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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부산을 이끌 리더의 자격 /박성조

문화·지식·녹색…세계적 경쟁 트렌드

내년 부산시장 선거 정치곡예사 보다 경쟁선도할 리더 갈망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08-10 20:41:53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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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는 미래에 관한 토론으로 한여름과는 또 다른 열기로 뜨겁다. 이러한 계기를 만든 사람은 사민당의 수상 후보자인 슈타인마이어 씨다. 그는 9월 말 총선을 앞두고 메르켈 독일정부가 아직 이렇다 할 고용정책을 제시하지 않고, 오늘의 경제위기를 극복하여 어떠한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에 함구하고 있다면서 67쪽 분량의 '독일 플랜'을 내놓았다. 그는 이 플랜을 '미래의 노동'이라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독일경제를 '지식화, 녹색화, 문화화'하자는 것이다.

내건 주제는 '녹색성장과 서비스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2020년까지 완전고용을 달성'하자는 것이다. 현재 독일의 실업자는 380만 명으로 추산되며, 세계경제의 침체에 의하여 실업자 수는 점차 늘어가고 있어며, 전문가들은 조만간 실업자 수가 4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플랜이 지난 8월 3일 공식적으로 발표되자 기민당/기사당, 자민당은 완전고용이 '사회주의 국가의 허상'이라는 혹평을 날린 반면 경제계, 지식인, 많은 시민들은 미래를 위한 토론이 필요하다며 환영하고 나섰다. 독일연방재무상은 '독일 플랜을 정확히 탐독하고 난 후 비평하라'고 반박하고 있다. 독일플랜의 실현은 독일국민들이 얼마나 단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전제조건을 내건다.

'독일 플랜'의 구체적 내용은 이렇다. 녹색기술과 산업에서 200만 명, 의료 건강 및 보건산업과 서비스, 전자 및 소프트웨어, 여성균등, 창조분야에서 200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슈타인마이어의 가장 특징적인 것은 '창조적 자본과 산업'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이다. 즉, 출판 음악 TV 연극 설계 디자인 문화관광 그리고 예술/미술분야에서 최소 50만 명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사실 독일에서는 EU의 리스본선언(2002년)에 의한 'EU 전역의 연구/개발지역화' 이전에 지식경제로 가야한다는 논의가 있었다. 당시 슈미트 수상은 미래 경제성장의 원동력은 '굴뚝이 아니고 청사진(디자인)'이라고 했다. 즉, 독일을 부강하게 만든 중화학, 기계공업과 작별하고, 하루라도 빨리 창조적인 지식산업으로 가야한다는 뜻이었다.

왕년의 독일산업의 심장이었던 루르, 자르지방은 거의 폐허가 되었고 일부공장과 탄광은 미술관이나 예술가들의 작업장으로 바뀌었다. 1970년대 초 1차 석유위기 후 서구의 강소국들은 화석에너지와 굴뚝에 의존하지 않는 지식경제와 부가가치 높은 서비스산업으로 옮겨가고, 복지국가의 수정에 급급했다. 고르바초프의 말을 빌리면 '늦게 오는 자는 시간으로부터 벌을 받는다'는 것은 독일경제에 딱 들어맞는다. 유럽의 경제거장, 독일은 창조적 지식경제로 이끌어갈 리더가 없었다.

녹색기술과 산업에서 독일은 세계시장 점유도 20%, 대체에너지 세계점유도 30%를 자랑하고 있지만 중국, 인도, 미국은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그리고 창조적 문화사업, 서비스의 고부가 가치화는 어떻게 될 것인가? 미래경쟁은 녹색경쟁, 지식경쟁, 문화경쟁으로 요약되고 있는데 독일의 리더들은 불안에 잠겨있다.

그럼 한국과 부산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정치인들은 문화, 지식, 녹색에 관하여 세계의 흐름을 알고 있는가? 예를 들자. 부산의 창조적인 작가들은 국제시장의 지하에 가두어져 있다. 부산의 수치다! 정치인들은 '문화관광단지'를 하루 아침에 만든다고 야단 법석이다. 필자는 이러한 것들을 공산주의 동독에서 봐왔다. 우리 조상들은 '문화는 알맞은 햇빛과 물이 주어질 때만 성장한다'는 것이었다.

문화는 자생적이고, 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다듬어야 한다. 중화학공업시대는 많은 인력자본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가 지난 지 오래다. 지식경제시대는 창조적 인간들이 앞장서야 하는 시대이다. 부산만치 좋은 조건을 가진 도시는 세상에서 드물다.

내년에는 부산의 미래를 결정하는 리더를 뽑는다. 부산시민들은 '테이프 커팅'과 '불꽃'에 열광하는 정치곡예사를 뽑아서는 안된다. 지식경쟁, 녹색경쟁, 문화경쟁에서 부산을 어떻게 선도할 것인가에 부산시장 선택의 기준을 두어야 할 것이다.

베를린자유대 종신정교수·동아대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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