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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재난과 현대과학의 한계 /성대동

현대과학이 급속히 발전해도 아직 해결 못하는 분야가 너무 많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5-10 21:02:27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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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한 천안함의 함미를 들어 올리는 데 17일이나 걸렸다. 바다 위에 큰 바지선을 띄우고 그 위에 로봇 팔과 같은 긴 팔이 바닷속을 헤집고 들어가 함미를 번쩍 들어 올릴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현대과학으로도 그렇게는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첨단과학이 발달한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일반인들도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아주 초보적인 방법밖에 없었다. 이게 현대과학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다. 아무리 현대과학이 발달하였다 해도 천안함과 같이 바다 밑 깊숙이 가라앉은 배는 바로 건져 올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도 해양과학이 더욱 발전해야하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미국 멕시코만 해상에서는 지난달 20일 트랜스오션사의 석유 시추시설 '디프 워터 호라이즌'이 폭발로 침몰하면서 현재 하루 5000배럴가량의 원유가 흘러나와 바다로 유출되고 있다. 단순한 선박사고로 인한 기름 유출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치 어마어마한 기름이 유정에서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해결책은 우물을 막듯이 기름이 분출돼 나오는 구멍을 강제로 막으면 된다. 그런데 그 압력이 상상도 못할 만큼 커 현대과학으로도 쉽게 막을 수 없는 게 문제다. 앞으로도 유사한 사건이 생길 것에 대비하여 바닷속 유정에서 원유가 뿜어져 나올 때 인근의 다른 암반층에 구멍을 신속하게 뚫어 유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원유의 압력을 줄여주는 기술을 하루빨리 개발해야 한다.

지난달 14일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에서 발생한 화산 폭발로 인한 화산재 때문에 비행기 이착륙이 금지되자 전 세계의 항공기 여객이 공항에 갇히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하였다. 화산재에 함유된 작은 암석 조각과 모래 성분 등이 항공기 엔진에 유입될 경우 엔진을 멈추게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1982년 6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떠나 호주 퍼스로 향하던 항공기의 엔진 4개에 화산재가 유입되면서 엔진이 모두 꺼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 여객기는 엔진이 꺼진 상태에서 하강하다 겨우 재점화한 뒤 비상착륙했다. 비행기 엔진에 화산재가 빨려 들어가지 않는 특수 필터를 개발해야 하는데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 엔진에 흡입되는 공기의 유입 속도가 워낙 크기 때문에 필터가 견뎌내지 못한다.

안개가 자욱이 낀 날은 비행기가 이착륙을 못한다. 시계가 흐리기 때문이다. 아직도 비행기가 뜨고 내릴 때는 육안으로 조종한다. 병원에서 자기영상촬영으로 머릿속 병변을 찾아내듯이 레이저 빔으로 안개 속에 갇혀 있는 공항의 활주로에 진입하는 항공기의 초당 접근 속도와 지형지물을 상세하게 시뮬레이션하여 조종사에게 확보해 주면 쉽게 이착륙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과학으로도 이런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세계적인 첨단무기를 갖고 있는 미국도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에서 많은 미군의 인명손실을 입고 있다. 자폭테러 때문이다. 몸에 무기를 두르고 자기 몸을 날려 다른 사람을 죽이는 테러범들에게 현대과학은 속수무책이다. 먼 곳에서 자폭테러범이 가까이 오기 전에 폭탄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센서가 있다면 대처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과학은 이 점에서도 답을 내놓지 못한다. 많은 과학자들이 자폭테러범들이 몸에 두르고 있는 폭탄을 멀리서 감지할 수 있는 센서-일명 전자 코-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완벽하지 않다.

올해만도 벌써 세계 도처에서 큰 지진이 많이 발생하였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짐승들은 미리 대피한다는 얘기도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지진이 나기 전에 대피하여 재난을 피했다는 소식을 아직 들은 바 없다. 적어도 하루 전쯤이나 몇 시간 전에라도 알려 주면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다.

시속 300㎞로 달리는 KTX를 타면 현대과학의 발전에 탄복한다. 교통의 발달로 도쿄와 상하이는 한나절 거리에 있다. 범인이 흘리고 간 침 한 방울로 웬만한 사건은 해결할 수 있다. 이렇게 과학이 하루하루 발전하고 있어도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는 분야가 너무 많아 안타깝다. 동아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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