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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부산에 `임권택거리`, `이우환미술관`을 /남차우

10년, 15년 연륜 부산비엔날레·피프… 지역 문화명품 개발 눈돌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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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로 9월이라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 맹위를 떨치던 폭염도 하루가 다르게 그 위세가 사그라지며 천고마비의 계절이 어느 순간 우리 곁에 다가올 것이다. 사계절 중 어느 절기인들 중요하지 않을까마는 그래도 선선한 바람이 불고 주위 산야가 울긋불긋 옷단장을 하면 세인들의 마음은 한결 느긋해지기 마련이다. 바쁜 일상 가운데서도 자투리 시간이나마 마음을 살찌우는 이런저런 문화행사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아마 이 계절이 으뜸이라 생각된다.

부산지역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 문화 행사가 풍성하게 펼쳐진다. 굵직굵직한 것들이 가을의 끝자락인 11월까지 꽉 잡혀 있다. 당장 오는 8일엔 부산마루국제음악제가 막을 올린다. 부산이란 이름을 내건 첫 국제음악제로 닷새간 소리의 향연이 펼쳐진다.

15회째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PIFF)의 행사 성격과 참가작품 등을 밝히는 공식 기자회견도 7일 있다. 꼭 한 달 후인 10월 7일 영화제 개막을 널리 알리는 팡파르인 셈이다. 여기다 오는 11일에는 2010부산국제비엔날레가 열린다. 부산시립미술관 등 지역 여러 곳에서 전 세계 유명·신진작가들의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장이 11월 20일까지 마련되는 것이다. 바야흐로 부산의 가을 하늘 아래 음악 영화 미술을 매개로 한 국제 문화장터가 형성돼 국내는 물론 나라 밖 이목이 집중된다. '부산'이란 브랜드가 일 년 중 나라 안팎에 가장 많이 거론되는 시기다. 그것도 문화를 통해 부산이 알려지는 것이니 더욱 의미가 있다.

부산마루국제음악제는 첫선을 보이는 만큼 무난한 진행이 가장 중요하리라 본다. 이와 달리 부산비엔날레와 피프는 이제 지역 문화명품 개발에 눈을 돌릴 시점이다. 10년, 15년의 연륜 속에 기틀은 웬만큼 다져졌다. 피프는 세계 정상급 영화제로의 도약이란 과제와 함께 '영상도시 부산'의 이름을 빛낼 콘텐츠 유치도 게을리해선 안 된다. 베니스 칸 등의 유명영화제의 본고장 주민들이 느끼는 자부심은 익히 알려진 대로 대단하다. 우리도 이런 점에 관심을 기울일 때란 말이다.

이번 피프에 그 일환으로 '임권택거리' 지정 퍼포먼스라도 있었으면 싶다. 임권택 감독이 한국영화를 상징하는 인물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터다. 기존 광복동 피프광장에다 해운대 어느 거리에 그의 이름을 내건다면 지역문화 브랜드가 족히 되고도 남을 것이다. 지역의 동서대는 그의 이름을 따 임권택 영화예술대학을 세웠다. 영상도시 부산에 아직도 '임권택거리'가 없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국내 이런저런 유의 많은 영화제 개최도시들이 있다. 이 도시들이 찜하기 전에 부산이 먼저 방점을 찍을 일이다. 임 감독의 101번째 영화 '달빛길어올리기' 제작 지원에 전주시가 발 벗고 나선 것은 예사롭지 않다.

부산비엔날레 기간에 항상 피프가 열린다. 물의 도시 베니스도 우리와 형편이 똑같다. 베니스영화제와 비엔날레 둘 다 세계 3대 예술제로 자랑거리다. 같은 시각예술이란 점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해를 거르는 비엔날레 성격을 감안해 피프를 찾는 외지인들에게 미술로 눈길을 돌리는 공간을 만든다면 또 다른 매력거리가 되지 싶다. 이를 위해선 해외에서 작품성을 높이 인정받는 화가의 분신을 만드는 것도 한 방안이다. 그가 우리 지역과 연고가 있다면 더더욱 가치가 있을 터다. 그런 점에서 '점·선·면'으로 대표되는 미니멀리즘의 대가로 통하는 이우환 화백의 미술관을 세우는 것도 고려함 직하다. 미술계에서 노벨상으로 치는 세계문화상을 수상한 바 있는 그다. 대구 등지에서 이런 움직임이 있는 점을 생각한다면 실기해선 안 될 일이다. 이 화백 본인도 부산을 마음에 두고 있다니 적극 나서야겠다.

'임권택거리'는 영화도시 부산을 알리는 데 득이 되면 되지 손해볼 일은 아닐 것이다. 소설 속 주인공을 자기 고장 인물이라고 자랑하는 판이다. 이우환 미술관도 예산문제가 수반되겠지만 본인이 뜻을 두고 있을 때 지역의 문화자산으로 확실히 잡아놓아야 한다. 올해 두 행사 조직위와 부산시가 이 과업을 풀어내는 지혜를 행사기간에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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