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英 유명배우 로버트 패틴슨 주연
- 죽음 반복하는 복제인간 이야기
봉준호 감독과 할리우드 스타 로버트 패틴슨이 의기투합한 영화 ‘미키 17’이 내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미키 17’은 ‘기생충’으로 칸영화제와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쓴 봉 감독이 6년 만에 내놓는 신작으로, 할리우드와 협업해 국내외의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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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미키17’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로버트 패틴슨(왼쪽)과 봉준호 감독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봉 감독과 로버트 패틴슨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미키 17’ 내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봉 감독은 “‘미키 17’은 인간 냄새로 가득한 SF 영화다.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한 미키라는 평범하고 어찌 보면 불쌍한 청년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차기작을 촬영하고 있음에도 내한을 고집한 것으로 알려진 미키 역의 로버트 패틴슨은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로 인사한 후 “지금까지 한국에 와보지 않았다는 것이 놀라웠다. 홍보 활동했을 때 한 번쯤 왔을 법도 한데 처음이다. 한국 팬들과 감독님, 영화 관계자분들을 만나보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SF소설 ‘미키 7’을 영화화한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복제인간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봉 감독은 이어 “미키는 우리가 그동안 SF 영화에서 봐왔던 복제인간과는 상당히 다르다. 매번 출력된다는 것이 가슴 아프지 않나. 거창하게 계급 투쟁을 다루는 것은 아니지만 미키가 노동자 계층이라서 계급 문제도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고 영화에 담긴 메시지를 슬쩍 밝혔다.
봉 감독은 로버트 패틴슨에 대해 “‘배트맨’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에도 출연했지만, 미국의 인디 영화에서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줬다. 그래서 관심을 꾸준히 가지고 있었다”며 “미키는 약간 불쌍하고 멍청한 미키17과 기괴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미키18을 다 커버하는 1인 2역이다. 그 둘을 다 연기할 수 있는 건 누구일까 생각하다가 처음부터 로버트 패틴슨을 꼽았다. 본인도 이상한 캐릭터를 하고 싶었나 보다”라고 캐스팅 이유와 함께 농담을 건넸다. 봉 감독의 말에 “그렇다”라고 웃으며 화답한 로버트 패틴슨은 “이러한 캐릭터를 찾기 쉽지 않다. 특히 이런 규모의 거대한 영화에 보기 힘든 캐릭터이고 감독님께서 유머를 잃지 않는 게 굉장히 매력적이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어 봉 감독에 대한 칭찬을 이어갔다. 그는 “전 세계에 봉 감독님 같은 감독은 몇 없다. 그만큼 모두가 함께하고 싶어 하는 감독이다”라며 “감독님의 영화를 보면 세계관이 특별한데도 그게 말이 된다. 또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선을 건드린다”고 말해 봉 감독의 영화 세계에 매료된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봉 감독은 “‘미키 17’은 외계행성도 나오고 우주선도 나온다. 미키가 우주선에 매달린 장면도 있다. 그런 걸 처음 찍어보니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또 25년 해왔던 작품 중 처음으로 사랑 이야기가 나온다. 멜로 영화라고 하면 뻔뻔스럽지만 그런 장면이 나와 뿌듯했다”며 관객들의 많은 기대를 바랐다.
‘미키 17’은 다음 달 28일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