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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고니야 와라, 람사르 보게 /박창희

을숙도의 환경난맥상 공개하고 대안찾자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8-10-22 20:25:55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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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하나 낸다. "낙동강 하구는 람사르 등록습지다. (맞다) (아니다)"

힌트1:상식의 허를 찌를 수 있음. 힌트2:람사르 창원 총회의 공식 홈페이지(ramsar2008.go.kr/)를 볼 것.

람사르 창원 총회가 바짝 다가왔다. 5일 후면 전 세계 165개국 정부대표, 관련 국제기구, NGO 등 20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다. 대륙별로 3년마다 돌아가며 열린다고 하니 두 번 갖기 힘든 행사다.

낙동강 하구(을숙도)는 이번 람사르 총회의 공식 탐방코스로 잡혀 있다. 국제적으로 중요한 물새(철새) 서식지로서 위상이 인정된 것이다. 이곳에 날아드는 큰고니와 고니(천연기념물 201호)는 순 자연산 명품 브랜드다. 요란하게 나는 모습과 하늘 군무는 장관이다못해 경이롭기까지 하다.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2006년에 3000여 마리가 왔으나 작년엔 1000여 마리만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갈수록 줄고 있다.

람사르 총회는 낙동강 하구와 부산을 국제사회에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어떤 단체가 2000여 명의 국내외 환경 관계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 투어를 할 수 있겠는가.

부산시도 나름대로 준비를 해왔다. 다대포 아미산에 전망대를 설치하고, 을숙도에 야생동물 치료센터를 연다. 총회 기간에는 창원컨벤션센터 앞에 홍보부스를 설치하고, 관광버스를 동원해 탐방코스를 운영한다. 낙동강하구 에코센터는 환경체험전과 특별전을 마련했다.

다 좋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빠졌으니 부산시의 환경보호 의지다. 홍보 전략과는 별개로, 도무지 '건강한 습지'를 지키려는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거창한 '환경 선언'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지키고 가꿔야 할 지구환경 보존과 생명 터전에 대한 예의를 말하는 거다.

부산시는 낙동강 하구 습지보호지역 확대 문제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다. 을숙도 하단부와 대마등 장자도 일대에 대한 습지보호구역 지정을 서부산 개발 건과 민원을 들어 미루고 있다. 대규모 국제행사를 명분으로 의지를 보일 수도 있을 법한데 도무지다. 오죽했으면 환경단체들이 람사르 참가국들을 대상으로 환경부와 부산시의 습지보호정책을 비난하는 공개 활동을 벌이겠다고 경고까지 했겠는가.

'습지보호'의 의지 여부는 내부 문제라 쳐도, 을숙도의 외관은 지금 정상이 아니다. 을숙도를 관통하는 명지대교 건설 때문이다. 민감한 습지에 다릿발을 세워 상판을 얹는 모습을 보고 외국인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람사르 방문단에게 이 모습을 보여주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자업자득이다. 을숙도는 엄연한 문화재보호구역(철새도래지)인데도, 지난 20년 사이 쓰레기매립장으로, 분뇨해양투기장으로 사용됐다. 인간이 더럽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철새들의 생명 터전에 내던진 거다. 분뇨투기장은 사라졌지만 을숙도 심장에 묻힌 쓰레기는 두고두고 속앓이를 하게 될 것이다. 환경양심을 회복하려면 이것을 파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솔직히 이 부분의 정보는 감췄으면 싶다)

그런데, 달리 생각해보니 다 보여주는 게 옳을 것 같다.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대안을 찾는 게 람사르의 정신이라면 굳이 숨길 이유가 없다. 보여주자. 계획에 없다지만 방문단을 배에 태워 을숙도 남단의 난맥상을 모두 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지난 주 배를 타고 을숙도 남단으로 갔더니, 반갑게도 철새 선발대가 와 있었다. 물오리류들의 몸에선 설핏 먼 북방의 바람 냄새가 풍겨났다. 큰고니와 고니는 아직 보이지 않았다. 배를 몬 선장은 "작년 이맘땐 고니가 왔는데, 올해는 늦네. 환경문제로 보이콧을 하나"라며 뼈있는 농담을 던진다.

람사르 행사때 고니들이 와서 전 세계 방문자들에게 감동과 충격을 함께 안겨 주었으면 한다. 낙동강 하구와 부산을 알리는데 고니만한 것이 없으니 감동일 테고, 그곳이 훼손되고 있으니 충격일 게다. 이 일을 겪고 낙동강 하구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면 람사르 효과는 이미 얻은 것이다.

기획탐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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