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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성공의 가장 빠른 길, 'Back to the basic' /최봉수

즐거워도 절망해도 원점·초심 생각을

잘되는 현장 가보니 기본부터 잘 지켜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10-13 20:25:22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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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는 사자나 호랑이처럼 몸집이 크지 않고, 표범이나 치타만큼 속도가 빠르지도 않다. 그래서 무리를 이뤄 팀워크를 통해 먹이를 구한다. 특히 무리를 지어 꽤 먼 거리까지 추격하여 사냥감을 제 풀에 지치게 해 사냥하는 방법을 애용한다. 눈앞에서 재빠르게 사라져버려도 탁월한 후각을 동원해 끝까지 추격한다. 하지만 세상이 언제나 늑대 편은 아니다. 어느 순간 바람이 냄새를 흩어 놓으면 엉뚱한 곳으로 빠져들기도 한다. 그럴 때 늑대는 어떻게 할까? 처음의 자리로 돌아간다. 추격전이 시작됐던 곳으로 돌아가 다시 추격을 시작한다. 그동안 추격한 게 아까워 대충 중간 어느 곳에서 냄새를 다시 쫓을 법도 한데 말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처음부터 차근차근, 치밀하게 쫓아가기 시작한다. 그 끈질긴 추격에 대부분의 사냥감은 제 풀에 지쳐 쓰러지고 만다. 늑대들이 이렇게 원점으로 돌아오는 본능을 아무런 이유 없이 갖게 된 것은 아닐 것이다. 몇 세대를 거쳐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성공률이 가장 높았기 때문에 이러한 경험이 유전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늑대는 체득하고 있다. 원점에서부터, 처음부터, 그리고 초심에서. Back to the basic! 늑대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의 하나다.

등산을 할 때도 같은 이치가 적용된다. 산을 오르다가 길을 잃었을 때, 지레짐작으로 길을 찾다가는 더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기 쉽다. 산에서 길을 잃었을 때 길을 찾는 확실한 방법은 처음 길을 잃은 곳으로 재빨리 돌아가는 것이다. 힘겹게 걸어온 길을 돌아가는 것만큼 지긋지긋한 일은 없겠지만, 원점으로 돌아오는 것이 가장 빠른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유대인의 지혜서 '미드라시'에 이런 얘기가 있다. 이스라엘의 다윗 왕이 어느 날 궁중의 보석 세공사를 불러 지시를 내렸다. "내가 항상 지니고 다닐 만한 반지를 하나 만들고, 그 반지에 글귀를 새겨 넣어라. 내가 전쟁에서 승리하거나 위대한 일을 이루었을 때, 그 글귀를 보고 우쭐해하지 않고 겸손해질 수 있어야 하며, 또한 견디기 힘든 절망에 빠졌을 때 용기를 주는 글귀여야 한다." 세공사는 최선을 다해 최고의 반지를 만들었지만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어떤 글귀를 새겨야 다윗 왕의 마음에 들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고민을 하다가 지혜롭다는 솔로몬 왕자를 찾아가 조언을 구한다. 한참을 생각하던 솔로몬이 말했다. "이렇게 써넣으세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세공사가 고개를 갸우뚱하자 솔로몬이 다시 말했다. "승리의 순간에 이 글귀를 보면 자만심이 가라앉게 될 것이고, 만약 절망에 빠졌다면 이내 표정이 밝아지고 용기를 얻을 것입니다." 항상 평상심, 원점에 서라는 말이다.

세계 골프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경주는 자신의 인생에 세 가지 모토가 있다고 말한다. 잡초와 계단, 그리고 빈 잔이다. 잡초처럼 끈질기게, 계단처럼 아무리 급해도 한 계단 한 계단씩, 그리고 항상 마음을 비우는 '빈 잔'이다. 언젠가 한 기자가 "당신의 빈 잔은 언제쯤에야 채워집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최경주는 이렇게 대답했다. "빈 잔은 비어 있어야 합니다. 늘 또 다른 새로운 것을 채우기 위해선 항상 비어 있어야죠." Back to the basic! 어쩌면 답답한 말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문제를 해결해서 빨리빨리 성과를 내야 하는데 언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느냐?', '왜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야 돼? 그동안 수고한 것이 아까워'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매주 하루 이틀은 전국 현장을 돌아다닌다. 어느 현장을 방문하든 공통점이 있다. 잘되는 현장은 항상 기본을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전자 게임기로 세계 시장을 제패하고 있는 닌텐도는 사실 100년 전 화투 제조업체로 출발했다. 지금 일본에서는 화투를 즐기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러나 닌텐도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아직도 화투를 생산하고 있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빨리빨리 때문에 썩은 가지만 친다면 튼실한 열매를 맺지 못할 수 있다. 뿌리가 튼튼하지 않으면 썩은 가지는 또 생길 수 있다.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언제든 재발하기 쉽다. 처음으로 돌아가 뿌리를 튼튼히 하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그 길이 사실 제일 빠른 길이다.

웅진씽크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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