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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신록의 부산을 그리며 /최기의

외국기업 콜센터 외국인 맞춤의료 등 서비스 산업 수출이 미래 부산의 희망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05-19 20:18:20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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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 5월이 익어간다. 5월엔 어린이날이 있고, 어버이날이 있어 다시 한번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하고, 멀리 떠나 사는 사람들에게는 고향을 돌아보게 하는 달이기도 하다. 태백산 줄기가 남으로 달리다가 마지막으로 솟구쳐 빚어낸 영남알프스의 끝자락에 자리한 우리 부산은 태평양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세계적 관문도시로서 컨테이너 처리물량 세계 5위의 해양물류 중심도시이다. 이와 더불어 범어사, 통도사, 내원사 등에서 발원되는 유서 깊은 사찰문화, 바다와 산의 절묘한 조화로 빚어진 신비의 태종대, 달맞이 언덕과 동백섬의 튼실한 엄호 속에 시민들의 안온한 휴식처인 해운대가 있으며, 부산항을 찾는 항해사들의 길잡이가 되고 있는 오륙도는 부산의 랜드마크 아닌 시마크(sea mark)로서 잘 알려져 있다. 또 낙동강 700리 물길이 쉼 없이 달려와 바다와 접하며 빚어낸 을숙도는 철새들의 보금자리로 유명하며, 맑은 날 해거름의 낙조는 일품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자연미에 지정학적 사유로 과거 외국문물을 접하기가 용이했고, 한국전쟁시 타 지역민의 피란처로서의 역할과 70~80년대 산업개발시대 경공업 위주의 산업 생산기지로서의 역할 덕분에 부산과 부산시민은 외부 문물에 대한 개방성과 수용성이 어느 도시보다 크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글로벌화가 가속화되는 지금 다양한 문화에 대한 개방도와 수용도가 높은 글로벌 도시로서의 자질을 잘 갖추고 있는 것이다. 과거 산업화 시절엔 먹고 살기 위해 고향을 등지는 젊은이가 찾는 지역이 주로 생산시설이 운집한 서울, 부산이었지만 지식기반의 정보화시대인 지금은 서울, 수도권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들고 있다. 산업인프라 측면에서 젊은 노동력을 끌어 모을 기반이 상대적으로 열악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긴 하지만, 부산 발전을 바라는 출향인의 한 사람으로 비록 몸은 떠나 있어도 씁쓰레한 기분은 떨쳐버릴 수 없다.

변화와 혁신은 기업생존의 필수요소인 동시에 지속성장 기업이 끝없이 추구해야 할 덕목이다. 기업은 아니지만 기업 경영자적 마인드로 부산시는 최근 많은 변화와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서비스 산업에서의 일자리 창출, 예를 들면 각 기업의 콜센터 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일정부분 성과도 올리고 있다. 콜센터의 특성상 콜센터 소재지가 기업의 본사 소재지와 같아야 할 필요가 없으므로 결국 장비 등 시설투자비가 동일하다면 상담인력의 교육수준이 높고, 건물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이 경쟁우위를 갖게 될 것이다. 좀 더 생각을 넓혀 보면 향후 일본 기업들의 콜센터를 부산에서 유치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지리적으로 근접해 인적·물적교류가 잦은 연유로 부산에는 일본어학과를 개설하고 있는 대학이 많으며, 부산·경남지역의 발음과 억양이 일본어 구사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어 조금만 훈련하면 콜센터 직무 수행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는 여태껏 자동차 선박 반도체 등 공산품 위주의 수출만을 떠올려 왔다. 그러나 산업화시대에서 지식기반 사회, 정보화 사회로 접어든 시점에서 지식기반의 서비스 수출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세계적인 은행인 HSBC를 비롯한 많은 글로벌 대기업들의 콜센터가 인도의 방갈로르나 첸나이 등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서비스 수출의 좋은 사례이다. 공산품은 수출국에서 제품을 만들어 수입국으로 보내야만 외화가 획득되지만 서비스 품목은 비교우위만 확보하고 있으면 수입국 사람이 스스로 찾아와서 수출국 내에서 소비행위를 하는 형태도 가능하다. 요즈음 싱가포르나 태국은 의료서비스와 관광서비스를 연계한 복합상품을 개발해 많은 외국인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인천국제공항에서도 이와 유사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부산도 외국 기업의 콜센터 유치, 저개발국의 신흥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첨단 의료서비스 확충, 오랜 불교문화를 활용한 템플스테이와 같은 선(禪)문화 체험, 영남 알프스 트레킹코스와 온천욕 연계상품 개발 등 부산을 찾는 외국인이 하루라도 더 머물게 하는 다각적인 서비스 품목을 개발, 수출한다면 사시사철 활기가 넘치는 '신록의 부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국민은행 여신그룹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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