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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위양과 위음 /김충락

정답 있는 수학보다 통계적 현상에 일반인들 더 관심

분석잣대 따른 오류 줄이는 게 과제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2-06 20:42:28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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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발생되는 여러 과학적 현상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해가 뜨고 달이 지는 시각은 일정한 규칙에 따라 조금의 오차도 없다. 이는 '1+1=2'라는 수학적 명제가 참이라는 사실에 근거한다. 뉴턴의 운동에 대한 법칙도 이에 해당된다. 또한, '생명은 유한하다'는 것도 예외없는 진리다. 이처럼 규칙에 따라 오차도 없고 예외도 없는 현상이 있는가 하면 어떤 경향을 보이지만 규칙이나 법칙으로 정하기 어려운 현상도 많다. '하루에 한 갑 이상의 담배를 30년 이상 피우면 폐암에 걸린다'는 명제는 참이 아니다. 담배를 전혀 안 피우는 사람들보다 30년 이상 의 흡연자가 폐암에 걸릴 확률은 확실히 높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예외없이 일정한 규칙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을 수학적 현상이라 한다면 뚜렷한 경향을 보이지만 이를 예외없는 규칙으로 만들기 어려운 현상은 통계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학적 현상보다 통계적 현상에 더 관심이 많다. 왜냐하면 수학적 현상은 소수의 천재들만이 규칙 또는 법칙으로 규명할 수 있으며 평범한 우리들은 그 사실을 교과서에서 배우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반면 통계적 현상은 규칙으로 만들어질 수 없거나 현재의 과학적 지식으로 규명되기에는 너무 어렵고 복잡한 것이 대부분이다. 통계적 현상에는 법칙이나 규칙이 없다 보니 한가지 통계적 현상에 대해서도 다양한 주장이 많다. 소위 어떤 특정 분야의 전문가 집단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은 한마디로 현재로선 정답을 모르거나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질병과 건강에 관심이 많다.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심장병 예방에 좋다는 의학논문이 발표되면 언론은 대대적으로 이 사실을 보도하고 당장 약국에서는 아스피린이 불티나게 팔린다. 아스피린이 심장병 예방에 좋다는 논문은 아스피린이라는 약의 화학적 분석을 통해 심장병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파헤치고 증명하여 나온 것이 아니다. 한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아스피린을 복용시키고 나머지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위약(아스피린과 겉모습만 같은 가짜약)을 복용시켜 오랜 기간 동안 지켜본 결과 아스피린 복용 그룹이 다른 그룹보다 심장병 발병률이 조금 낮았다는 데서 나온 것이다. 최근에는 아스피린의 부작용으로 위출혈을 경고하는 논문이 발표되어 무분별한 복용에 제동이 걸리기도 하였다. 인체는 우주보다 더 복잡한 조직이어서 어떤 질병이나 암에 대한 완전한 규명은 매우 힘들다. 따라서, 의학 연구의 많은 부분은 과거의 경험에서 축적한 자료에 근거하는 경험적 연구방법이 많다. 혈압이 어떤 값 이상일 때 혈압약을 복용시킬 것인가, 콜레스테롤 수치가 얼마 이상이면 고지혈증 약을 복용시킬 것인가, PET-CT(암의 존재 여부를 판단하는 촬영기법 중의 하나) 촬영에서 어떤 값 이상이면 암이라는 진단을 내릴 것인가? 이는 의학 연구자들이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통계적 현상에 대한 나름대로의 규칙을 정해 놓으면 항상 오류가 따르게 된다. 그 오류는 언제나 두 가지로 나타난다. 정상인을 암환자로 판단하는 오류와 암환자를 정상인으로 판단하는 오류이다. 내일 비가 올 것이라 예보했는데 맑은 날이 되는 오류와 내일 맑을 것이라 했는데 비가 오는 오류이다. 무죄인 사람을 유죄로 판결하는 오류와 유죄인 사람을 무죄로 판결하는 오류다. 전자를 위양(false positive)오류, 후자를 위음(false negative)오류라 부른다. 각 대학에서도 우수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여러 형태의 전형을 하고 있지만 위양과 위음의 오류를 모두 피해가기란 불가능하다.

여러 분야에서 통계적 현상에 대해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위양과 위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지속되어 위양과 위음의 오류가 사라지면 이런 통계적 현상은 수학적 현상으로, 오류없는 규칙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각 분야의 연구자들은 오늘도 위양과 위음의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노력에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내야 한다.

부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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