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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그린웨이' 마스터플랜 반드시 만들어야 /이준경

도심 속 생태길 걷기 환상적인 아이디어 공사판 되지 않게 감시하고 따져봐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06-02 21:20:56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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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인구의 절반인 32억 명은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다. 대부분의 독자들도 속도와 편리, 욕망을 추구하는 도시에서 살아가다 죽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도 당연히 그럴 것이다. 이렇듯 도시는 극단적인 욕망과 절제되지 않은 이익추구가 최대의 가치인 양 떠 받들어지면서도 동시에 더불어 살아가면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꿈을 이뤄나가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국제신문이 미래도시 부산의 경쟁력과 삶의 질을 확보해 줄 수 있는 대안의 하나로서 '그린웨이'를 화두로 제안한 것은 가치가 있는 일이다. 그린웨이란 말은 일반적으로 녹음이 우거진 공원, 하천, 해안을 따라 난 산책로를 의미하지만 도시그린웨이의 가장 소중한 역할은 독립되어 있는 공간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통로, 광장, 공동체, 연결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과연 부산이라는 도시가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가.

전 세계 리더들은 세계도시, 매력 있는 도시, 창조적인 도시는 단순히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걷고 싶은 도시, 머물고 싶은 공공 공간이 많은 도시, 시민참여가 높은 도시라고 한다. 다행히 부산시가 국제신문과 시민단체에서 역동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부산길걷기운동에 동참하여 '희망근로' 프로젝트 사업비 437억 원으로 85곳에 그린웨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부산시가 진정성을 가지고 명품길 조성과 보행안전을 위해 사업을 추진하겠다면 길을 파헤치고, 오솔길을 넓히고, 포장을 하는 것을 당장 중지해야 한다. 4억 원의 예산으로 온천천 자연초지를 뒤엎고 포장길을 하나 더 만드는 동래구 사업, 수억 원이 투자된 온천천 법면 초지에 연제구에서 또 3억 원을 투자해 화단을 조성하는 것, 금정구에서 2억 원의 예산으로 수영강 자연초지에 제초작업과 인공초화를 식재하는 것, 장산 춘천 계곡을 정비하고 수생식물을 제거하는 데 7억 원을 투자하는 것이 그린웨이가 아니지 않는가.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듯이 그린웨이란 이름으로 그린웨이를 망치고 있다.

그린웨이 조성의 원칙은 많은 돈이 필요하거나, 거대한 토목공사가 아니라 안전성과 접근성을 기초로 있는 길을 연결하고 도심 속에 자연흙길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제공하면 된다. 그런 의미에서 국제신문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그린워킹은 길걷기 운동 활성화를 넘어 부산시의 그린웨이 조성 사업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인 비판 및 대안마련을 위한 토대가 된다.

사실 국제신문은 지난달 20일자 1면 톱기사로 '부산 '그린웨이' 마스터플랜 만들자'라는 제안을 부산시와 학계에 하고, 다음날에는 '그린웨이 구축 전문가좌담회'도 열어 구체적인 대안까지 제시했다. 그런데도 부산시가 삽을 들고 땅부터 파헤치겠다고 나서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이대로 갈 경우 몇 년 지나지 않아 수십억, 수백억 원의 세금을 쏟아부어 복원공사를 하지 않는다고 어떻게 장담하겠는가. 그린웨이 조성에 관한 기본계획도 없이 공사판부터 벌이자는 것은 앞뒤가 뒤바뀐 정도가 아니라 개념이 없는 일이다.

국제신문은 '그린워킹을 위한 그린웨이' 조성 깃발을 치켜들고 나선 마당이다. 시민들도 쌍수를 들어 이 캠페인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숨 막히는 도심거리, 여름이면 햇볕을 가릴 나무그늘 하나 없고, 앉아 쉴 벤치도 없는 삭막한 도시가 부산이다. 도시의 쾌적성이나 환경적인 측면을 놓고 볼 때 부산은 서울 대구는 물론 회색공장지대로 여겨졌던 울산보다도 수준이 낮다고 평가하는 사람이 많다. 외곽에 태평양으로 열린 푸른 바다가 있고, 금정산과 장산 황령산 등 아름다운 산이 있으며, 국내 최장의 낙동강이 흐르고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가진 도시인데도 그렇다.

원인은 부산시에 있다. 부산을 가꾸고 꾸며야 할 추진체인 부산시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다. 아무런 개념이 없다. 원대한 계획이나 도시디자인에 관한 생각을 찾아볼 수가 없다. 학계와 시민단체가 건설적인 제안을 해도 공무원들은 들은 척도 않는다. 그린웨이 조성사업은 부산을 국내 최고의 환경도시로 바꾸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국제신문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생태보전시민의모임 '생명그물'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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