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들의 의정비 책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행정안전부가 이달 말까지 일선 자치단체의 지방의원 의정비를 결정하도록 시한을 정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의정비 심의위원들의 고심도 깊어가고 있다. 지방의원들에 대한 유급제가 3년째를 맞고 있지만 의정비로 인한 말썽이 끊이지 않고 있어 심의위원들은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대다수의 주민들은 '놀고 먹는' 지방의원들에게 의정비를 지급하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갖고 있다. 반면 보수에 대한 의원들의 감정은 상당히 냉정하다. 유급제에 따라 자신들은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간부 공무원 수준으로 보수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여론과 의원들의 상충된 입장을 조율하기가 쉽지 않다. 자칫 어설픈 결정을 내렸다가 어느 쪽으로부터도 환영을 받지 못하고 쏟아지는 비난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 것이 심의위원들의 처지다. 어느 지자체가 지난해 의정비를 53.2%나 인상하자 주민들이 분노해 주민 발의로 의정비 삭감조례 개정 청구 서명운동을 벌여 1년여 동안 표류하다 일부 삭감되기도 했다.
의정비 책정을 앞두고 있는 심의위원들의 벙어리 냉가슴 앓을 수밖에 없는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래도 심의위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친분에 얽매이거나 상황에 따라 일방적으로 의정비 증감을 결정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의정비를 놓고 시비가 일어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지방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일부 시민단체에서 의정비를 차등지급하자는 안을 내놓았겠는가. 당초 지방의원들이 사욕을 버리고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 제 역할에 충실했다면 심의위원들의 고민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첨병인 지방의원들에게 '무보수 봉사'를 요구했던 지방자치제 출범 때와 달리 의정비를 책정한 이유는 분명하다. 밥값을 하라는 것이다. 의정비 심의위원들의 냉정한 활동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