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허당 총리` 필요한가 /고기화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 희한한 자리

분권형 총리 제도화 필요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착잡하고 답답하다. 대한민국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지켜본 국민의 심정이 대개 이럴 듯하다. 40대의 '젊은 서민형 총리'로 깜짝 등장한 경남도지사 출신의 김태호 후보자가 계속된 말 바꾸기로 인한 신뢰 상실로 낙마한 뒤, 청와대가 고심 끝에 내놓은 카드가 60대 호남 출신의 김황식 후보자이다. 대법관을 지낸 데다 감사원장까지 했으니 청렴성만큼은 최고려니 믿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오십보백보'라는 생각이 든다. 청문회를 통해 꼬리를 문 의혹의 상당 부분은 해명됐지만, 병역 면제와 증여세 탈루 의혹, 수입보다 많은 지출과 일부 부적절한 처신 등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특히 고위공직자들에 흔히 나타나는 군 면제는 '빽 없고 힘없는' 대다수 국민의 가슴에 또 한 번 상처를 남겼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다곤 하지만, 모든 것을 덮고 가기엔 썩 개운치 않은 모습이다.

그럼에도, 김황식 후보자는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 수립 후 첫 전남 출생 국무총리라는 점과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내 호남 출신 의원들의 호의적 태도, 김 후보자가 현재로서는 차기 대권 주자가 될 리 만무한 데다 연거푸 두 차례나 총리후보자를 낙마시키는 데 따른 정치적 부담 등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법관-감사원장-총리로 이어지는 김 후보자의 관운만큼이나 때맞춰 들려온 '김정은 2인자 등극'이란 북한발 '빅 뉴스'도 청문회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반감시키기에 충분했다. 청와대에선 안도의 한숨을 쉬었을 게고, 김 후보자로선 감사원장 청문회 때 자신이 다짐했던 '마지막 봉사'를 연장할 기회라고 여겼음 직하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총리후보자의 자질이나 신상에 대해 그토록 열을 올릴 이유가 있을까 싶다. 무결하다면 좋겠지만, 총리의 역할이나 기능으로 볼 때 다소의 흠결이 무슨 대수겠는가. 국민의 정서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남긴 하지만.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이란 국무총리 자리가 허울만 좋지, 그리 대단한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다. 현 대통령중심제 하에서의 총리는 실권 없는 2인자, '허당 총리'에 불과하다. 오죽하면 "총리의 최고 임무는 대통령 바람막이 역할"이란 비아냥마저 나올까. 이명박 정부의 초대총리인 한승수 씨는 장관이 해도 될 '자원외교'에 전념하겠다며 대통령 뒤에 꼭꼭 숨어 있었고, 이어 정치적 위기에 빠진 MB 정부의 구원투수로 나선 정운찬 총리는 '세종시'라는 특정 국정 사안에 함몰돼 경제학자 출신이면서도 경제 현안에 대해 전혀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이 정부뿐만 아니다. 역대 40명의 총리가 있었지만 대부분 대독총리, 의전총리, 방탄총리 등 하는 일이 불분명한 허수아비 역할에 그쳤다. 헌법이 보장한 행정부처 통할권, 장관 임명제청권, 장관 해임건의권 등 총리 권한은 사문화된 지 오래다. 인사권도 예산권도 없는 껍데기 총리가 무슨 수로 각 장관을 통할할 수 있겠는가. 전임 정운찬 총리의 공식 사퇴 이후 2개월이 넘도록 총리 공석 사태가 벌어져도 국정운영에 별 이상이 없는 그런 '이상한 나라'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러니 있으나 마나 한 총리 자리를 없애자는 '총리 무용론'이 안 나올 수 있겠는가.

그동안 실세총리가 영 없진 않았다. YS(김영삼) 시절의 이회창,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의 JP는 실세총리에 속했다. 특히 참여정부 때의 이해찬 총리는 대통령 대신 새해 지방순시를 할 만큼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한 권력분립 모델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그때뿐이었다. 정치적 상황이 변하고, 총리가 바뀌면 없었던 일이 돼버린다. 모든 대통령이 권력의 집중을 원하기 때문이다. 대개 무색무취한 인물을 총리로 선택하는 이유이다.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 이 희한한 국무총리 제도는 분명히 모순이다. 개헌을 통해 국무총리 제도를 폐지하든지, '분권형 총리'를 제도화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다. 당장은 상당한 권한을 위임해 대통령과 총리의 역할을 분담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그래야 총리가 대통령의 꼭두각시나 '아바타'가 아닌, 정부의 가온 머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는 대통령의 의지로도 가능하다. '허당 총리'는 더 이상 필요치 않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2. 2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3. 3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4. 4“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5. 5양산 춘추공원 재정비…6년 만에 변경안 고시
  6. 6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7. 7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8. 8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9. 9[도청도설] 부캉이가 띄운 북항
  10. 10폭풍 SNS, 배우자 외부활동…총선운동 방불케 한 추석행보(종합)
  1. 1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2. 2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3. 3폭풍 SNS, 배우자 외부활동…총선운동 방불케 한 추석행보(종합)
  4. 4안보·사법·與 내홍…추석 이어 국감정국 달군다(종합)
  5. 5靑 “우크라 ‘비공개 합의 없었다’는 거짓 발표”…해명·사과 요구
  6. 6與 “민생 더 챙기라는 말 많아” 野 “대선 언제냐며 시민 분노”
  7. 7[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2주 연속 상승…민주 38.7%·국힘 39.4%
  8. 8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 DMZ 사고 조사 지연…연휴 일파만파(종합)
  9. 9‘인천대 교수 임용 특혜 의혹’ 유승민 딸, 입건없이 10개월째 수사만
  10. 10[뭐라노] 안보·사법·與 내홍…추석 이어 국감정국 달군다
  1. 1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2. 2“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3. 3K-팝 효과 끝? 관광수지 넉 달만에 적자 전환
  4. 4늘어나는 법무수요…부산도시公 사내 변호사 찾기 안간힘
  5. 5‘사장님 퇴직금’ 노란우산, 공제·목돈 마련 든든
  6. 6한화에어로 ‘경력직 가이드라인(특정 학력·나이)’ 논란…“채용과정 개선할 것”(종합)
  7. 7금고 과당경쟁 제동…지역은행 판도 촉각
  8. 8CG 없이 대규모 전쟁·액션신 뚝딱…생성형 AI 활용 본격화
  9. 9“독자 기술이 미래 경쟁력…내년 매출 4100억 목표”
  10. 10아레나 지을때까지 땅 텅텅? 임시 야외 공연장 활용안 부상
  1. 1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2. 2양산 춘추공원 재정비…6년 만에 변경안 고시
  3. 3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4. 4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5. 5부산시 재정난 겪는데…시유재산 세입관리 부실 투성이
  6. 6‘부캉이’를 市 명예 홍보대사로…온라인 투표 몰표
  7. 7금정구의원이라 믿었는데…임대보증금 1년 넘게 안 줘
  8. 8영화숙·재생원 진실규명 공로 손석주 ‘민주시민상’
  9. 9선거때 식사대접 혐의 사하구 체육회장 송치…돈봉투 수사는 무혐의
  10. 10부산지하철노조 쟁의 가결…조정 거쳐 내달 파업 예고
  1. 1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2. 2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3. 3이강인·황인범 활용법 찾아라
  4. 4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5. 5[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6. 6한국 야구, 일본 꺾고 금메달…아시안게임 5연패 달성
  7. 7높이뛰기 우상혁, 2m22로 동메달
  8. 8[속보]'약속의 8회’ 한국 야구, 일본 3-1로 꺾고 AG 5연패
  9. 9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10. 10한국 양궁…단체전 6종목 모두 4강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인간만의 영역 ‘관광과 과학’의 결합
국제칼럼 [전체보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추석 밥상에 오를 이재명 정부의 성적표
기고 [전체보기]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복합재난에 강한 도시의 조건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부캉이가 띄운 북항
작자 미상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 엄정·신속한 진상 규명을
미중 한반도 논의…북미 대화 국면서 한국 역할 중요
세상읽기 [전체보기]
북항 찾은 상어 ‘부캉이’와 잊힌 갈매기 ‘부기’
‘지방시대위’ 부산 이전, 다시 뛰는 대한민국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청년·노인 예산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