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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되돌아 본 지방선거와 김석준, 민병렬, 김민석 /변영상

경선·野 단일화 과정 깨끗한 승복·지원

한나라 아성 부산서 대안세력 구축 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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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를 결산해 보면서 기자는 당락 여부를 떠나 부산의 정치지형 변화 차원에서 주목하고 싶은 세 사람이 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 김석준 진보신당 전 부산시당위원장, 민병렬 민노당 부산시당위원장이 그들이다. 선거기간 뉴스메이커로 크게 부각되지는 못했지만 이들은 개인의 정치적 또는 지역정가에서 나름 '의미 있는 결산서'를 받아쥐었다. 3인은 서울대 사회학과 동문이다. 부산대 교수인 김석준 씨가 75학번으로 가장 선배고 민병렬(81학번), 김민석(82학번) 씨는 동시대 대학교를 다녔다. 이런 인연으로 지난 3월 민병렬 부산시장 예비후보의 출판기념회에서 김 최고위원이 축사를 맡기도 했다.

세 사람은 졸업 후 대학교수, 노동운동가, 정치인으로 각기 다른 삶을 살다가 이번 선거에서 공교롭게도 '부산시장'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두고 서로 얽히게 됐다. 민 후보는 시장 첫 도전이었고, 김석준 후보는 2002년, 2006년에 이어 3수째였다. 15,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민석 씨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를 등지고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 진영에 합류한 이후 '시련'을 겪다가 정치 입지를 넓히고자 이번에 부산시장에 도전했었다. 결과는 김정길 후보와의 민주당 부산시장 경선에서 탈락(김민석), 김정길 후보와의 야권단일화 여론조사서 고배(민병렬, 김석준)를 들었다. 3인 모두 완주를 못하고 말(馬)에서 내려와야 했다.

하지만 이들은 아쉬움을 접고 김정길 야권단일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김 후보가 44.57%의 득표율을 올리는 데 조력했다. 이는 1995년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기록(37.6%)을 뛰어넘는, 부산시장 선거 사상 야권 후보 최다 득표율이다.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된 허남식 시장의 득표율(55.42%)에서 5% 정도만 김정길 후보가 더 가져왔어도 지난 10여 년간 한나라당 독식의 지방권력이 바뀔 뻔했다. 탄탄한 한나라당 텃밭을 전례 없이 뒤집어 놓은 위력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6·2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데는 민심을 도외시한 현 정권에 대한 심판과 여당에 대한 견제론이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부산은 비한나라당 후보들이 선전하게 된 주요 이유를 하나 더 추가해야 한다. 바로 야 5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이뤄낸 야권 단일후보가 그것이다. 야권은 이번에 전국적으로 광역단체장 단일화 작업을 벌였으나, 야 5당 합의를 통한 명실상부한 광역단체장 단일후보는 김정길 씨가 유일했다. 부산의 야 5당은 광역·기초의원 후보 단일화도 성사시켜 비한나라당 후보가 80여 명이나 당선되는 성과를 거뒀다. 전 선거과정에서 가장 높게 평가를 받을만한 사안이었다.

3인을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시장 야권단일후보를 내기까지에는 여러 사람이 일조했다. 하지만 부산시장 예비후보 당사자였던 김석준, 민병렬 씨와 당의 결단이 없었으면 단일화는 물 건너갔고, 김정길 후보의 높은 득표율도 어려웠다. 김석준 후보는 지난 두 차례 부산시장 선거에서 16.8%, 10.3%의 득표율을 올렸듯 진보진영 표가 있고, 민 후보도 민노당 지지표를 가져 후보 난립 시 표가 분산될 수밖에 없었다. 15년 만에 부산에서 야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성사시킨 김 최고위원도 경선 패배 후 자신의 선거사무소와 조직을 김정길 후보에 넘기면서 지원했다. 민주당 야권단일화추진단장과 지방선거기획단장까지 맡아 민주당을 승리로 이끈 숨은 주역이 됐다.

김석준, 민병렬 후보는 본선에 나서지 못하면서 개인과 소속 당의 입지 면에서 일부 손해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자신들의 공약에서 엿볼 수 있듯 이념과 가치관이 건강하고 진보·개혁 진영의 지지를 얻고 있어 정치적 전망이 밝다는 게 기자의 판단이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차기 총선 때 부산서 출마해 제2의 정치인생을 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부산은 한나라당의 국회의원 독식으로 정치가 실종되고 지역주의 포로가 돼 있다. 정치를 정상적으로 복원시키는 견제·대안세력으로 3인의 정치적 성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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