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검찰의 풍경 /조송현

스폰서 논란…우울한 검사들

확실히 개혁해야 국민이 납득한다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올 들어 연이어 터지는 대형 사건들이 우리를 놀라게 한다. '스폰서 검사' 의혹 파문은 어느 것 못지않은 충격이다. 100여 명이나 되는 검사들이 건설업자에게 향응과 접대를 관행처럼 받아왔다는 의혹은 '검찰의 풍경'을 엿보게 해준다.

의혹의 중심에 선 박기준 부산지검장의 태도는 검찰의 풍경을 더욱 뚜렷하게 그려준다. "내가 당신한테 답변할 이유가 뭐 있어, 당신이 뭔데, 네가 무슨 PD야." "다른 사람을 통해 당신한테 경고했을 거야, 그러니까 뻥긋해서 쓸데없는 게 나가면 내가 형사적인 조치도 할 것이고, 민사적으로도 다 조치가 될 거야." 박 지검장이 향응·접대 의혹을 취재하는 방송사 PD에게 한 말이다. 전후 사정을 전혀 모르는 일반 시민들에게 이 발언의 주인공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 맞춰보라면 어떤 대답이 나올지 궁금해진다. 누가 들어도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복(公僕)의 이미지는 떠오르지 않을 것 같다.

박 지검장의 말투는 특권의식과 오만이 내면화되고 체질화된 검찰의 상징처럼 다가왔다. 그의 말에는 공복의 절제와 봉사심, 지식인의 지성과 세련미를 도무지 찾아볼 수 없다. 오직 힘을 믿는 조직의 보스 이미지를 연상시킬 뿐이다. 기자가 받은 인상은 다른 보통사람과 대동소이했다. 직장인들의 술자리나 인터넷 사이트에서 확인되는 사실이다. 게다가 'PD 수첩'을 본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박 지검장의 발언이 비단 해당 PD뿐 아니라 마치 자신에게 겁박하는 것처럼 느꼈다고 한다. 그의 폭언이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는 이유다.

특정 사안에 대한 개인의 언변으로 그가 속한 조직 전체를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검사 동일체 원칙'이 적용되는 검찰의 경우 박 지검장의 태도는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 그는 지방검찰청을 대표하는 지검장이자 검찰 전체 조직의 수뇌부이기 때문이다. 모든 검사들이 그렇다고 매도하는 것과 분명 다르다.

박 지검장의 문제의 발언은 검찰조직의 산물이며, 이는 곧 검찰이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기 때문이라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검사 출신의 한동대 김두식 교수는 자신의 저서 '헌법의 풍경'에서 검찰의 막강한 권한을 '누구나 잡아들일 수 있는 검찰' '누구나 풀어줄 수 있는 검찰'로 표현했다. 이보다 더 무서운 권력이 있을까 싶다. 더구나 기소편의주의와 기소독점주의라는 이름으로 법이 보장하고 있으니.

하지만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항상 옳은 방향으로 쓰이리란 보장이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이 던지는 메시지가 바로 이것이다. 인간의 본성상 권력은 항상 잘못 쓰일 수 있으며 그래서 견제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법의 정신'의 요체이며, 민주국가에서 채택하는 삼권분립은 그 의미를 구현한 방법의 하나이다.

김두식 교수의 '헌법의 풍경'을 조금 더 인용해보자. 헌법과 법률의 목적은 흔히 오해하듯 국민을 통제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국가 권력의 '괴물화'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데 있다. 그리고 검사를 비롯한 법률가들은 그 법이 올바르게 기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들이 고유의 역할을 포기한 채 자신과 자신이 속한 조직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면 '괴물'이 된 국가의 수족 신세로 전락하게 되고, 시민들은 그 괴물 국가의 횡포에 희생당하게 된다.

기자는 대한민국이 괴물로 변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검찰과 법조계가 괴물의 수족으로 전락했다고는 추호도 생각지 않는다. 다만 그 같은 우려를 많은 시민과 함께 공유하고 있다. 이번 '스폰서 검사' 의혹 파문과 박 지검장의 발언으로 우려의 농도가 짙어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 같은 시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검찰은 먼저 거울을 닦는 심정으로 제기된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그리고 일그러진 모습이 나타난다면 검찰은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적 요구를 외면해선 안 된다. 그것이 아름다운 검찰의 풍경을 위한 일이다.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면적 조율만 남았다…55보급창 이전 속도
  2. 2영화의전당 앞 도로 지하화 10여년 만에 본격화
  3. 3“소나무 뽑은 구덩이에 ‘아동’ 묻었다” 참상 담은 詩와 수필
  4. 4부산서 판매된 로또 1등 27억, 주인 못 찾아 한 달 뒤 소멸
  5. 5엑스포 관람객 UAM 수송…4월 불꽃축제 부산 매력 알린다
  6. 6‘해운대 그린시티’ 체계적인 도시 정비의 길 열렸다
  7. 7공무원이 허위공문서에 음주운전 폭행까지...부산시 9명 징계
  8. 8도시철도 무임승차 지원 논란, 노인연령·연금 조정으로 번져
  9. 9튀르키예 시리아 강진 사상 2만명 넘어 휴교령...尹도 원조 지시
  10. 10지구대서 넘어진 만취자 ‘의식불명’
  1. 1면적 조율만 남았다…55보급창 이전 속도
  2. 2부산 북강서 동래 획정 최대 관심사로, 남구 합구는 불가피
  3. 3[뉴스 분석] 尹도 安도 총선 공천권 절실…진흙탕 전대 불렀다
  4. 4[속보] ‘김나연대’ 김기현-나경원 손 잡았다…與 전대 판 뒤집히나
  5. 5때릴 때는 언제고? 친윤계 초선의원들, 나경원 찾아 구애
  6. 6화물차 안전운임제 폐지·‘번호판 장사’ 퇴출
  7. 7화주-운송사 자율 운임계약…화물연대 “운송료 깎일 것” 반대
  8. 8학교시설 개방 확대할 수 있는 길 열린다
  9. 9오흥일 울산교육감 보궐선거 후보 사퇴
  10. 10野 ‘이상민 탄핵’ 본회의 보고…대통령실 “어떤 법 위반했나”
  1. 1부산서 판매된 로또 1등 27억, 주인 못 찾아 한 달 뒤 소멸
  2. 2엑스포 관람객 UAM 수송…4월 불꽃축제 부산 매력 알린다
  3. 3‘해운대 그린시티’ 체계적인 도시 정비의 길 열렸다
  4. 4올해 세무사 700명 이상 뽑는다…공무원 출신은 별도 선발
  5. 5금융위 고위직 지원 없더니…尹캠프 인사 내정됐었나
  6. 6우크라, 전쟁 중에도 현지실사 확정…한국에 '복병' 되나
  7. 7'옥중지시' 김만배, 월평균 22회 변호인 접견
  8. 8“주변도 행복하게”… 부산시 도시정비사업 가이드라인 수립
  9. 9한국 외환시장 빗장 풀린다…새벽 2시까지 해외에 개방
  10. 10해경, 수협중앙회장 선거 앞두고 진해수협 압수수색
  1. 1영화의전당 앞 도로 지하화 10여년 만에 본격화
  2. 2“소나무 뽑은 구덩이에 ‘아동’ 묻었다” 참상 담은 詩와 수필
  3. 3공무원이 허위공문서에 음주운전 폭행까지...부산시 9명 징계
  4. 4도시철도 무임승차 지원 논란, 노인연령·연금 조정으로 번져
  5. 5지구대서 넘어진 만취자 ‘의식불명’
  6. 6부산중구 신청사, 용두산공원에 설립될까
  7. 7새벽 부산 부암고가교서 음주운전 의심 차량 충돌 전복
  8. 8신당역 화장실 스토킹 살인 전주환 1심서 징역 40년
  9. 9의대생도 지방 떠나 서울로…부산 3년간 57명 중도탈락
  10. 10부산 울산 경남 이제 봄? 낮 최고 13~16도...내륙 일교차 15도
  1. 1롯데 ‘좌완 부족’ 고질병, 해법은 김진욱 활용?
  2. 2267골 ‘토트넘의 왕’ 해리 케인
  3. 3벤투 후임 감독 첫 상대는 콜롬비아
  4. 45연패 해도 1위…김민재의 나폴리 우승 보인다
  5. 5‘이강철호’ 최지만 OUT, 최지훈 IN
  6. 6임시완, 부산세계탁구선수권 홍보대사 위촉
  7. 7롯데 괌으로 떠났는데…박세웅이 국내에 남은 이유는
  8. 8쇼트트랙 최민정, 올 시즌 월드컵 개인전 첫 ‘금메달’
  9. 9폼 오른 황소, 리버풀 잡고 부상에 발목
  10. 10황의조 FC서울 이적…도약 위한 숨 고르기
우리은행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더불어 살며 지켜가야 할 피란수도 부산
55보급창은 반드시 공원이 되어야 한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연의 법, 인간의 법
낙동강 녹조를 그대로 둘 것인가
기고 [전체보기]
‘부산이라 좋다, Busan is good!’인 이유
수산자원, 잘 이용하고 관리해야
기자수첩 [전체보기]
학교 신축 공기지연, 노조 탓만 할 수 있나요?
김해시장, 소통행정 이후가 중요하다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한국은 여기까지다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3차 세계화, 우리는 괜찮을까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문화자산을 물려받는다는 것
토착화한 망자를 위한 노래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먼저 온 미래’ 영도에서 2030 부산 해법 찾기
‘부산’이라는 아이 어떻게 키우겠습니까
도청도설 [전체보기]
총기 난사
마스크 안 벗는 이유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너무나 완벽한 음식 식해
여러분 모두 미식가 되세요!
사설 [전체보기]
도시철도 노인 무임승차, 국비 지원 필요하다
영도에서 ‘부산형 워케이션’ 가능성 확인하자
세상읽기 [전체보기]
부산진 수상비행장을 아세요?
자동차산업, 정의로운 산업전환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 지출의 원칙과 난방비 지원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새로운 해양시대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수평선을 바라보며 동백꽃을 사랑하며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반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등장하고 있다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신정과 설날 사이의 단상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다시 블랙리스트
정치인의 언어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근고지영
단석산 신선사의 목탁소리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새해엔 선거개혁 위한 결단 기대한다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이태원 연가
특별기고 [전체보기]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노엘합창단
절대음감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당 김은호의 ‘매란방’
풍곡 성재휴의 ‘배암 나와라’
CEO 칼럼 [전체보기]
초고령 선진국에 걸맞은 변화
자율주행의 위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