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롯데 자이언츠의 성공이 부산은 물론 전국적으로 화제다. 필자도 최근 부산 양정동 고향집에 갔을 때 부산의 엄청난 롯데 열기를 직접 느낀 바 있다. 단골인 아구찜집 주인 아주머니까지 롯데 선수들의 프로필은 물론 성적, 일정까지 줄줄 꿰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과거 두 번의 우승 이후 침체를 겪어 왔던 롯데가 우승을 바라보는 강한 팀으로 거듭난 것은 물론 올 시즌 138만 명의 관중수를 기록하며 부산시민 10명 중 4명이 사직구장을 찾는 흥행 성공까지 이끌어 내 많은 사람들의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한 연구보고에 따르면 롯데의 선전으로 부산 경제에 큰 도움이 된 것은 물론 기업 이미지 및 도시 브랜드 제고 등 간접 효과까지 감안하면 무려 1500억 원에 달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여기에 수치로 따질 수 없는 부산시민들의 높아진 애향심, 경향 각지에 퍼져 있는 출향인사들의 자긍심까지 포함한다면 그 효과는 실로 엄청나다.
모든 기업들도 이 같은 성공을 꿈꾼다. 그러나 실적부진이 지속되어 오던 기업을 1년 사이에 업계 수위를 다툴 정도로 화려하게 탈바꿈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올 시즌 롯데의 이 같은 성공은 CEO들에게 기업 성공의 조건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먼저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롯데는 8년간의 부진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최초로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고, 실력으로 경쟁하는 체제를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기업 성공에 있어서도 변화는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1등 기업이라도 현실에 안주하고 시장의 급속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언제라도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많은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면 수십 년을 이어온 전통은 물론 때로는 기업의 소유구조까지 과감히 바꿀 만큼 변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리더의 탁월한 리더십이 있었다. 프로야구 최초로 영입된 외국인 감독 제리 로이스터는 오랜 부진에 빠져 있던 선수단에 질책이 아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끊임없이 심어주는 한편 긍정과 믿음, 자율을 강조하는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해 개개인의 잠재력을 이끌어 냈다.
기업에서도 CEO의 리더십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자 CEO의 필수조건으로 여겨진다. CEO들은 리더십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조직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강력한 변화혁신 활동을 전개해 변화를 선도하는 것은 물론 모든 구성원의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내 기업이 현재를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강력한 리더십을 보유한 CEO의 기업은 어떤 위기가 닥치더라도 이를 극복하고 성공에 이를 수 있지만 그 반대로 CEO가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 기업은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망에까지 이를 수 있음은 이미 많은 사례들이 증명하고 있다.
끝으로 성공을 향한 강력한 열망이 있었다. 구단과 선수들 모두 과거 두 번의 우승을 거뒀던 영광을 재연하겠다는 강한 열망이 있었고 부산팬들 또한 특유의 강한 애향심을 발휘, 시즌 최다 관중을 기록하는 애정을 보여주었다. 특히 부산시민들의 이 같은 열광적인 사랑이 없었다면 롯데의 성공은 이뤄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기업 또한 마찬가지다. 과거 타율에 의존하던 경영방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기업과 구성원 모두 성공을 위한 강한 열망이 있어야만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구성원들은 성공을 향한 강한 열망을 통해 개인의 성공과 자아실현을 성취할 수 있고, 기업은 이윤을 창출해 발전을 거듭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업은 구성원들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복지제도를 강화하고 창출한 이윤을 성과급의 형태로 배분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올 한 해 롯데는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준 것은 물론 기업을 경영하는 CEO에게도 많은 교훈과 함께 중요한 숙제를 남겨주었다. 어떻게 하면 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가에 대해 많은 교훈을 준 한편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고, 그처럼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가는 CEO에게 중요한 숙제이다. 기업의 목적 역시 궁극적으로 행복을 주고, 행복해지는 데 있기 때문이다.
TU미디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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