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년 홍제동 화재 다룬 영화
- 119구조대 신입 대원 철웅 역
- 패기와 불안감 디테일한 연기
- “목숨 구하는 직업 사명감 느껴
- 불 속 뛰어들자 두려움도 컸죠”
“‘소방관’은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기대감이 좀 있었고, 다른 영화와는 달리 사명감이 있었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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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소방관’에서 신입 소방관 철웅 역할을 맡은 배우 주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생사가 오가는 화재 현장에서 사회 초년생의 패기와 불안을 섬세하게 연기했다.
고스트스튜디오 제공 |
지난 4일 개봉한 영화 ‘소방관’에서 119구조대의 막내 철웅 역을 맡은 주원의 말이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직업 소방대원을 연기한 그는 “제가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 영화를 통해 소방관분들의 노고를 널리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사양할 수가 없었다”며 진심을 담은 연기가 관객들에게 잘 전해지길 바랐다. 주원뿐만 아니라 ‘소방관’에 참여한 감독 배우 스태프 등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는데, 이들의 바람은 관객들에게 전해져 개봉 후 쟁쟁한 영화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곽경택 감독의 신작인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영화다. 주원은 서부소방서 119구조대에 처음 발령받은 신입 소방관 철웅 역을 맡아 생사가 오가는 화재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사회 초년생의 패기와 불안을 디테일하게 연기했다.
2019년 군 생활을 마친 주원은 제대 후 첫 영화로 ‘소방관’을 선택했다. 입대 전보다 더 다양하고 도전적인 작품과 캐릭터를 하고 싶었던 그에게 ‘소방관’이 찾아온 것이다.
게다가 그가 어린 시절부터 즐겨봤던 곽 감독이 연출한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주원은 “곽 감독님의 팬이어서 주저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감독님은 엄마처럼 모든 것을 포용해 주신다. 칭찬과 애정 표현을 아끼지 않고, 배우가 연기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주신다”며 곽 감독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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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소방관’ 스틸컷.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
소방관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주원을 비롯한 배우들은 촬영 전 소방 교육을 수료했다. 그는 “레펠도 타고, 화재 진화하는 자세도 배웠다. 실은 김민재 오대환 등 선배님들과 친해지기 전에 훈련을 했는데, 덕분에 그 과정에서 많이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촬영장에서 연기에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실제 화재 현장을 방불케 했던 야외 세트와 CG를 최소화한 화재 특수효과였다. 재개발 지역을 섭외해 커다란 야외 세트로 만들었고, 스튜디오에서는 화재 현장을 완벽하게 재연했다. 연립주택에 화재가 난 응급상황에서 골목에 주차된 자동차들을 밀치며 소방차를 운전했던 주원은 “사실 2001년 화재 당시에는 자동차들 때문에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차들을 밀어내면서 들어가서 속이 시원했다. 연기할 때는 소방차를 빨리 몰고 가서 저 불을 꺼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했다”고 말했다.
또 화재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러 들어가는 장면에서는 “처음 불을 눈앞에서 봤을 때 ‘괜찮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몸이 뜨겁지 않게 해주는 크림을 발랐는데도 불 속으로 들어가니까 뜨겁고 겁이 나더라. 소방관분들은 이런 일을 매일 한다고 생각하니 새삼 대단하고 존경심이 들었다. 그런데 그 감정이 신입 소방관인 철웅을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짧은 시간임에도 빠르게 불이 번져서 정말 리얼했다. 몸만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철웅이 될 수 있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119구조대 복장도 리얼리티를 살리는 데 한몫했다. 주원은 “소방복은 실제로 두껍고 무거웠다. 신발도 군화 같은 것이었고, 산소통은 기본적으로 20kg이 넘었다. 불 속으로 들어갈 때는 산소마스크를 썼다”며 “처음에는 쉬는 시간이 되면 답답해서 다 벗고, 풀어헤치고 쉬었다. 그런데 나중에는 입고 벗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그냥 착용하고 앉아 있었다. 겨울 촬영 때는 더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정말 힘들었던 것은 연기와 재였다. 저희는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그나마 괜찮았는데, 스태프분들은 아무리 좋은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하더라도 고생을 많이 했다”고 좋은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서 애쓴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주원이 가장 신경 쓴 장면은 화재 사건으로 순직한 소방관들을 추모하는 합동 장례식 장면이었다. 화재 속에서 살아남은 철웅은 그들을 기억하며 추모사를 한다. 주원은 “고민을 제일 많이 했고,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편하게 하라’고 하셔서 여러 버전을 준비했다. (슬픔의) 감정을 폭발하는 버전도 있었지만 감독님이 ‘슬픔은 관객분들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낫겠다’고 하셔서 슬픔을 참는 느낌으로 연기했다”고 담담해서 더 여운이 남았던 추모식 장면을 설명했다.
주원은 ‘소방관’ 촬영 내내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영상을 반복해서 봤다. 처음 ‘소방관’에 출연하면서 가졌던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그때의 아픔을 느끼면서 어떻게 표현할지를 고민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했던 연기가 맞았다는 것은 소방관들을 대상으로 한 시사에서 느꼈다. 그는 “소방관분들이 자신들의 일상과 실제 화재 현장에 투입이 됐을 때의 상황을 리얼하게 잘 표현해 줬다고 하시더라”며 만족해했다. 그리고 “소방관분들뿐만 아니라 우리를 위해 꼭 필요한 일들을 하시는 많은 분과 소방관분들의 근무 환경이 개선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