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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스타 사회적기업' 필요하다 /고기화

사회적기업 육성, 퍼붓기식 지원 안돼… 보조금 편취 사례도

'물고기' 대신 '그물'로… 자생력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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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C 씨를 처음 만난 건 십수 년 전쯤이다. 노인·복지 분야를 취재하던 때였다. 그는 당시 부산노인종합복지관 한구석에 자리잡은 '부산 노인의 전화'에 근무했다. 손바닥만한 사무실에서 온종일 전화상담을 하면서 갈수록 고령화되는 노인 사회의 복지문제에 천착해가는 그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월급조차 없는 무료봉사였음에도 어르신들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1년여를 보아 온 그에 대한 그때의 기억은 오래도록 나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최근 다시 만났을 때 그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여전히 노인과 관련된 사업이다. 3년 전 노동부 인증을 받은 데 이어 지난 8월엔 부산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됐다. 노인복지에 매달려 온 지난 20여 년간 신산한 삶을 살아왔을 터이지만, 그의 초심과 열정은 변함이 없어 보였다. 꿈이 뭐냐고 물었다. '혁신적 사회적기업의 수익모델 창출'이란 답이 돌아왔다. 수익모델을 창출해 그 수익으로 또 다른 사회적기업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 제대로 된 사회적기업이 우리 사회에 많이 확산될 때 '창조적 복지'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면서 이윤도 내야 한다. 취약계층에 물고기를 주는 게 아니라 낚시하는 방법을 가르쳐 자생력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일이다. 잘만 된다면 갈수록 심화하는 사회 양극화 현상과 계층 간 갈등을 완화하는 사회통합적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

지난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된 이후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353개가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예비사회적기업도 800여 개를 넘는다. 부산에도 사회적기업 22개, 예비사회적기업 47개가 있다. 고용과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는 생각에 전국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사회적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업 분야도 가사·간병 등의 사회서비스는 물론 교육 보건 문화 환경 생태 등 다양하다. 이달 초 고용노동부는 부산시청에서 '사회적기업 성공사례 발굴 대회'를 갖고, 부산 울산 경남과 '사회적기업 육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바람이 불고 있는 사회적기업은 분명히 우리 사회의 긍정적 미래임이 틀림없다. 빌 게이츠가 다보스포럼에서 밝힌 소외계층을 돕는 '더 친절하고 더 따뜻한 자본주의'와도 일맥상통한다. 이윤만 추구했던 기존의 자본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인 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엔 사회적기업의 성공사례가 아직 별로 없다. 초창기라곤 하나 '무늬만 사회적기업'인 경우도 많다. 정부의 인건비 지원을 노리고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국가보조금을 빼먹는 사례도 심심찮게 적발되고 있다. 정부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 예산이 한 해 1000억 원에 달하지만, 정확한 쓰임새에 대한 엄격한 검증 과정은 없다. 국민 세금이 줄줄 샌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C 씨는 "정부나 지자체는 사회적기업에게 그물을 줘야 하는데, 물고기를 주다 보니 이런 현상이 생긴다"라고 우려했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을 그저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 차원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명백히 정부가 해야 할 공공사업마저 사회적기업에 맡기는 판이니 일부의 탈선을 방조한 것이나 다름없다. 인건비 지원이 중단되면 곧바로 도산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기업은 더이상 필요치 않다는 주장이다.

일자리 제공과 이윤 창출을 동시에 추구하는 일이 말처럼 쉬운 건 아닐 게다. 그렇기에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언제까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할 순 없는 노릇이다. 사회적기업이 창업 초기부터 자생력을 키워야 하는 까닭이다. 이를 위해선 선도적인 사회적기업가의 발굴과 양성이 중요하다. 젊은 인재들의 참여도 필요하다. C 씨는 전국에 나눔 문화를 확산 정착시킨 '아름다운 가게' 등과 같은 스타 사회적기업이 계속 나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착하고 혁신적인 사회적기업이 많이 배출돼 세상을 조금씩이나마 바꿔 나갔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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