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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시사프리즘] 스포츠와 국제정치 /서주석

남북관계 경색 지속…스포츠 화합 멀어져

첫 공동출전 월드컵 관계개선 기여하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3-07 20:57:52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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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가까이 국민을 열광하게 했던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끝났다. 예기치 못했던 스피드 스케이팅의 잇단 메달 소식과 '효자 종목' 쇼트트랙의 꾸준한 선전, 마지막을 장식한 멋진 피겨 스케이팅 연기까지 선수단의 장거 모두가 한 편의 드라마였다.

한국에서도 독점 중계방송에 대한 논란이 컸지만 미국 역시 NBC가 독점 중계하면서 미국 선수의 경기 장면 위주로 방송하는 바람에 우리 선수들의 모습은 생중계로 많이 접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최근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화제가 될 정도로 김연아의 훌륭한 피겨 스케이팅 연기에 대해서는 이곳에서도 탄성 일색이었다.

겨울 축제는 끝났지만 여진은 남아있다. 뜬금없는 마타도어가 인터넷을 떠돌더니 며칠 전엔 한일 네티즌 사이에 '사이버전투'가 벌어지기도 했다. 어디나 포털 게시판에는 격한 주장이 난무하는 법인데 요새는 외국 게시판에 게재된 글들이 통째로 번역되어 올라오면서 감정싸움이 격화되는 듯하다. 정보화 시대의 어두운 일면이다.

스포츠는 스포츠다. 아마추어리즘을 지향하는 올림픽에서 메달이 개인의 영예에 그쳐야 함은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국가 간의 경기에서는 국가라는 요소가 배제될 수 없으며, 올림픽에서의 메달 경쟁은 곧 국가 간 경쟁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메달 순위가 국력을 반영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국가의 위신에는 영향을 미친다.

근대 올림픽은 19세기 말 태동했다.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 쿠베르탱 남작은 모국 프랑스가 1870년 프러시아와의 전쟁에서 패하자 그 원인이 청소년의 체력과 정신력 약화에 있다고 보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영국 퍼블릭 스쿨의 사례에 따라 프랑스의 정규 교육에 체육이 포함되는 데 기여했다. 물론 그의 업적은 국가 체육을 뛰어넘어 인류 발전과 국제 평화를 위한 올림픽운동의 성공적 주창에 있다.

올림픽의 역사에는 지나친 국가 간 경쟁으로 스포츠 정신이 얼룩진 경우가 무수히 많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은 나치즘과 독일 민족의 우수성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됐다. 냉전 시대 올림픽은 동서 진영 세력 대결의 장이었고, 냉전 막바지인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과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은 미국과 소련의 신경전으로 반쪽 대회로 치러지기도 했다.

이렇듯 스포츠의 정치적 이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특히 후진적 국가에서 쉽게 발견된다. 근대 스포츠 자체가 근대 유럽국가의 문화적 제국주의의 도구라는 시각까지 있다. 그러나 스포츠가 갖는 순기능도 무시할 수 없다. 1972년 역사적인 미중 화해의 배경에는 그 전해 미국 탁구단의 중국 방문이 있었고, 1956년 멜버른 올림픽과 1960년 로마 올림픽에서 동서독이 동시 입장하면서 양독 화해의 물꼬를 텄다. 우리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남북한은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단일팀을 구성하여 출전했다. 또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이어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등에서 동시 입장함으로써 국제사회에 한민족임을 과시한 바 있다.

현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경색된 결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도 남북한 동시 입장이 무산됐다. 남북한이 스포츠 제전에 동참하면서 접촉과 교류를 늘리고 상호 이해를 증진해나갈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다. 북핵 문제에 관한 6자회담 재개가 아직도 가시화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서해북방한계선(NLL) 일대 수역에 대한 해상 포격을 여러 차례 감행하고, 며칠 전에는 남한당국이 금강산과 개성 관광을 계속 막으면 관광 사업과 관련한 합의와 계약을 모두 파기할 것이라는 엄포까지 놓았다.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지만 관계가 없으면 주도적으로 상황을 관리해나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올 6월에는 남북한이 처음으로 참가하는 남아공 월드컵이 개최된다. 스포츠 교류를 포함해 남북관계를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적극 대처해나가는 정부의 노력이 요망된다. 미국노스캐롤라이나대학 방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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