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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부산 글로벌 인재풀을 만들자 /박성조

창조도시 되려면 고급인력 유치부터

국적은 걸림돌 안돼…미래는 인재전쟁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2-01 21:08:17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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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유럽에서는 창조도시에 관한 토론이 계속되고 있다. '주어진 조건'을 활용하는 종래의 이론을 넘어 '창조도시를 만드는 지도자'를 중심에 두는 전략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달 24일자 베를린 '타게스 슈피겔'지는 1면에 주 정부를 이끄는 사민당이 '베를린을 모델 시티로 만들겠다'면서 그간 침체된 도시를 부활시키겠다며 발표한 '신 산업정책론'을 보도했다. 핵심은 서비스산업을 파격적으로 지식경제화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2년 전에 귀향해 고향 부산이 지식창조도시가 되기를 바람에서 허심탄회한 제안을 해왔으며, 또 그것이 실현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부산과 베를린은 유사점이 많다. 인구 360만 명, 영상·영화도시, 컨벤션비즈니스, 호수·해양산업, 다문화도시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결정적 차이점이 있다. 베를린은 고급인력의 풀을 바탕으로 기술재단을 만들어 다섯개의 산학협동 첨단연구단지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해 내외국의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고급인력에 대해서는 국적을 따지지 않는다.

세계화경쟁이 상품경쟁, 기술경쟁을 뛰어 넘어 고급두뇌 확보경쟁으로 뻗어간 지 오래다. 이른바 '탤런트(인재) 유치를 위한 전쟁'(war for talent)이다. 예전에 선진국은 후진국의 인재를 교육시켜 본국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세계화 경쟁의 심화는 선진국들로 하여금 후진국 출신 인재를 포함한 외국 고급인력 유치정책으로 전환케 했다. 인도주의적 개발정책은 가신 지 오래다. 국제관계는 항상 이기주의를 토대로 하는 '경쟁의 무정부상태'이다. 글로벌 인재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세련된 인력 유치 전략'은 필수조건이다.

글로벌 인재경영학(global talent management)이 이를 말해준다. 미국은 이민법을 유연화하고, 호주와 캐나다는 점진적 국적획득 정책 (포인트 제도)으로, 유럽국가들은 외국의 고급인력에게 영주권을 즉시 부여하는 '카드'전략을 각각 구사하고 있다.

우리는 폐쇄국가인 독일과 일본의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두 국가가 한국의 인재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이미 2000년부터 '그린카드' 제도를 도입해 1단계로 2만5000명의 IT전문가를 유치했다.

한국과 북한의 적지않은 고급인력이 독일로 유출되고 있다. 한국의 고급인력 해외 유출지수(brain drain index)는 4.91로 인도(6.76)나 동구권 국가들을 따라가는 형편이다. 일본은 2009년 외국유학생 30만 명을 2020년까지 교육시켜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고도인재 영입추진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지난해 11월 12일 이명박 대통령은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해외고급인력을 정책적으로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밝지 않다.

최근 부산중소기업청에서 내놓은 해외기술인력 도입 지원사업을 보면 외국의 고급인력들이 과연 이런 대우를 받고 부산에 오겠는가 하는 의심이 든다. 부산은 내·외국 고급인력 유치 및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부산은 자연의 혜택에 힘입어 산업구조상 중소기업이 다종다양하다. 이러한 중소기업을 기술적으로 지원할 고급인력의 풀이 절실하다. 부산시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지역의 고급인력 5000명의 전문가들을 파악하는 DB사업을 지원해 거의 완료한 상태이다.

이것만으로는 안 된다. 이를 동반하는 다양한 외국고급인력을 흡수하는 작업도 해야 한다.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독일 철강업체 티센크루프나 프랑스 자동차업체 르노, 이탈리아 선급협회 리나 등은 부산지역 젊은이들에게 첨단기술을 전수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 한국경제학회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2017년까지 외국의 고급인력을 유치 못하면 우리경제는 23조 원의 손실이 생긴다고 예측했다.

한국을 거쳐가는 외국의 창조도시 전문가들은 한국의 도시들이 내일 당장 창조도시가 될 것이라고 과분한 찬사만 한다. 그러나 우리는 부산지역에 얼마나 많은 내·외국의 고급인력이 잠재되어 있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다. 부산은 미래를 SOC 확충에서만 찾지 말고 중소기업을 위한 '글로벌 인재 풀'에서 부산의 미래를 찾아야 한다.

베를린자유대 종신정교수·동아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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