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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일본변화의 본질 /탁석산

日민주당 집권은 보통국가로의 변신

좋게만 볼 것 아니라 변화의 본질을 봐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09-20 21:31:34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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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일본 총선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것에 대해 한국의 평가는 대체로 호의적인 것으로 보인다. 신사참배를 하지 않는다고 했고 재일동포에게도 참정권을 부여할 것이라고 하며 또한 한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천명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자민당이 물러난 상황이 한국에게 유리한 상황일까? 신사참배를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 일본의 군국주의에 대한 후퇴이며 자신들의 죄에 대한 반성의 표시일까? 그렇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 보인다. 즉 민주당은 일본의 독립을 주장하는 강경파라는 것이다. 일본의 독립이라는 말이 이상하게 들리지도 모르지만 단순하게 말하자면 미국에서 독립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지금 체제는 미국에게 패전한 후 미국에 의해 세워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은 것이다. 일본은 미국의 뒤에 서서 미국이 하라는 대로 이제껏 해왔다는 것이다. 걸프전이 일어났을 때 130억 달러를 댔다. 물론 유엔의 이름으로 모든 것이 행해졌지만 일본은 미국의 그림자와 같은 존재였고 지금도 그렇다.

영화감독과 코미디언으로 유명한 기타노 다케시는 그의 책 '위험한 일본학'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일본은 미국이라는 야쿠자의 오야붕에게 관리비를 지불하고 있는 상점과 같은 나라다. '네 뒤를 봐줄 테니까, 돈을 내라.' '내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어.' 이것이 현재의 미·일 관계이다. 미국의 지배하에 들어가지 않으면 다른 야쿠자에게 상점을 빼앗기거나, 린치를 당할 테니 어쩔 수 없다. 독자외교는 애당초 불가능한 구조다." 이 발언은 학자의 것이 아니라 대중 연예인의 것이다. 일본의 일반적인 정서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패전 후 60년도 더 지났는데 이런 체제는 아무래도 이상하지 않은가. 이런 정서가 일본에 상당히 퍼져 있었고 이제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미국은 이번 일본 총선 결과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경계의 시선을 보냈던 것이다. 자민당은 지난 50여 년간 요시다 노선을 견지해왔다. 즉 안보는 미국에 맡기고 경제에 전력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일본의 경제부흥을 가져왔고 선진국으로 자리 잡게 하였으나 이제는 다른 국가가 되려 한다는 것이 이번 총선의 민의다. 그것은 민주당의 주역인 오자와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오자와는 40대에 자민당 2인자 격인 간사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자민당을 뛰쳐나와 야당을 하면서 내건 슬로건은 '보통 국가'였다. 즉 일본은 이제 보통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15년 정도의 야당을 거쳐 드디어 집권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보통 국가란 무엇인가? 그것은 다른 말로 정상 국가다. 즉 외국 군대가 주둔하지 않고 외국의 간섭을 받지 않으며 독자적인 군대를 갖는 국가를 말한다. 일본은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헌법상 군대를 갖지 못한다. 하지만 보통 국가라면 이런 일은 이상하지 않은가? 보통 국가라면 군대를 갖는 것이 정상이라는 것이다. 미군의 주둔도 같은 문제다. 외국 군대의 주둔은 보통 국가라면 허용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미국과의 마찰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이 오키나와 공군이나 도쿄 근교의 미군단 사령부에 대해 일부 완화 방침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나 오자와의 입맛을 충족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보통 국가라면 군대도 당연히 가질 수 있으므로 헌법 9조의 수정을 둘러싸고 논쟁이 격화될 것이다. 물론 초기에는 예민한 문제를 건드리지 않을 것이므로 정권이 정착된 후에 논의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일본에서 참의원 선거를 보았다. 그때에도 민주당이 승리를 거뒀지만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중의원 선거가 아니었기에 지금만한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하지만 후쿠다, 아소로 총리를 바꿔봤지만 자민당도 그것이 연명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일본 전체가 전후 질서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아시아와 잘 지내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미국에서 벗어나려 한다면 가까운 중국이나 한국과 친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게다가 중국은 이제 미국과 맞설 수 있는 유일한 강대국이 되어 가고 있지 않은가. 민주당 정권의 출현은 일본이 지향하는 방향을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 한국도 일본 변화의 본질을 보아야 한다.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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