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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총선, 민심읽기 그리고 사필귀정 /정금용

선거 결과 아전인수 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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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이 153석, 통합민주당 81석, 자유선진당 18석, 친박연대 14석, 민주노동당 5석, 창조한국당 3석, 무소속 25석을 각각 획득했다. 부산에서는 한나라당이 11석, 통합민주당 1석, 친박연대 1석, 무소속 5석이었다. 18대 총선의 전국 평균투표율은 46.1%로 역대 총선사상 가장 낮은 투표율인 2000년 16대 57.2%보다 11.1%포인트 낮았다. 부산의 투표율은 42.9%를 기록, 광주(42.4%) 인천(42.5%)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투표율이 낮았다'.

1.다음 중 위의 18대 총선 결과를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은? ①천지개벽 ②박풍위력 ③여대야소 ④사필귀정 ⑤식자우환

총선 결과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국민들에게 묻는다면 어떤 답을 고를까 궁금하다. 같은 문제에 대해 총선에 출마해 당선된 당사자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박근혜 바람 때문에 한나라당이 부산 총선에서 패배했다'(13명), '공천을 잘못해 한나라당이 패배했다'(11명)

18대 총선 부산지역 당선자 18명을 대상으로 한나라당 부산 총선 패배의 원인(2개씩 응답)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내각 및 청와대 인사 등에 대한 불만' '공천이 너무 늦게 확정된 점' '후보들의 자만 및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안일한 인식에 대한 심판' 등은 소수였다고 한다.

당선자들의 말을 뒤집어 가정해 보자. 친박 아닌 한나라당 후보는 모두 떨어질 운명이었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 인사는 아무나 당선될 수 있었다? 다른 정당의 후보와 무관하게 부산 사람은 아무 생각 없이 한나라당 깃발만 보고 찍어 줬을 것이다?

과거에는 분명 그랬다. 그러나 요즘은 그렇지 않다. 혜안을 가진 현명한 유권자들이기에 소속 정당만 보고 투표하지 않는다. 후보 개인의 인물 됨됨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과 지역의 발전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선택한다. 어쨌든 당선된 사람은 당선될 만했다. 의정 활동을 성실히 했거나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했거나 혹은 지역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지 않았거나 국회의원 시켜 주면 잘할 것 같은 좋은 인상을 줬거나….

낙선된 사람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특히 본인의 책임이 크다고 확신한다. 의정 활동을 제대로 안 했거나 지역 주민을 소홀히 대했다면 낙선은 당연하다. 서울에서 고위층과 잘도 어울리면서 촌스러운(?) 지역 주민은 무시하거나 지역 주민을 이편 저편으로 갈라 놓거나 '내가 국회의원이네' 하며 지역구에서 골목대장처럼 군림하려 했다면 역시 낙선은 필연이다. 후보자가 잘해 당선되고 후보자가 못나 낙선된 것을, 국민들이 후보들의 인물 됨됨이를 보고 소신껏 선택한 것을 박근혜 바람, 공천 잘못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1번 문제의 정답으로 '사필귀정'을 골랐다면 다음 문제로 넘어가자.

2. 다음 중 사필귀정의 정확한 한자어와 뜻은 어느 것인가?

①四必歸停-40대에는 반드시 정년퇴직을 한다 ②蛇必歸井-뱀은 반드시 우물로 들어간다 ③事必歸正-무슨 일이든 결국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 ④事必歸政-모든 것은 정치로 귀결된다.

글을 읽고 글의 핵심, 글과 가장 가까운 또는 가장 거리가 먼 것을 찾는 독해 문제. 어렴풋이 옛 기억을 떠올려 보면 중고교에서는 이런 유형의 시험문제가 많았다.

우리는 소수의 의견도 존중하는 민주 사회에 살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싫어도 다수의 의견에 따라야 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자신의 의견이 소수 의견일 때는 다수 의견에 승복해야 한다. 비록 그것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중고교에 나오는 독해 문제는 결국 독불장군이 아닌, 공동체의 구성원끼리 공통분모를 찾도록 도와 주는 훈련은 아니었을까. 이러한 상황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이렇게 생각하니 이렇게 바르게 행동하거나 저렇게 나쁘게 처신하지 마라는 뜻은 아니었을까. 총선의 결과를 밖에서 찾고, 사필귀정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며 '민심 독해' 문제를 잘 풀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어 답답한 마음에 엉뚱한 문제를 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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