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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4대강과 '노아의 방주' /박창희

홍수 막겠다는 4대강 사업이 올여름 홍수 오히려 키우지나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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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에는 경천대(擎天臺)라는 절경이 있다. 모래톱이 좋고 경관이 장쾌하다. 하여 낙동강 제1경이다. 4대 강 사업은 이곳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경천대 아래 5㎞ 지점에 상주보가 들어서기 때문. 보 높이가 11m(길이 335m)로 댐과 다를 바 없다. 경천대 주변의 모래톱 80%가량이 사라진다고 한다. 경천대와 상주보 사이의 대형 하중도인 오리섬은 '낙동강 오리알'이 될 처지. 생태공원을 만든다는 명분 아래 포클레인 군단이 진주, 연일 파고 싣고 자르고 파묻느라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간신히 남겨진 일부 버들군락이 몸서리치듯 떨고 있었다.

지난주 시민단체와 그곳을 찾았다가 한동안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깟 인공 오리배를 띄우려고 숨 쉬는 오리들을 쫓아내는 꼴이라니….

막무가내 돌관(突貫)공사를 누가 막을 수 있을까. 국민 70%가량의 부정적 여론도 막지 못한 4대 강 공사를 누가 막는단 말인가. 하느님이 나선다면? 하느님 같은 소리하네! 설왕설래 중 답사에 참가한 누군가 '개그콘서트' 흉내를 내며 말했다. "엄청난 대홍수를 당해 봐야 그때, 아~할거야!" 한바탕 씁쓸한 웃음이 지나갔다. 우스갯소리를 받아 누군가가 '노아의 방주(方舟)' 이야기를 덧붙였다.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는 인간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천벌에 관한 이야기다. 인류의 선조들이 나날이 포악해지므로 하느님이 대홍수를 내려 인류를 멸망시키고자 하였다. 이 심판에서 제외된 정의로운 자가 있었으니 노아(Noah)다. 하느님의 특별한 계시로 홍수가 올 것을 미리 알게 된 노아는 큰 배(방주)를 만들어 그의 가족과 각 동물 한 쌍씩을 태운다. 마침내 대홍수가 나고 세상이 물바다로 변한다….

"하느님! 좀 막아주세요!"

이성에 호소하던 천주교 신부들이 신성에 기대어 생명 평화를 부르짖는다. 급기야 경북 군위의 한 스님이 소신공양(燒身供養·부처에게 공양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사르는 것)했다는 비보까지 날아들었다. 삼베 법복에 적힌 "4대 강 공사 중지"라는 유서가 죽비가 되어 어깨를 내리친다. 종교가 무참하다. 강에서, 들에서, 도심에서 두 손 모아 올리는 기도들이 포클레인 굉음에 파묻히는 형국이다.

올여름 홍수가 온단다. 정부가 내심 걱정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기상청은 올여름 11, 12개의 태풍이 발생해 이 중 2, 3개가 남부지방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보했다. 특히 6월 하순~7월 하순에 많은 비가 내리고, 8월에는 대기불안정으로 국지성 강수가 자주 쏟아진다고 한다.

홍수와의 일대 결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주지하다시피 4대 강 사업은 홍수 예방과 물 부족 해소가 주요 목적이다. 대형 보를 건설하고 대규모 준설을 감행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홍수 방지는커녕 되레 홍수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본류에 들어선 보가 홍수를 예견해 물그릇을 미리 비워놓지 않으면 체증의 폭발력이 가공할 수준에 이르러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는 것이다. 기후변화가 계속되니 공연한 우려가 아니다.

홍수가 오기 전 강심에 콘크리트 기둥을 단단히 박아 유실에 대비하는 모습은 볼수록 안쓰럽다. 지방선거가 끝났으니 4대 강 공사는 더욱 기세를 올릴 것이다. 기우이길 바라지만 홍수가 자연의 일임에랴. 자연은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을 잃을 때 재앙(천벌)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노아의 방주'가 전해주는 메시지가 그러하다. 신경림 시인이 4대 강 현장을 보고 놀라 한 말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천벌을 받을 짓이 진행되고 있다. 나는 이 일을 추진하는 측은 말할 것도 없고, 방관하고 있는 사람들도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잘 견뎌낼까. 이 의문은 여름이 온전히 끝날 때까지 우리를 따라다닐 것 같다. 현실적으로 '노아의 방주'를 만들기가 어렵다면 '마음의 방주'라도 하나쯤 챙겨두어야겠다. 소신공양이란 큰 뜻을 던지고 간 스님의 극락왕생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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