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균형발전 2단계 지역발전 정책을 발표했다. 이번 지역발전 정책 가운데 4대 강 종합정비 사업이 단연 눈길을 끈다. 무려 14조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종합정비 사업은 오는 2012년까지 마무리된다. 4대 강에 대한 제방보수와 하천정비 등을 통해 친환경적인 하천을 만들고 더 나아가 지역균형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역균형 발전의 혜택을 보게 되는 강은 낙동강 영산강 금강 한강이다. 이들 4대 강과 함께 국가 하천으로 관리되고 있는 섬진강은 쏙 빠졌다.
이 때문에 섬진강 주변 지역 주민들은 정부의 시책이 너무 단순하고 허술하기 짝이 없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 섬진강 수계권에 살고 있는 주민들 누구나 그 같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경남 하동을 비롯해 섬진강을 기반으로 생활하는 지역주민들은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그동안 날로 황폐화되어 가고 있는 섬진강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어 지난 1997년 경남과 전북 전남 등 3도 11개 시·군 자치단체에서 섬진강환경협의회를 결성하는 등 '국가 하천' 살리기에 정성을 쏟았다.
1960~70년대 산업개발이 한창일 때 섬진강 골재는 전국의 산업현장에서 인기를 독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물량이 빠져나갔다. 그 여파로 국가 하천은 망가지고 말았다. 남해안 앞바다에서 역류된 바닷물이 섬진강 상류 쪽으로 밀려 오자 하동주민들의 식수원이 짠물로 변해 취수탑을 두 번이나 옮기는가 하면 모래성이 쌓이고 또 예전에 볼수 없었던 전어 상어 가오리 등 바닷고기가 뛰놀고 있다는 강을 보면서 섬진강 주민들은 가슴이 미어졌다.
그뿐인가. 섬진강의 최고 명물인 재첩이 모래 유실로 서식지를 잃어 채취량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논밭에 침수한 바닷물로 토양에 염분농도가 높아 농수산물 수확을 포기해야 하는 농어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섬진강은 지금도 생태변화를 겪고 있다. 이른바 '4대 강'의 종합정비 사업 못지않게 섬진강을 살리는 문제도 시급하다는 말이다. 섬진강 주민들은 언제까지 피눈물을 흘려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