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4대강과 '노아의 방주' /박창희

홍수 막겠다는 4대강 사업이 올여름 홍수 오히려 키우지나 않을지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경북 상주에는 경천대(擎天臺)라는 절경이 있다. 모래톱이 좋고 경관이 장쾌하다. 하여 낙동강 제1경이다. 4대 강 사업은 이곳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경천대 아래 5㎞ 지점에 상주보가 들어서기 때문. 보 높이가 11m(길이 335m)로 댐과 다를 바 없다. 경천대 주변의 모래톱 80%가량이 사라진다고 한다. 경천대와 상주보 사이의 대형 하중도인 오리섬은 '낙동강 오리알'이 될 처지. 생태공원을 만든다는 명분 아래 포클레인 군단이 진주, 연일 파고 싣고 자르고 파묻느라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간신히 남겨진 일부 버들군락이 몸서리치듯 떨고 있었다.

지난주 시민단체와 그곳을 찾았다가 한동안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깟 인공 오리배를 띄우려고 숨 쉬는 오리들을 쫓아내는 꼴이라니….

막무가내 돌관(突貫)공사를 누가 막을 수 있을까. 국민 70%가량의 부정적 여론도 막지 못한 4대 강 공사를 누가 막는단 말인가. 하느님이 나선다면? 하느님 같은 소리하네! 설왕설래 중 답사에 참가한 누군가 '개그콘서트' 흉내를 내며 말했다. "엄청난 대홍수를 당해 봐야 그때, 아~할거야!" 한바탕 씁쓸한 웃음이 지나갔다. 우스갯소리를 받아 누군가가 '노아의 방주(方舟)' 이야기를 덧붙였다.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는 인간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천벌에 관한 이야기다. 인류의 선조들이 나날이 포악해지므로 하느님이 대홍수를 내려 인류를 멸망시키고자 하였다. 이 심판에서 제외된 정의로운 자가 있었으니 노아(Noah)다. 하느님의 특별한 계시로 홍수가 올 것을 미리 알게 된 노아는 큰 배(방주)를 만들어 그의 가족과 각 동물 한 쌍씩을 태운다. 마침내 대홍수가 나고 세상이 물바다로 변한다….

"하느님! 좀 막아주세요!"

이성에 호소하던 천주교 신부들이 신성에 기대어 생명 평화를 부르짖는다. 급기야 경북 군위의 한 스님이 소신공양(燒身供養·부처에게 공양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사르는 것)했다는 비보까지 날아들었다. 삼베 법복에 적힌 "4대 강 공사 중지"라는 유서가 죽비가 되어 어깨를 내리친다. 종교가 무참하다. 강에서, 들에서, 도심에서 두 손 모아 올리는 기도들이 포클레인 굉음에 파묻히는 형국이다.

올여름 홍수가 온단다. 정부가 내심 걱정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기상청은 올여름 11, 12개의 태풍이 발생해 이 중 2, 3개가 남부지방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보했다. 특히 6월 하순~7월 하순에 많은 비가 내리고, 8월에는 대기불안정으로 국지성 강수가 자주 쏟아진다고 한다.

홍수와의 일대 결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주지하다시피 4대 강 사업은 홍수 예방과 물 부족 해소가 주요 목적이다. 대형 보를 건설하고 대규모 준설을 감행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홍수 방지는커녕 되레 홍수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본류에 들어선 보가 홍수를 예견해 물그릇을 미리 비워놓지 않으면 체증의 폭발력이 가공할 수준에 이르러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는 것이다. 기후변화가 계속되니 공연한 우려가 아니다.

홍수가 오기 전 강심에 콘크리트 기둥을 단단히 박아 유실에 대비하는 모습은 볼수록 안쓰럽다. 지방선거가 끝났으니 4대 강 공사는 더욱 기세를 올릴 것이다. 기우이길 바라지만 홍수가 자연의 일임에랴. 자연은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을 잃을 때 재앙(천벌)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노아의 방주'가 전해주는 메시지가 그러하다. 신경림 시인이 4대 강 현장을 보고 놀라 한 말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천벌을 받을 짓이 진행되고 있다. 나는 이 일을 추진하는 측은 말할 것도 없고, 방관하고 있는 사람들도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잘 견뎌낼까. 이 의문은 여름이 온전히 끝날 때까지 우리를 따라다닐 것 같다. 현실적으로 '노아의 방주'를 만들기가 어렵다면 '마음의 방주'라도 하나쯤 챙겨두어야겠다. 소신공양이란 큰 뜻을 던지고 간 스님의 극락왕생을 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5. 5“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6. 6[사설] 신세계타운, 센텀시티의 새 도약과 부산의 미래 이끌길
  7. 7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8. 8“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9. 9“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10. 10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1. 1820조 예산전쟁 개막…여야 ‘3대 메가·미래기금’ 격돌 예고
  2. 2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3. 3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4. 4‘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5. 5“7개 정당 19명 치열하게 토론…대화·설득으로 의견 일치 봐”
  6. 6민주, 조희대 ‘계엄 동조’ 여부 정조준
  7. 7서범수 의원, 농지 훼손·환경오염 막는 강화 법률 개정안 발의
  8. 8이 대통령 '순방 외교' 공방, '돼지 눈엔 돼지" 표현 논란도
  9. 9사천 공군기지 훈련기 공중 충돌 뒤늦게 알려져…부상자 없어
  10. 10北, 집속탄두 위력 과시…‘축구장 18개 면적’ 초토화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5. 5편의점 번진 요거트 인기…세븐일레븐 ‘요즘’과 맞손
  6. 6부산은행 김해공항점 계속 운영
  7. 7중산층 10명 중 4명 벌이 줄었다
  8. 8롯백 편집숍 ‘시시호시’ 부산 감성 입었다
  9. 9조선 빅3 공동납품망 완성…부산 기자재 플랫폼 안착(종합)
  10. 10‘고부가 데이터’ 노린 AI해킹…새로운 보안 패러다임 급부상
  1. 1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2. 2“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3. 3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4. 4“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5. 5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6. 6여전한 특수학교 님비 “주민체육시설 끼워 짓자” 고육책
  7. 7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8. 8국힘 과반 양산시의회, 민감한 3개 안건 부결 왜?
  9. 9대학·마을에 스며든 이전 기관…지자체는 정주지원 화답
  10. 10“부산형 상병수당, 고령노동자도 줘야”
  1. 1“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2. 2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3. 3“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4. 4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5. 5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6. 6‘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7. 7“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8. 8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9. 9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10. 10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진짜 질문의 시작
국제칼럼 [전체보기]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호감과 비호감 사이
클릭으로 여는 독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신세계타운, 센텀시티의 새 도약과 부산의 미래 이끌길
대통령의 SNS 신중함과 절제로 국정 신뢰 지켜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SNS라는 광장, 우리는 서로의 말을 듣고 있는가
반복된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