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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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청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
‘청설’에서 세 주인공은 모두 수어로 대화를 나눈다. 자연스러운 수어 연기를 보여야 했던 세 배우는 촬영 전 함께 수어를 연습했다. 촬영 두세 달 전부터 일주일에 3번 정도 수어 연습을 한 노윤서는 “처음에는 수어가 또 다른 언어라고 생각해 벽이 크겠다고 생각했다. 먼저 대본에 있는 대사를 수어로 연습했다. 반복되는 단어들이 빨리 익혀지고, 거기서 파생되는 단어도 자연스럽게 쉽게 이해되더라”며 “생각보다 수어를 배우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수어 연습은 세 배우를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도 했다. 그녀는 “일부러 수어로 대화하기도 했고, 그렇게 두세 달 같이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스며들듯이 친해졌다. 그래서 영화 촬영에 들어가서는 서먹함 없이 자연스럽게 자매 케미도 나오고 장난도 칠 수 있었다. 돌아보면 그 시간이 꼭 필요하고 좋았다”고 전했다.
‘청설’에서는 물 흐르듯 연기하는 세 배우의 호흡이 중요했다. 노윤서는 순수한 청년 용준을 연기한 홍경에 대해 “홍경 씨의 전작을 다 봤기 때문에 멋있는 배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홍경 씨의 역할 중 용준이처럼 통통 튀고 발랄한 모습을 본 적이 없어 어떻게 연기할지 혼자 상상하곤 했다”며 “여름이한테 빠져드는 과정을 너무 천진난만하고 순수하게 그려내서 굉장히 새로웠다. 덕분에 저희 ‘청설’의 특색이 더 뚜렷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치 친동생처럼 가을을 연기한 김민주에 대해서는 “제가 대학생일 때부터 김민주 씨가 아이즈원 활동을 하고 있었다. 제 기억으로는 성숙한 이미지가 있었다. 실제로는 김민주 씨가 한 살 동생이다. 처음 만났을 때 말간 민낯이 너무 아기 같고 예쁘더라. 성격도 너무 좋았다”며 ‘언니, 언니’ 하며 잘 따르던 김민주에 대해 무한 애정을 보였다.
수어 연기를 하며 새롭게 배운 것도 있다. 그녀는 “수어를 하면서 표정도 다양하게 지어야 한다. 표정에 따라 어미와 뜻이 70% 달라지는데 표현을 크게 써야 하는 것은 연기에도 도움이 됐다. 또 수어 연기는 상대방을 계속 바라보면서 해야 하니까 서로 빠져들면서 몰입하기 쉬웠다. 큰 재산을 얻고 가는 느낌이었다”고 의외의 성과가 있었음을 전했다.
한편 지난여름 공개한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에서 노윤서는 김윤석의 딸로 출연해 고민시와 액션 연기를 하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녀는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를 본 주변 분들이 ‘잘 봤다’며 ‘너무 새로웠다’고 해서 놀랐다. 이런 반응을 듣고 정말 다양한 연기를 많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확실하게 들었다”며 악역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올해 3년 차 배우인 노윤서는 짧은 기간임에도 영화·스크린을 오가며 다수 작품에 출연했고 스타 자리를 꿰찼다. 그녀는 “‘20세기 소녀’ 때는 김유정 씨나 같이 연기했던 선배님들께 배운 것이 많았다. ‘우리들의 블루스’ 때는 연기가 처음이어서 대본에 적힌 촬영 용어도 몰랐다. 이제는 시스템도 알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아니까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긴 것 같고, 연기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