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CEO의 말, 대통령의 말 /조송현

절제안된 언행…모든 舌禍의 시작

청와대도 자인한 MB표 '막말' 걱정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요며칠 국민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른 사람은 단연 이명박 대통령이 아닌가 싶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대통령의 입 혹은 발언이다. '지금 주식 사면 1년 안에 부자된다'가 그 대표적이다. 이 발언은 불행하게도 분통을 터뜨리거나 절망의 한숨을 토해내게 만들었다.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입을 막을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발언을 자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들린다.

대통령의 발언에 토를 다는 것은 틀려서가 아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적절성과 품격의 관점에서다. 장사꾼의 청산유수 같은 말이 학자의 입에서 나오면 경박하다는 느낌을 받기 십상이다. CEO가 대통령이 돼서도 경영자 같은 언변을 계속하면 품위가 없다는 말을 들을지 모른다. 말의 적절성과 말의 품격(言品)은 내용과 표현이 그 사람의 신분과 지위에 걸맞으냐에 달렸다. 예부터 언품을 판단할 때 화려함보다 가지런함을 높게 친다.

이 대통령이 LA 교민 간담회에서 했다는 "지금 주식 사면 1년 안에 부자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말은 어떤가. 비슷한 발언은 이전에 두 번 더 있었다. 10월 언론사 경제부장 오찬에서 한 '분명한 것은 지금은 주식을 살 때'와 9월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나온 '펀드라도 사겠다'이다.

취지는 '경제는 심리다'는 원론에 따라 국민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은 정작 펀드에 들지 않았다. 주가는 계속 떨어졌고, 만약 가입했다면 30%가량의 손실을 입었을 것이다. 이 대통령의 말을 믿고 샀다가 낭패를 본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1년 안에 부자' 발언 직후 "내년 우리 경제가 정말 어렵다"고도 했다. 말이 도무지 가지런하지(앞 뒤가 맞지) 않다. 증권브로커의 말이라면 몰라도 대통령의 발언으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은 일리가 있다.

대통령의 발언 파문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워싱턴 기자간담회에서 "북한문제의 경우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통일하는 게 궁극의 목표"라고 말했다. 북한이 극도로 거부감을 갖는 '흡수통일'이 목표라고 밝힌 것이나 다름없다. "국민을 남한테서 얻어먹이는 신세를 면해야 한다" "김정일이 대한민국 이미지까지 나쁘게 만든다"는 말도 스스럼없이 했다. 필부들의 표현이라면 문제가 될 게 없다. 그러나 한국 대통령의 발언으로는 거칠기 이를 데 없다. 외교관들은 '외교적 수사' 혹은 '외교적 용어'로 절제되고 정제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상식이다. 말 한마디 단어 하나에 국익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잡미묘한 북한과의 관계에서는 더욱 그래야 한다.

북한은 남북교류 전면 차단을 선언하면서 이 같은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동안 보여온 북한의 막무가내식 행태를 두둔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다만, 이 대통령의 숙성되지 않은 표현들이 북한을 자극한 면이 있고, 이로 인해 상호 이롭지 못한 방향으로 치닫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워싱턴 한국특파원 간담회에서는 우방의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언급으로는 낯뜨거운 발언이 터져나왔다. 오바마의 한미 FTA 재협상 요구 가능성에 대해 이 대통령은 "오바마는 시카고에서 노조의 절대적 지지로 당선된 사람인데, 선거 때 무슨 말인들 못하느냐"고 했다. 오바마의 공약(公約)을 공약(空約)으로 매도한 결례다. 오바마는 물론 미국 정치인들이 "자신이 그랬다고 우리도 그러는 줄 아느냐"라고 받아쳐도 할 말이 없다.

청와대 측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잇달아 파문을 일으키자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고 기사를 써 달라"고 했다. 발언의 자구에 집착해 전체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섞여 있다. 대통령의 발언은 직접 인용하면 위험하고 의역을 해야 소통이 된다는 것을 청와대측이 자인한 셈이다. 예삿일이 아니다.

예부터 말은 내면의 거울이요, 인품을 담는 그릇이라고 했다. 그 사람의 언품이 곧 인품이다. 국가의 수반이자 상징인 대통령의 언품은 개인의 인격을 넘어 나라의 품격, 즉 국격(國格)이다. 그러니 대통령의 적절치 못한 언행은 직접적인 피해를 줄 뿐 아니라 국격마저 떨어뜨리기 쉽다. '경제는 차치하고 말로써 피곤하게 하지나 말았으면 좋겠다'는 푸념이 항간에 나돈다. '경제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니 이 대통령의 몸에 밴 CEO 말투에 정나미가 떨어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국민에게 피곤함을 주지 않는 대통령의 정제된 언행이야말로 경제위기 극복의 묘약이 될지 모르겠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3. 3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4. 4‘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5. 5‘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6. 6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7. 7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8. 8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9. 9‘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10. 10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1. 1‘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2. 2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3. 3교육위 국감 화두 ‘교부금 축소’…“교육감 대응도 안일” 질타
  4. 4부산회생법원 국감 “지역언론 가치 고려 국제신문 살펴야”
  5. 5與, 초광역특구법안 발의 “주 52시간 특례 숙의”
  6. 6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7. 7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8. 8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9. 9[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北 적반하장 용납 못해…추가 도발 감행시 단호하게 대응”
  10. 10"법령 검토해 결정하겠다"던 김지용 중수청장, 국무회의 참석
  1. 1‘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2. 2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3. 3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4. 4송도 바다서 만난 융드립 커피 한 잔
  5. 5가덕 6200억 증액 확약 절실…국회는 특별법 개정안 논의
  6. 6관광과 지역민 함께 성장을…세계가 부산서 묘책 찾는다
  7. 7“친환경 항만 투자 100억 당, 부산 124억 생산유발”
  8. 8동남아 접수하러 ‘부산표 게임’ 방콕행
  9. 9부산은행, 불꽃축제 등 지역축제 발전에 2억 후원
  10. 10예탁원 나눔재단, 17년째 지역상생 실천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3. 3‘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4. 4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5. 5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6. 6“기존 공부량 유지하며 취약점 공략…남은 주말 수능처럼 모의고사를”
  7. 7APEC공원·금련산역 러너지원공간 문 열어
  8. 8“광안리 해변 보행공간 개선…구 차원 추가 캐시백 검토중”
  9. 9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10. 10피습 자작극 정이한, 모친 증인 신청
  1. 1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2. 2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3. 3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4. 4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5. 5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6. 6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7. 7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8. 83연승 KIA, LG 꺾고 2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9. 9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10. 10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주당 ‘13.7시간’ 고용
발가벗겨진 사우디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미래대응기금, 지방재정 기반 흔들어선 안 된다
단일종목 ETF 졸속 심사 인정…책임 소재 밝혀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문화예술의 시대
다민족 사회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