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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성공한 기업의 조건 /최기의

급여 많다고 행복 보장못해

삶과 일의 조화 기업이 나서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5-11 20:23:24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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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상임의장인 벤 버냉키가 최근 미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높은 소득(연봉)이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내용의 강연을 했다고 한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나 체제와 무관하게 잘 살고자 하는 사람이나 높은 소득이 인간을 보다 행복하게 해 줄 것이란 믿음이 부지불식간 우리의 정신 속에 관념의 틀을 형성하고 있다. 벤 버냉키의 강연이 아주 상식적임에도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다수의 사람들이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물질만능에 너무 경도되어 있음을 지적한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재작년에 일어난 미국발 금융위기와 최근 유럽을 강타한 그리스발 재정위기도 그 근저엔 인간의 무한한 욕구 충족 본능, 나아가 탐욕이 도사리고 있다. 물질적 욕구 충족본능과 정신적 제어본능의 조화를 이루지 않고는 진정한 행복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 생활 속의 실천으로 많은 가르침을 주고 열반한 법정 스님의 무소유도 삶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질 이외는 정신으로 채우고자 했기에 그 높은 뜻이 맑고 향기롭게 인구에 회자되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능률, 생산성을 기반한 물질 위주의 인간 욕구 충족에는 크게 기여했지만 인간의 정신적 욕구까지는 메워주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소득의 크기가 성공의 잣대가 되고 있고 연봉의 크기가 좋은 직장을 선정하는 잣대가 되고 있음은 뭔가 잘못됐다. 이는 성공을 계량하며 잘못된 가치관으로 우리를 오도하고 있음에 다름 아닐 것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돈독히 하고 표현하는 달이기도 하다. 낳아주고 길러주신 가없는 부모님의 사랑에 감사드리고, 사회인으로서 필요한 인격도야와 지식을 제공해주신 은사님께도 감사함을 되새기는 달이기도 하다.

연초에 올해 5월만큼은 가급적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 가져 보겠노라 다짐했지만 직장 일과 매정한 바깥 사회가 야금야금 시간을 뺏어 가더니 여느 달 스케줄과 다르지 않게 돼 버렸다. 게다가 출장까지 겹쳐 구순을 바라보며 하루하루 기력이 쇠해가는 어머님을 찾아뵙는 일, 늘 다정하게 대해주시는 은사님, 그리고 한지붕 아래 살면서도 소중함이나 감사함을 잊고 사는 아내나 자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할 수나 있을지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지나치게 일 중심적인 사고, 가정보다 직장 우선적 사고에 함몰된 우리 세대다. 가족에게 사랑과 감사를 표함에 부족함이 많고 가족만이 추구하고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잊고 살아가는 우리 세대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다. 5월이 깊어가는 이때 씁쓸하기만 하다.

돌이켜보면 직장단위 야유회, 동문단위 모임에는 매년 열심히 참여했지만 가족 중심의 단란한 모임을 주선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한 지는 꽤 오래된 것 같다. 직장에서는 남부러울 성공을 이루어 냈을지 몰라도 진정 가족이 주는 행복 찾기에는 아무래도 실패일 확률이 높다. 늙어 인기 없는 남편, 늙어 멀어지는 아빠가 되지 않기 위해 일과 삶의 조화와 균형을 찾도록 노력해야 할 때이다. 빠른 승진과 많은 급여가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의 행복 찾기에 더 진지한 노력을 해야 할 때이다. 초고속 압축성장 시대를 살아온 대한민국 50대 직장인들의 공통 분모이기도 한 일과 삶의 불균형을 빨리 바로잡아야 할 때이다.

최근 각 기업이나 일터에서 주도적으로 사원들의 일과 삶에 대한 균형을 찾아주려는 노력이 커지고 있다. 휴가제도에서 복지제도에 이르기까지 직장 중심에서 가족 중심적 사고와 제도로 변화를 모색하고 실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은 가정의 행복을 키우고 나아가 일터의 분위기를 좋게 한다는 경험적 연구가 많다. 성공한 기업은 더 이상 회사를 위해 올인하는 '회사인간'을 직원들에게 요구하지 않는다. 개인의 행복과 가정의 평화, 휴식과 자기 계발이 있을 때 기업의 발전과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들은 알고 있다. 직장 일과 삶의 질이 조화롭고, 개인의 행복과 기업의 가치를 동시에 제고시킬 때 기업도 성공할 수가 있다.

KB국민은행 전략그룹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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