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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연례행사 보도 타성 벗어나야 /구명주

PIFF 개막 스타 치중, 기획면 연예면 방불

축제기사 단순 전달…차별화 전략 아쉬워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10-13 20:24:09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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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되면 찾아오는 '기획'들이 있다. 대학신문의 경우 3월 '등록금', 5월·10월 '축제', 11월·12월 '총학생회 평가 및 선거'가 대표적이다. 학보사 기자로 활동할 당시, 이런 굵직한 사안들을 하나씩 넘겨야만 비로소 학기의 마지막 신문이 보였다. 그러나 이런 기획들은 고맙지만 또 미웠다. 매년 비슷한 내용을 올해는 어떻게 차별화할지, 그 요리 방법을 고민해야 했기 때문이다. 주어진 틀이 있기 때문에 매년 똑같은 내용 일색이거나 자칫 특이한 사례에 매달려 흥미 위주로 흐르기 쉬웠다. 일간지 역시 비슷할 것이다. 이번 달 국제신문에는 이 같은 '순환 기획'들이 유난히 많이 보였다. '국정감사', '재보궐선거'와 같은 전국공통의 정치권 이야기를 제외하고도 '부산국제영화제', '불꽃축제', '동래읍성역사축제' 등 지역대표 연례행사 보도가 한자리를 차지했다.

이 중에서도 지역을 불문하고 다뤄지는 '부산국제영화제(PIFF)'의 경우 국제신문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마을사람들! 우리 피프가 이제 열세 살이 되었습니다. 해서, 오늘부터 아흐레 동안 한바탕 생일잔치를 벌일까 합니다"로 시작하는 작년 국제신문 기사가 기억난다. '열세 살 피프 사소한 궁금증에 관한 보고서'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기자의 재치와 알찬 내용이 잘 뒤엉켜 있었다. 올해도 국제신문은 'PIFF 특집판'을 독자들에게 무료 배부함으로써 친절한 '정보제공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영화제의 분위기를 알 수 있는 관련 기사와 현장 사진을 신속히 전달했으며 '2009년' PIFF를 조명하기 위한 특집면도 꾸준히 엮었다. 특히 8일자 'PIFF,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제목의 국제칼럼은 다른 일간지가 담기 힘든 '국제신문'만의 시각을 보여주었다. 14회째의 PIFF를 '사춘기 시절'로 보고 미래를 전망한 것은 시의적절했다.

그러나 개막식을 다룬 9일자 신문은 '영화제' 자체가 아니라 '별'들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을 주었다. 1면부터 아슬아슬한 드레스를 입은 여자 배우들의 사진이 등장하고 12면 PIFF 기획 면에는 아예 '춤추는 소녀시대'를 비롯해 '훈남 배우' 등의 사진이 전면을 장식함으로써 연예면을 방불케 했다. 3면 개막식 기획면도 '재미'는 있었지만 기사가 연예인의 '농담'이나 '말실수' 등을 다루는 데 그쳤다. 내용에 비해 기사의 분량이 과했다.

PIFF와 같은 시기에 동래읍성역사축제가 열렸다. 15회째의 이 축제는 '동래읍성'이라는 역사 현장에서 임진왜란 당시를 느낄 수 있는 '동래성 전투 재현', '부사행렬 및 길놀이' 등의 프로그램을 이어오며 호평받고 있다. 국제신문도 '10월, 부산냄새 물씬 나는 축제로 채운다'와 같은 기사로 행사 내용을 알린 바 있다. 현재 다른 지역에는 '지역'은 없고 '축제'만 있는 예산 낭비형 축제들이 넘쳐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부산의 지역 축제도 재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국제신문이 다뤄 온 단순 정보성 기사는 축제 참여를 돕는 데 의의가 있지만 단편적이고 일시적일 뿐이다. 다른 지역의 축제와 부산의 축제를 비교함으로써 부산지역 축제의 위상을 점검하고 나아갈 길을 모색해 보는 것은 어떨까?

창간 62주년 지면 개편으로 신설된 '영상에세이-뷰파인더'는 사진 한 장과 짧은 글로 감동을 주고 있다. 이 고정란은 꼭 챙겨보고 있는데 '부산의 해녀 이야기'편이 가장 좋았다. 화려한 해운대 건물 사이의 바다에서 '숨비소리'를 냈을 해녀 할머니의 모습에 가슴 한쪽이 뭉클했다.

이처럼 사진은 영향력이 기사만큼 크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더하기'의 효과를 내지만, 잘못 이용할 경우 그 반대다. 지난달 평가에서 지적한 바 있는 1면 사진 배치 문제가 10월에도 그대로였다. 1일자 1면에 사모아 쓰나미의 강타 사진이 '산복도로 부산의 산토리니로 개발'이라는 기사 바로 밑에 실렸다. 정작 사진과 연계된 '사모아 쓰나미 인명 피해' 기사는 구분선이 그어진 채 옆에 동떨어져 있었다. 산복도로 주변 마을의 변신계획을 알리는 긍정적인 기사와 자연재해로 마을 전체가 파괴된 사진을 함께 배치하는 것은 기사 이해를 흩트린다.

내년 이맘때를 상상해본다. 'PIFF'는 15살이 되고, '축제'도 어김없이 돌아올 것이다. 2010년 10월, 국제신문의 지면은 어떤 내용 어떤 방식으로 채워질지 벌써 궁금하다.

부산대 사회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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