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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기업인의 경영 매뉴얼 /김성태

비상 상황에 더욱 빛을 발하는 표준화 대응책은 기업 수준 드러내는 바로미터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1-02 21:13:57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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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은 많은 도구를 사용하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도구의 사용 설명서를 충분히 이해하고 난 후에야 그것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고, 문제가 생겼을 때 잘 해결할 수 있다. 가령 같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어도 설명서에 기재된 기능을 많이 숙지하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차이가 날 뿐 아니라 문제 발생 시 해결 속도도 많은 차이가 있다. 사용설명서 즉 매뉴얼을 잘 이해해야 그 도구를 완벽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매뉴얼이라는 의미가 단순히 어떤 도구에 대한 사용설명서를 뜻하기보다는 어떤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한 표준화된 절차서와 같은 넓은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시스템이란 의미도 넓은 뜻으로서는 어떤 조직 또는 구성의 운용이 포함된다. 한때 기업마다 업무 처리의 표준화를 위해 ISO(국제표준화기구) 시스템을 도입하고 경쟁적으로 인증서를 받기 위해 노사가 함께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다.

요즘 약간 시들한 분위기이지만 기업 전반에 걸쳐 표준화 작업을 시행했던 경험과 기록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쳐 '표준화' '절차서' '매뉴얼' 같은 용어의 포괄적 의미를 잘 이해하게 되었다. 즉 표준화에 의해 만들어진 절차서를 매뉴얼이라고 넓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매뉴얼은 처음 만드는 구성원들이 풍부한 전문성과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바르게 된 절차서를 만들 수 있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매뉴얼을 잘 숙지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느냐에 따라 도구의 이용과 시스템 운영에 성패가 좌우된다.

국가의 매뉴얼은 각종 법령과 위기 관리 지침이 아닌가 생각한다. 통상적이거나 반복되는 절차에 속하는 것들은 법령에 명시되어 있겠지만, 예기치 못하는 자연재해, 국제적 정세변화, 국내의 돌발상황, 국가 간 분쟁 등은 위기관리 대응지침과 국가수반의 통치력에 의해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이 갑작스럽게 비정상적인 사태에 접하여 혼란스러울 때는 국가가 과연 이런 사태에 대처하는 매뉴얼을 마련하고 있는가? 문제가 생길 때 담당 공무원들은 잘 숙지하고 있었는가? 그리고 잘 홍보하고 있는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선진국이나 다른 나라의 사례와 제도를 들춰보며 비교하고 개선하여 또 하나의 매뉴얼을 마련하게 된다.

한편 기업에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매뉴얼과 기업내부 업무처리 절차 매뉴얼의 두 가지가 있다.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든, 연구 개발을 하는 기업이든, 어떤 형태의 기업이든 간에 고객의 입장에서 만족하는 매뉴얼과 그에 합당하는 품질을 제공한다면 그 기업은 반드시 성공하게 되어 있다.

기업내부 업무처리 절차는 명문화된 것과 명문화되지 않은 것이 있다. 명문화된 것은 내부업무 처리 표준화 절차서이며 명문화되어 있지 않은 것은 기업이 비정상적 상황에 직면할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기업의 철학인 것이다. 내부업무 처리 절차서가 너무 복잡하거나 여러 단계를 거치도록 되어 있는 경우 직원의 자율성과 판단력을 상실하게 된다. 그러나 제품의 품질관리 공정에 있어서는 여러 단계를 거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명문화되어 있지 않은 매뉴얼은 기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을 때는 필요성을 깨닫지 못하지만 뭔가 정상 궤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여길 때는 즉시 위기 대처 매뉴얼을 마련하게 된다. 예를 들어 갑작스러운 환율변동, 원자재파동, 노사분규, 거래처 부도 등의 상황에 대비한 매뉴얼이 만들어지게 된다. 주변사정 파악과 핵심 문제는 이사회 또는 임원회의에서 논의하고 상황에 따라 대응 정책이 변하게 되어 있으며 이때 소위 말하는 기업의 색깔을 나타내는 것이다.

어떤 기업이 노사분규가 끊이지 않거나, 애프터 서비스가 원활하지 못하거나,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벌이기만 하거나, 하도급 업체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는 아무리 내부 경영 매뉴얼이 잘 만들어져 있다 하더라도 고객의 시선에서 멀어질 것이다. 그래서 기업 경영인은 위기에 대처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상생의 매뉴얼을 갖고 있어야 하며 그렇지 못한 기업은 주변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동일조선 코르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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