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막힌 고래에 군불 땐들 /조송현

잘못 놓인 구들처럼 빗나간 경제활성책

윗목에 앉은 서민은 불땀 한 점 못 받아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온돌방에 군불을 지펴 본 사람이라면 안다. 구들이 좋아야 방이 골고루 따뜻해진다는 것을. 잘 알다시피 구들(온돌)은 우리 고유의 난방장치다. 군불의 열기(연기)가 골고루 퍼지다 굴뚝을 통해 빠져나가도록 고래(통로)를 잘 만들어야 한다. 고래가 좁으면 잘 막히고 연기가 빠지지 않아 군불을 지피는 데 애를 먹게 된다. 물론 방바닥에 열을 전달하고 머금는 구들장(넓고 얇은 돌)도 두께가 적당해야 겨울 새벽에 자다 말고 다시 군불을 지피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아랫목은 따뜻한데 윗목이 냉골이라면 보통의 경우 군불을 너무 적게 땠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땀 좋은 장작을 충분히 지폈는데도 윗목의 냉기가 가시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십중팔구 고래가 막혔거나 구들이 잘못 놓여진 게 원인이다.

최근 경기회복을 알리는 경제지표들이 곳곳에서 깜빡거린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도 잇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다. 하지만 경기지표를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계층마다 체감경기가 확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국은행의 9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부자들은 지갑을 여는 반면 저소득층은 소비에 엄두를 못 낸다. 월소득 500만 원 이상 고소득자의 소비지출전망지수는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100만 이하 저소득층의 지수는 6~8월 잠시 오르다가 9월 들어 다시 하락했다. 이들 계층 간 체감 경기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말해준다. 올 추석 전후로 유통가도 업태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백화점의 명품과 고가의류 등의 매출은 는 반면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형 할인마트의 매출은 떨어졌다고 한다. 부자들은 경기가 회복됐다며 희색이 만연한데 저소득층은 경기회복이 남의 얘기처럼 들린다. 온돌방의 아랫목은 따뜻한데 윗목은 아직 냉골인 셈이다.

경기회복 양극화가 빚어진 원인은 구들의 원리에 비춰보면, 군불(재정)을 적게 지폈거나 구들(재정투입 구조)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회복을 위한 재정투입이 적었다고 할 수 없다. 정부는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분 아래 사상 최대규모인 28조 원의 '슈퍼추경'을 편성했다는 사실만 봐도 그렇다. 경기 활성화에 불을 붙인다며 4대 강 살리기 사업에 쏟은 예산도 올해 5조8000억 원을 비롯해 4년간 22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다. 물론 희망근로사업과 유류세 감면 등 저소득층을 위한 재정지원도 있었지만 이는 법인세 소득세 감면 등의 '부자감세' 규모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그렇다면 구들의 문제, 즉 재정투입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정부의 경기 회복 및 경제 활성화 정책의 골격은 대기업과 부자들이 상대적으로 큰 혜택을 보는 법인세와 소득세율 인하를 비롯한 감세정책과 4대 강 살리기 같은 대규모 재정투입 사업이다. 그러나 법인세와 소득세를 인하해주면 투자가 늘고, 이것은 결국 고용증대로 저소득층에도 온기가 전해질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은 빗나갔다. 기업들이 돈을 쌓아놓고 투자를 않는다며 대통령까지 역정을 냈을 정도 아닌가. 4대 강 살리기 사업은 환경문제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고용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그러고 보면 경기침체 국면일수록 저소득층에 대한 맞춤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내수 진작과 경기 회복에 효과적이라는 일부 경제학자들의 주장이 훨씬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그리고 이것은 경기라는 온돌방을 골고루 데우는 방법이기도 하다.

정부가 얼마 전부터 중도실용과 친서민을 기치로 내걸었다. 이념적으로 보다 유연해지고, 서민과 중산층에 대한 정책적 배려를 확대하는 것은 국민통합과 경제안정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서민들도 경기회복을 체감할 수 있도록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예산 확대 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정부 내년 예산안은 이 같은 기대를 물거품으로 만들고 만다. '경제회복과 서민생활 안전'에 주안점을 두고 복지예산 비중을 사상 최대로 늘렸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예산안을 뜯어보면 이를 뒷받침할만한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

체감경기가 싸늘한 서민들은 이래저래 내년에도 경기회복을 실감하기 어렵겠다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정부 정책의 근간은 그대로인데 '친서민' 구호만 난무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르포] 심야할증 땐 0시~2시 기준 6240원부터…“택시비 겁나 집 근처서 술자리”
  2. 2유일한 진입로 공사 못 해 97억짜리 시설 개장 지연
  3. 3민주당, 산은 이전에 또 태클…이재명 부산서 입장 밝힐까
  4. 4정부, 2일부터 KTX 최대 50% 할인…숙박시설 3만 원↓
  5. 5선관위 '아빠 근무지' 채용 4명 추가 확인...경남 인천 충북 충남
  6. 6남포동 지하상가서 외국인 발로 찬 50대 입건
  7. 7전국 아파트값 회복세인데... 물량 많은 부산은 '아직'
  8. 8또래 여성 살해 정유정 검찰 송치 “유가족에 죄송하다”
  9. 9'부산 또래 살인' 정유정, 사건 일주일만에야 "죄송합니다"
  10. 10'꽈당 대통령' 바이든 또 넘어졌다
  1. 1민주당, 산은 이전에 또 태클…이재명 부산서 입장 밝힐까
  2. 2선관위 '아빠 근무지' 채용 4명 추가 확인...경남 인천 충북 충남
  3. 3野 부산서 일본 오염수 반대투쟁 사활…총선 뜨거운 감자로
  4. 4"北 해커 빼돌린 우리 기술로 천리마 발사 시도"...첫 대가성 제재
  5. 5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황보승희 의원 경찰 조사
  6. 6北 실패한 위성 발사 곧 시도할 듯...새 항행경고도 南 패싱?
  7. 7‘채용특혜’ 선관위, 감사원 감사 거부
  8. 8尹, 국가보훈부 장관 박민식·재외동포청장 이기철 임명
  9. 9북한 발사체 잔해 길이 15m 2단 추정…해저 75m 가라앉아 인양 중
  10. 10혼란만 키운 경계경보…대피정보 담게 손 본다
  1. 1정부, 2일부터 KTX 최대 50% 할인…숙박시설 3만 원↓
  2. 2전국 아파트값 회복세인데... 물량 많은 부산은 '아직'
  3. 3[단독]부산신항 웅동배후단지 침하 BPA 분담률 60%로 최종 합의
  4. 4파크하얏트 부산, 최대 매출 찍었다
  5. 5원자력硏 "후쿠시마 오염수, 희석 전엔 식수로 절대 부적합"
  6. 6댕댕이 운동회부터 특화 가전까지 “펫팸족 어서옵쇼”
  7. 7약과도넛·홍시빙수…‘할매입맛’ MZ, 편의점 달려간다
  8. 8지난달 부산 소비자물가 3.4%↑…2년 만에 전국보다 높아져
  9. 9부산대에 韓-인니 조선해양기술허브 만든다
  10. 10HMM, 현대LNG해운 인수전 참여...선원노련 "해외매각 반대"
  1. 1[르포] 심야할증 땐 0시~2시 기준 6240원부터…“택시비 겁나 집 근처서 술자리”
  2. 2유일한 진입로 공사 못 해 97억짜리 시설 개장 지연
  3. 3남포동 지하상가서 외국인 발로 찬 50대 입건
  4. 4또래 여성 살해 정유정 검찰 송치 “유가족에 죄송하다”
  5. 5'부산 또래 살인' 정유정, 사건 일주일만에야 "죄송합니다"
  6. 6괌 할퀸 초강력태풍 '마와르'...일본 상륙해 피해 속출 중
  7. 7부산 동명대 부지에 대학동물병원 첫 건립
  8. 8부산 경남 울산 비 그치자 더위 시작..."주말 해수욕 인기 끌듯"
  9. 9부산교정시설 입지선정위 본격 가동…사상·강서 후보지 답사 장·단점 검토
  10. 10비수도권大 65% 글로컬사업 신청…27곳 ‘통합 전제’
  1. 1"나이지리아 나와" 한국 8강전 5일 새벽 격돌
  2. 2‘봄데’ 오명 지운 거인…올 여름엔 ‘톱데’간다
  3. 3‘사직 아이돌’ 데뷔 첫해부터 올스타 후보 올라
  4. 4박경훈 부산 아이파크 어드바이저 선임
  5. 5강상현 금빛 발차기…중량급 18년 만에 쾌거
  6. 6세비야 역시 ‘유로파의 제왕’
  7. 710경기서 ‘0’ 롯데에 홈런이 사라졌다
  8. 8“경기 전날도, 지고도 밤새 술마셔” WBC 대표팀 술판 의혹
  9. 9세계 1위 고진영, 초대 챔프 노린다
  10. 10264억 걸린 특급대회…세계랭킹 톱5 총출동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우리는 제1부두를 맘대로 할 자격이 없다
황령산 봉수전망대에 보내는 간곡한 바람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바뀐 것이 원인이다
낙동강이 아프면 사람도 아프다
기고 [전체보기]
제28회 바다의 날을 보내며
한국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키, 원자력발전
기자수첩 [전체보기]
BIFF 사태, 단순 내부갈등으로 치부될 일인가
업자에 돈 빌려준 경찰들…전세사기 피해자 두 번 울었다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한일회담, 그들의 영구집권은 가능할까?
한국은 여기까지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 중
3차 세계화, 우리는 괜찮을까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학생의 날’이 있다면
“거울아, 거울아!” 그 중독의 마법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피리와 히치리키
엑스포와 나비효과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산은, 새 성장축 발전에 동참하길
‘소통 부재’를 해결하는 법
도청도설 [전체보기]
부산시향의 연륜
부재중전화 스토킹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김해 뒷고기
명태 산업
사설 [전체보기]
BIFF 위상 지킬 근본적 쇄신책 마련하라
‘교육 취업 정주’ 선순환 부산형 청년정책을
세상읽기 [전체보기]
증거에 기반한 최저임금 인상
‘감사하다’라는 인생의 보약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간호법 제정안과 지역사회 보건의료
복지 지출의 원칙과 난방비 지원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새로운 해양시대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가족에게 감사의 꽃을 드립니다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나에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국경제 괜찮은가
한반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등장하고 있다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그림의 맛, 돈의 맛
중세의 혐오와 공감의 정치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밥의 길, 쌀의 미래
원전에 미래를 맡길 수 없다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세계의 대전환, 2030 부울경세계박람회
근고지영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민주당이 ‘노무현 정신’을 되살리려면
대통령의 초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새옹지마
봄의 낭만에 대하여
특별기고 [전체보기]
한일관계, 기초 제대로 잡아가야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어린이를 위한 음악
두 마리 토끼, 콘골트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남농산수화’의 탄생
의재 허백련의 한국적인 산수화
CEO 칼럼 [전체보기]
기후위기 해결에 앞장서는 부산을 꿈꾸며
지역서도 유니콘 기업 나와야 한다
  • 부산항쟁 문학상 공모
  • 부산엑스포키즈 쇼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