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부산지역 중소기업은 8644개에 이른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의 집계에 따른 것이다. 이 가운데 부산시 선도기업은 1013개나 된다. 지역 중소기업 9곳 중 1곳은 선도기업인 셈이다. 이런 선도기업들을 말 그대로 해당 분야의 '선두'로 인정할 수 있을까.
2006년 도입된 '선도기업'은 부산시가 10대 전략산업 업종에 맞는 경쟁력 있는 기업 1000곳을 선정, 각종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중견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들 선도기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각 분야에서 리딩 기업으로 인정받는 선두주자도 '선도기업'이고, 해당 분야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도 '선도기업'으로 분류됐다. 이 같은 기준이 형평성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급급해 기업이 조건만 갖추면 무조건 선도기업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선도기업으로 지정된 업체들조차 '부산시 선도기업' 명패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게 됐다.
선도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도 부족하다. 선도기업을 제대로 키우려면 이 분야에 대한 특단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지원책은 어떤가. 부산시와 유관기관의 사업 참여 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선도기업만을 위한 R&D(기술개발) 자금은 한 해 15억 원에 그쳐 1000개 기업이 혜택을 받기엔 '새 발의 피'다. 홍보라고는 홈페이지에 업체 리스트를 올려놓거나 시청 상품홍보관에 제품을 전시하는 것이 전부다.
선도기업 제도가 2006년 당시 시장선거 공약에서 나온 것이다 보니 이처럼 기형적인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도기업 1000개 육성을 공약으로 내걸었으니 '일단 만들어놓은 시늉이라도 내자'는 조급주의가 이런 결과를 낳게 됐다는 것이다. 대책도, 재원도 없이 인증서만 남발한다고 해서 기업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다.
부산시가 선도기업을 키울 의지가 있다면 우선 선도기업 인증기한제도를 빨리 시행해서 조건에 맞는 기업을 가려내고, 이들 기업을 육성할 만한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