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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남북관계 어디로 갈 것인가 /조경근

주변국 北억지력과 北 내부사정을 볼 때 대대적 군사충돌은 가능성 크지 않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5-30 20:41:47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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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관계가 악화 일로에 있다. 현재로선 진보 정권 10년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간 형국이다. 한국은 미국 일본과의 협력 속에서 북한에 타격을 가할 정책을 이미 내놓았거나 더 효과적인 강경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북한 또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어조로 적개심을 표출하면서 마침내 남북관계의 단절을 선언했다.

이런 상황을 두고 가장 궁금한 것은 군사적 충돌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과연 벌어질 것인가라는 점과 앞으로 남북관계는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점이다.

먼저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크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대답을 내놓을 수 있다. 세상일이 예측대로 되지는 않지만 남북한 무력 충돌은 쉽게 일어날 일이 아니다. 이유는 첫째, 남북한이 한반도의 안정을 바라는 4대 강국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점이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는 한반도의 불안정을 초래할 남북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는 데 이해관계를 같이하고 있다. 중국이 북한을 감싸고 있지만 북한이 더 이상 어떤 군사 행동도 하지 않도록 강력한 입장을 전달해놓은 것이 분명하다.

둘째, 한미일의 북한에 대한 억제력 강화다. 휴전선, 동해와 서해 경계선에서의 방어, 대응 태세가 한층 강화됐다. 뿐만 아니라 이미 발표된 한미 합동군사훈련 실시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사전경고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일본도 유사시 한미의 대응에 적극 협력한다는 입장을 정해놓고 있다.

셋째, 북한의 초강경 대응은 상당 부분 내부 결집용이라는 점이다. 북한의 내부 결속력은 경제 피폐와 화폐개혁 실패 등으로 인해 많이 흐트러져 있다. 또 서두르고 있는 김정은 후계 작업이 김정일 위원장 건강 악화가 사실임을 확인시켜 주민들의 불안감을 높여 놓았다. 따라서 북한 권력층은 이왕 벌어진 사태를 해이해진 사회 통합력을 회복하는 데 그리고 현 지도층에 대한 충성도를 견인하는 데 활용하려는 속셈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들에서 세간이 우려하는 무력 충돌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실수로 인한 충돌, 제한적인 목적을 위해 고의로 벌이는 매우 국지적인 충돌은 있을 수 있다.

남북관계가 도대체 어디로 갈 것인가의 문제는 관련국들의 움직임에 달렸다. 첫째, 북한의 내부 사정이다. 북한이 지금의 위기 조장을 통해 내부 결속을 어느 정도 다지게 되면 남한과의 관계 복원에 나설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관계 단절이 북한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에 심각한 타격을 주기 이전 시기를 현상 타계 시점으로 잡을 공산이 크다. 즉, 북한 사회가 어느 정도 통합력을 회복하면서도 경제적 어려움은 파탄 상태에 들기 전의 어느 시점에서 북한이 지금의 태도를 변경시킬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이다.

둘째, 중국의 입장이다. 중국이 당분간은 북한을 감싸고 관계 단절로 부족해진 물자를 적당 수준 지원하겠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반도 안정을 누구보다 강조하고 그 균형자의 하나임을 자처해온 중국으로서는 초강경 대응의 북한을 계속해서 용인하기가 어렵다. G2의 체면상으로도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미국과 일본, EU로부터의 압력까지 감안한다면 결국 북한이 적절한 모양새 갖추기 속에서 단절 상황을 타계토록 종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셋째, 한국과 미국의 입장이다. 한국은 북한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자신의 방위권이라고 생각하는 지역에서 무력행사가 벌어진 사실에 당혹스럽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요구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북한 핵무기다. 북한이 핵문제에 대해 6자회담 단순 참여에서 진일보한 제안을 하고 체면을 구기지 않는 선에서 사과 표명을 하면 한미는 수용할 것이고 현 상황은 위기 타계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될 것이다.

시기의 문제가 남는다. 클린턴 국무장관의 말처럼 '긴 호흡'이 필요하지만 수년이 걸릴 일은 아니다. 따라서 현 사태에 차분한 마음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정치인들이 중대 국익 앞에서도 정신을 못 차리면 국민들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경성대 교수·기획조정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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