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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게임의 법칙을 지배하라 /최봉수

후발주자로 선두 추월하려면 자전거를 버리고 오토바이 타야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5-25 20:24:26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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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게임 하나 해보자. 서울에서 부산까지 누가 빨리 가느냐는 게임이 있다. 한 사람이 먼저 자전거를 타고 출발한다. 그러자 뒤늦게 그를 따라 여러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뒤를 쫓는다. 먼저 출발한 사람이 저 앞에 홀로 달린다. 그 뒤로 2, 3등이 몇십 미터 거리를 두고 뒤를 따른다. 뒤늦게 출발한 주인공이 이들을 제치고 1등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선두에서 달리는 그들보다 더 열심히, 더 빨리 페달을 밟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서서히 선두권과 거리를 좁힌다. 그러자 선두로 달리던 그들이 화들짝 놀라 열심히 그리고 더 빨리 페달을 밟기 시작한다. 주인공도 미친 듯이 페달을 밟는다. 그러나 선두와 벌어진 간격을 이제 더 이상 좁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면 주인공은 영원히 1등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일까? 다른 방법이 없을까?

정답은 바로 '자전거'를 버리고 '오토바이'로 갈아 타는 것이다. 물론 KTX나 비행기를 타는 방법도 있다. 게임의 규정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누가 가장 빨리 가느냐'였지, '꼭 자전거를 타야 한다'는 룰은 어디에도 없었던 것이다. 뒤늦게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은 제일 먼저 출발한 사람이 자전거를 타는 바람에, 자전거를 타는 것을 게임의 룰로 착각한 것이다.

여기에 엄청난 비밀이 숨어 있다. 똑같이 자전거를 타고서는 먼저 출발한 선두를 추월하기는 매우 어렵다. 선두가 토끼처럼 중간에 낮잠을 자지 않는다면 말이다. 선두는 게임 중 하나의 선택사항인 자전거 타기를 마치 게임의 룰인 것처럼 포장하고,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을 호도한다. 그들이 '자전거 타기'를 버리고 '오토바이 타기'를 선택하여 게임의 질서를 바꾸는 변화를 저지한다. 그래서 1등을 지킨다. 선두의 이러한 노력이 현실에서 힘을 갖는 것은, 1등이 게임의 질서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게임의 법칙은 경쟁자의 논리를 무력화하고 자신의 논리가 게임을 지배하도록 함으로써 강력한 경쟁적 우위를 획득하고자 하는 데 있다. 그래서 현재의 질서에서 상대적 이익을 얻는 개인이나 집단은 변화를 원치 않는다. 역사를 돌아봐도 지배세력이 변화를 주도하는 경우는 없었다. 이와 반대로, 기존 질서에서 불이익을 받는 사람들이 변화를 주도해 게임의 법칙을 바꾸려고 한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변화는 중심이 아니라 변두리에서부터 일어난다.

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만일 우리가 어떤 분야에서 1등을 달리고 있다면, 현재 게임의 질서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그리고 질서를 바꾸려는 후발주자들의 논리를 무력화하고, 그들이 '오토바이 타기'를 시도할 것에 대비해서 스스로 변화도 준비해야 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명언도 세상의 중심에 있는 집단이 스스로 정화하려는 자율적 의지가 없이는 스스로 부패해 간다는 것이다. 사실 현 질서에서 고통받지 않은 사람이 스스로 질서를 부정하는 생각과 행동을 갖긴 어렵다. 그러나 중심에 선 사람이 그러한 노력을 게을리하면 언제든지 '오토바이 타기'가 나타나 게임의 질서를 한순간에 바꿀 수 있다.

또 만일 우리가 후발주자여서 선두를 쫓고 있다면, 과감히 게임의 질서를 바꾸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 사실 '자전거 타기'를 게임의 룰로 착각하기 쉬워, 자전거를 버리고 '오토바이 타기'를 상상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모두가 '예'라고 할 때 혼자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조금만 더 열심히 페달을 밟으면 1등을 추월할 수 있다는 유혹과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자전거' 버리기를 주저하게 한다.

한 분야에서 1등을 유지하기 위해서 혹은 후발주자로 1등을 추월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은 혁신이다. 자신을 스스로 부정할 수 있는 내적 동력도 혁신에서 나온다. 그리고 게임의 룰을 바꿀 수 있는 결단과 추진력도 혁신에서 나온다. 혁신은 자신을 끊임없이 거듭나게 한다. 머물지 않게 하는 열정을 불러일으킨다. 흐르지 않는 물은 썩는다. 뜨겁지 않은 미지근한 물에서 개구리는 서서히 죽어간다. 1등을 지키는 일에도, 또 1등을 하는 일에도 혁신적 사고가 최고의 무기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웅진싱크빅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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