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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학교체육에 부는 변화의 바람 /김찬석

체고생 명문대도전 체육중점학교 출범

공부·운동 병행이 학교체육의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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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스포츠가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려지는 이야기가 있다. 일본 고교 야구팀은 4000개 우리는 60개, 인구 500만 명의 덴마크는 성인 핸드볼팀 수백 개에 등록선수 수만 명인데 우리는 몇개팀 수백 명…. 그러면서 한국 스포츠의 기적이니, 저변확대가 시급하다느니 하는 꼬리말이 붙는다.

이런 이야기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본다. 저변이 취약하다는 점은 맞지만 그런 취약한 저변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 기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 한국 스포츠의 국제적 성과는 기적이 아니라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한국 스포츠는 소수 엘리트 선수에 의존하지만 대신 이들의 경기력은 엄청나다. '운동기계' 수준이다. 초등학교부터 선수들은 공부는 포기하고 운동에만 매달리다시피 한다. 체육특기자로 고교와 대학에 가려면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일본의 학교운동부는 동아리 중심이다. 이런 팀은 수천 개라도 우리의 학교팀과 1대 1로 붙으면 게임이 안 된다. 목숨을 걸고 운동하는 선수와 취미로 운동하는 선수가 맞붙으면 결과는 뻔하다. 1904~1905년 러일전쟁에서 일본은 러시아를 이겼다. 일본군은 생명을 걸고 싸웠고 러시아군은 수도 상트페테르부르그에서 7000여㎞나 떨어진 극동에서 저녁밥을 위해 싸웠기 때문이다. 다만 선수층은 차이가 컸다. 러시아가 시베리아 횡단철도로 병력과 물자를 속속 투입하면서 후반전을 준비하는 사이 선수층이 바닥난 일본은 서둘러 미국에 강화 주선을 의뢰해야 했다.

어쨌든 우리 풍토에서는 학생선수들의 학업성취도가 떨어지고, 체육 또한 전체 학생이 아닌 학생선수들만의 것이 되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부산에서 의미 있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하나는 부산체고의 서울대 프로젝트이며, 또 하나는 동아고에서 내년부터 시작되는 체육중점학교 프로젝트이다.

부산체고는 내년도 최우선 목표의 하나로 서울대 진학을 설정했다. 다소 엉뚱하다. 운동만 잘하면 된다고 여겼던 체육특목고에서 웬 서울대 타령? 서울대 체육교육학과는 특기생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운동은 물론 공부도 잘해야 진학이 가능하다. 이제부터는 운동만 잘하는 '반쪽 선수'가 아니라 운동과 공부를 두루 잘하는 체육인을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서울대로 상징되는 명문대학에 던지는 부산체고의 도전장인 셈이다. 부산체고 측은 그 자신감의 근거로 내년 입학예정자의 4분의 1가량이 인문계 고교에 진학했더라면 자력으로 대학 진학이 가능한 평점 2.0 이상의 우수학력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지금도 공부하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모든 학생들에게 자체 제작한 한중일 3개국 기초회화 소책자를 나눠주고 수시로 점검한다. 시합 출전에 앞서 교장실에 인사차 들를 때면 한 명씩 꼭 간단한 회화를 이야기하게 할 정도다.

부산체고 변화의 계기는 이달 초 열렸던 전국체육대회다.부산체고는 금메달 22개라는 사상 최고 성적을 올렸다. 부산선수단 전체 금메달 62개의 3분의 1 이상을 수확한 것이다. 전국의 체고 가운데서도 단연 최고다. 서울대 프로젝트는 운동 성적으로는 사실상 목표를 달성한 부산체고가 내놓은 제2의 도약 전략이라고 하겠다.

부산체고가 엘리트체육에서의 의미 있는 변화라면 체육중점학교 동아고의 출범은 학교체육에서의 전환점이라고 하겠다. 동아고는 내년부터 2개 학급 60명 규모 체육특별학급을 신설 운영한다. 대학의 체육 관련 학과에 진학하려는 부산 전역의 중학교 졸업생들이 입학한다. 국영수 중심의 현행 인문고 교과과정에서 체육 관련 학과를 지망하는 학생은 실기 준비를 위해 사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시간을 내기도 어렵고 비용 부담도 크다. 체육특별학급은 체육 수업의 비중이 상당히 높고, 전문시설과 강사도 국비로 지원된다. 체육특별학급 자체 내신이므로 내신 1등급도 나온다. 체육중점학교는 학교의 신청을 받아 교과부가 지정했으며 부산울산경남에서는 동아고와 마산동중, 울산 일산중이 포함됐다. 부산체고든 체육중점학교든 가장 큰 수혜자는 학생 본인이다. 본인이나 학부모의 의지와는 상관없던 학교체육이 조금씩 제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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