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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6·2 지방선거, 남북관계 퇴로 여는 계기돼야 /임을출

표심 수용이란 명분으로 초강경 대북정책을 선회할 기회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6-06 20:45:13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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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여당이 몰아붙였던 '북풍'(北風)이 개표 결과, 오히려 '역풍'(逆風)을 맞으면서 한나라당이 완패를 당했다.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난 민심은 곱씹을수록 의미심장해 보인다. 4대 강, 세종시 문제 등 대형 이슈가 북풍에 가려졌지만 국민들은 선거 직전에 펼쳐진 정부·여당의 과도한 안보위기 조성의도를 간파해낸 것이다. 이번 선거는 강경 일변도의 대북정책을 통한 보수층 결집, 보수적 의제 관철 등 국내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정부와 여당의 국정방식을 심판해야 한다는 견제심리가 가장 강하게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남북 간 무력충돌, 즉 전쟁은 안 된다는 다수 국민들의 뜻이 표심에 반영되었다고 본다.

이번 선거를 전체적으로 지배한 건 천안함 사건이고 그로부터 촉발된 북풍이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천안함 사태가 유권자들의 안보 심리를 자극해 집권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측되었으나 결국 과도한 안보 위기 조성은 오히려 한나라당에겐 양날의 칼로 작용하였다. '북풍'이 보수세력을 결집시킨 효과도 있었지만, 반대로 전쟁 위기론이 20, 30대층과 더불어 중도 보수층 일부의 반발을 불러오면서 여당에 타격을 준 셈이다. 특히 북한과 접경지역인 인천과 강원도에서의 여당 참패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지전이라도 북한과의 무력충돌을 우려하는 불안심리가 선거 결과에 반영된 것이다. 따라서 이제 천안함 사태를 북한 군부의 소행으로 규정하고 교류협력을 전면 중단하는 내용을 담은 '5·24 대북 제재조치'를 강행하는 것도 정부여당에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6·2 지방선거에서 표출된 민심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대북 강경정책 기조를 고수하고 '천안함 사건 해결 없이 6자회담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따라서 유감스럽게도 북풍의 먹구름은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은 4일 "한국 정부는 오늘 북한의 천안함 군사도발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주 제네바 북한대표부 차석인 리장곤 공사는 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군축회의 본회의에 참석해 "한반도의 현 상황이 매우 엄중해서 언제든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방선거는 끝났지만 남북 간의 강대강(强對强) 대결이 당분간 잦아들 가능성이 없음을 잘 보여주는 발언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남북관계에서도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북한이 어떤 식으로든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한 우리 정부로서는 대북 강경책을 접을 명분이 없는 것도 현실이긴 하다. 그렇지만 북한 문제는 마냥 강경 정책만 구사하거나, 반대로 화해협력 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오히려 이번 선거 결과는 현 집권층에게 대응 수준을 낮출 계기가 될 수가 있다. 지금까지 퇴로 없는 남북 간 대결국면을 끌고 왔다면 이제 정부는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표심을 겸허하게 수용한다는 명분으로 강경일변도 대북정책을 재검토하는 게 옳다. 국민의 안보 및 경제불안심리를 잠재우면서 지속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담보할 수 있는 보다 믿음직한 정책을 선보여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5일 싱가포르 경제인연합회 소속 기업인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한반도에서 전면전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안보위기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기존 강경정책을 고수할 경우 경제적 악영향은 물론 남남 갈등이 더욱 깊어질 것이고, 여론의 뒷받침이 약화되면서 정책의 실효성도 크게 떨어질 게 뻔하다. 적지 않은 국민들은 더욱 빈틈없는 안보태세 유지를 요구하면서도, 지속적인 대화와 접촉을 통해 북한정권으로부터 나오는 위협수준을 낮추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강경만이 아닌 다양한 정책, 전략과 전술의 조합을 필요로 할 것이다. 또한 야당도 화해협력 정책만 주장할 게 아니라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분명한 안보정책 청사진을 제시함으로써 안보문제는 책임을 공유한다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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