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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길 /최기의

한국전쟁 진실 알고 16개 참전국에 감사할 줄 아는 것도 국격 높이는 일이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6-29 21:09:54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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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조국의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초등학교 재학시설 6월 25일이면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여 6·25한국전쟁 기념식을 갖고 이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난다. 미국과 소련 중심의 판이한 양대 이념과 체제의 틀 속에서 세계지도가 푸른색과 붉은색으로 나누어 그려지기도 하고 국경 위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국경인 체제의 경계선이 존재하던 시기였다.

그리하여 민주 수호란 가치 아래 UN 결의로 16개국으로부터 파병된 젊은이들이 이 땅에서 북한 및 중공군과 싸우다 장렬히 전사하기도 하고 도탄에 빠진 전쟁고아와 난민을 돕는 등 전시 대민 활동을 펼쳤다. 또 자유와 민주의 고귀한 가치는 대가 없이 얻을 수 없음을 우리 한국인에게 처절하게 각인시켜주고 떠났다. 물론 이 가치를 지키고자 한 우리 국군의 노력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그들은 아무 연고가 없는 이곳 코리아를 지키고자 치른 희생이어서 더욱 감사하고 숭고한 희생으로 다가온다.

중학교 시절 대연동에 있는 유엔묘지에 가끔씩 들르곤 했던 기억이 난다. 참배의 목적보다 그냥 깨끗하게 잘 정돈되고 참전국가의 형형색색 국기가 멋있게 펄럭이고 가끔씩 외국인을 접할 수 있는 이국적 분위기를 즐겼다. 그리고 선생님의 인솔하에 손에 태극기를 들고 부산항 제3부두에도 자주 갔던 기억도 아련하다. 그곳에선 산더미만 한 미국의 수송선이 대기하고 있고 우리의 파월 장병들이 미지의 전쟁터 월남으로 떠나기 직전 환송식이 엄숙히 진행되었다. 그들 중엔 많은 사람들이 불귀의 객이 되었는데 이 또한 자유와 민주를 위한 값비싼 대가 지불의 생생한 체험이요 역사인 것이다.

그동안 구소련의 몰락으로 동구권 및 중앙아시아 여러나라가 독립을 하게 되고 이념보다는 빵의 소중함을 체득하게 됨에 따라 냉전체제에 익숙해진 기성세대들은 동·서 모두 가치관의 혼돈을 경험하게 된다. 이와 같이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우리도 이념의 갈등구조가 깊은 뿌리를 내리고 모든 일에 대칭적 의견을 개진하면서 국론을 모으기가 쉽지 않음을 자주 보았다. 비교우위의 유토피아를 건설하는 방법론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때론 자명한 이치를 두고도 한목소리를 못 내는 경우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국가의 백년대계보다는 포퓰리즘에 기반한 눈먼 의사결정이 가져올 미래의 부담은 과연 누구의 몫인가. 대한민국의 부채요 장차 이 나라를 짊어지고 갈 우리 후손들의 부담이 되는 일임은 자명하다. 아무튼 이런 큰 틀의 고민은 위정자나 정책을 담당하는 행정관료의 몫이라 할지라도 우리 범부들은 그릇된 역사의식이나 왜곡된 역사를 자손들에게 물려주지 않도록 각성해야 할 것이다.

며칠 전 6·25 전쟁기념을 위한 한 모임에 참석했다가 어느 외국인으로부터 매우 충격적인 얘기를 접했다. 그는 아버지도 한국전 참전 용사였고 자신도 한국에 오래 살아 한국 문화나 역사를 우리나라 사람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 중의 한 분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한 말이 지금도 여전히 귓전을 맴돌고 있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짧은 기간에 전쟁의 폐허를 딛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낸 위대한 민족이라고 했다. 더구나 정보산업시대에 글로벌 리더가 되고 있는 것도 자랑스럽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각종모임에서 한국 젊은이들하고 종종 얘기를 나누는데 아직도 6·25전쟁이 남한의 북침에 의해 일어난 것으로 알고 있는 젊은이가 꽤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북침을 준비한 남한이 전쟁 발발 3일 만에 서울 중심부에까지 인민군을 불러들였겠는가 그는 반문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역사적 왜곡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우매함을 볼 때 기성세대 여러분이 자식교육을 잘못했거나 무관심의 방증이 아니겠냐고 일갈했다. 참으로 부끄러웠다.

다행히 6·25전쟁 60주년기념사업이 정부 및 민간차원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도움받은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되고자 다양한 사업들이 전개되어 참으로 다행이다. 역사를 모르고 감사함을 모르는 국민이 어찌 선진 국민이 될 수 있겠는가. 이 작은 출발이 곧 국격과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일이 될 것이다

KB국민은행 전략그룹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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