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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차이메리카 시대의 도래 /박성조

경제적 상호의존 깊어지는 美와 中, 기후회의서 다시 확인…세계질서의 재편인가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12-28 20:15:23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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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메리카(Chimerica · China(중국)와 America(미국)의 합성어)는 코펜하겐 회의를 망쳤다'. 이것은 덴마크 코펜하겐 회의가 이렇다 할 결과를 내지 못한 원인을 중국과 미국에 묻는 유럽의 분위기를 요약하는 말이다. 독일수상 메르켈은 코펜하겐회의 실패 원인을 들면서 중국을 꼬집으면서도 미국을 비난하지는 않았다. 이번 코펜하겐 회의는 앞으로 미국과 중국이 G7 또는 G20을 중시하지 않는 새로운 세계 정치, 경제 시나리오를 전개하고 있는 것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차이메리카는 중국과 미국의 합성어지만 우리는 이것이 내포하는 함의를 심각하게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하버드대 퍼거슨 교수와 베를린자유대 슐라릭 교수가 2006년 '차이메리카의 종말'이라는 논문에서 처음으로 이 용어의 함의를 적나라하게 논술했다. 차이메리카는 무엇보다 미국경제와 중국경제가 상호의존적인 혼합상태를 말한다. 두 국가의 면적은 지구면적의 13%, 인구는 세계인구의 4분의 1, 경제력은 전 세계 GDP 의 3분의1, 최근 10년간의 전 세계 경제성장의 5분의 2를 점하고 있는 명실공히 G2의 위상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있다.

이러한 두 거대 양국은 경제적으로 상호의존관계를 갖고 있으며 구체적 내용을 보면 지구온난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저렴한 소비재를 대량 생산, 공급하고 있으며, 미국기업에 거액의 자본금을 대여함으로써 중국은 미국의 '생산공장'임과 동시에 '은행'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저렴한 소비재와 중국의 직·간접 금융대여에 의존하고 있다. 만약 지난해와 올해 금융위기 때 중국이 미국기업에 차관을 거부했다면 미국경제는 몰락했을지도 모른다. 즉 미국 경제가 현시점에서 살아남으려면 중국은 산업화를 계속해야 한다. 대단히 흥미로운 사실은 경제적 상호관계의 핵심은 안정화된 이자율에 근거해 중국의 자본이익은 증가한다는 것인데 이는 일반경제이론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퍼거슨과 슐라릭 두 교수는 이러한 미국과 중국 간의 의존관계를 "천국에서 이루어진 결혼과 같다"고 했다.

"중국은 산업화를 계속해야 한다. 중국을 선진국이라고 오해하지 말라"고 원자바오 총리는 명백하게 중국의 입장을 표명했고 BRICs(2000년대를 전후해 빠른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경제 4개국)국가들은 중국의 입장을 지지했다. 코펜하겐에서의 합의 내용을 보면 더욱 명확히 알 수 있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에 대비해서 섭씨 2도 이내로 제한한다', 선진국은 3년간 개도국에 300억 달러로 지원한다. 물론 누가, 언제, 어느 나라를 지원한다는 데는 함구했지만. 선진국은 2020년 말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감소 목표를 제시한다는 등의 애매모호한 합의가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개별국가의 지구온난화 방지조치의 검증을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이미 중국을 위시한 BRICs국가들은 이것을 거부했다.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에 모범생이라고 자처한 EU국가들은 중국의 오만한 태도에 분노하기만 했지 그들 스스로의 결속된 대안을 제시하는 데 실패했다. 중재자로 나선 메르켈 수상은 유럽국가들의 이해관계를 대표할 수 없었다. 이탈리아와 폴란드는 EU의 공동전략을 거부했으며, '중국은 유럽국가들을 어린애처럼 취급했다'고 한다. 더욱이 독일의 경우는 EU모임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삭감하자는 주장을 앞세웠다. 하지만 국내 대형자동차회사들에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자자하다.

금번 코펜하겐 회의가 환경회의로 알려졌으나, 사실상 이 회의는 '경제회의'로 전락했다. 아직 산업화를 추진해야 하는 개도국과 후진국들, 서구선진국들과의 '산업화 우선'이냐, 또는 '환경보호 우선'이냐에 관한 다툼이었다. 내년에 계속될 멕시코 회의에서도 논쟁의 초점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미 예측할 수 있다. 이번 회의는 우리들로 하여금 세계질서라는 게 모든 나라들이 자국이익만 추구하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무정부 상태'를 연상케 한다.

누가 이 세상을 이끌 것인가! 정말 '팍스 차이메리카나'가 오고 있는가?

베를린자유대 종신교수·동아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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